미국 북부와 남부의 남녀가 만나는 자기반영적 이야기를 젤다도 쓰고('남부 아가씨') 또 젤다의 남편도 썼다('얼음 궁전'). 첫 단편집 '아가씨와 철학자' 수록작 '얼음 궁전'의 내용과 연관되는 '젤리빈'이란 작품이 남편의 다른 단편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원제 Tales of the Jazz Age)'에 실려 있는데, '얼음 궁전'의 주인공 샐리 캐롤 하퍼가 '젤리빈'에서 주인공 낸시 라마의 단짝으로 깜짝출연한다. 그 외에 주르륵 등장한 낸시의 친구들 중에 '해리엇'이란 이름이 보이고, 젤다가 쓴 '남부 아가씨'의 주인공의 이름도 해리엇이다. 위키백과를 보면 '젤리빈'의 일부는 젤다와 협업했다고 나와 있다.
[Fitzgerald later wrote another short story, "The Jelly-Bean", which was published in the 1922 collection Tales of the Jazz Age. A sequel to "The Ice Palace", it returned to Tarleton with several references to many of the characters in the earlier work. (중략) the author also collaborated with his wife on certain scenes.] https://en.wikipedia.org/wiki/The_Ice_Palace_(short_story)
제대로 구분을 하지 않는 북부에서라면 그를 거리의 놈팡이로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남부에서 우리는 ‘젤리빈’이라 불렀다. 나는 게으름을 피우는 중이다, 나는 게을렀다, 나는 게으를 것이다, 이렇게 평생 일인칭 주어와 게으르다라는 동사를 연결하며 산 사람을 위한 동맹이었다.
* 젤리빈: 옷을 잘 차려입은 젊은이란 뜻의 1920년대 유행어. 여기서는 건달의 의미로 사용됨.
그녀는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서는 소년처럼 걸었다. 짐은 그녀가 떨어질 수 없는 단짝인 샐리 캐롤 하퍼와 함께 상처를 준 남자들의 마음을 줄 세우면 애틀랜타에서 뉴올리언스까지 늘어설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금발에 나른한 눈빛인 샐리 캐롤 하퍼가 막 깨어난 장미처럼 눈을 깜박이며 그녀가 좋아하는 핑크색 옷을 입고 나타났다. 마저리 하이트, 메릴린 웨이드, 해리엇 케리, 정오까지만 해도 잭슨가를 어슬렁거리고 다니던 그녀들이 이제는 머리를 말아 기름을 바르고 조명 아래 섬세하게 물든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마치 가게에서 금방 가져온, 하지만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드레스덴 도자기들처럼 핑크, 파랑, 빨강, 황금색 등으로 기이하게 낯설어 보였다.
그래, 낸시 라마가 결혼을 할 것이었다. 동네의 이름난 미인이 하얀 바지를 입은 한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 될 참이었다.
"있잖아. 그곳 사람들은 스타일이 있어. 여기 사람들은 죄다 스타일이 없지. 내 말은, 여기 남자들은 정말 내가 옷을 잘 차려입어 줄 만한 가치도, 뭔가 주의를 끌 만한 행동들을 해줄 가치도 없다고. 모르겠어?" "그런 것 같아. 그러니까, 그렇지 않다고." 짐이 우물거렸다.
"난 그런 걸 전부 다 하고 싶거든. 이 동네에서 스타일이 있는 여자는 정말 나뿐이야." 그녀는 두 팔을 뻗으며 기분 좋게 하품을 했다.
"술 조금만 더 줘봐." 짐이 망설이자 그녀가 거만하게 손을 내밀었다. "날 계집애 취급하지 마." 그녀가 경고했다. "나는 이 세상을 미친 듯이 사는 애야. 그런데 넌 내게 친절을 베풀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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