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공기 같은 혐오... 마주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위험해” 4일 서울국제도서전 강연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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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s (Grace and Kate Hoare), 1876 - John Everett Millais - WikiArt.org


 

4일차 3화는 세 자매 중 위의 두 자매가 쌍둥이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쌍둥이란 사실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쌍둥이는 맥거핀 같은 장치거나 얼굴이 다른 쌍둥이일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쌍둥이라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저자의 설명도 없고요. 그런데 쌍둥이 중 둘째의 연인이 하는 짓을 보십시오. "그 연인(풀코)이 둘째(마달레나)를 죽이고 큰언니(니네타)와 도망친다." 혼자 도망가지 왜 언니와 함께 갈까요? 니네타가 마달레나와 똑같이 생겨서 마달레나를 사랑했던 풀코가 니네타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한 건 아닐까요? 각자 연인을 죽인 무시무시한 두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지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은 책에 안 나오니까요. 






세 청년이 세 자매를 사랑하여 함께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큰언니가 질투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였다. 둘째가 크레타 섬의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하자 그 연인이 둘째를 죽이고 큰언니와 도망친다. 셋째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당한 끝에 죄를 뒤집어쓴다. 이들은 돈으로 간수를 매수하여 빈손으로 로데스 섬으로 달아난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

그전부터 공이 마달레나를 연모하는 것을 알았던 풀코는 니네타가 어떻게 풀려 났느냐며 마달레나를 추궁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마달레나는 사실대로 털어놓았고, 분노에 휩싸인 풀코는 칼을 뽑아 용서를 비는 마달레나를 베어 죽였습니다. 풀코는 공에게 알려질까봐 두려워, 시신을 그대로 둔 채 니네타에게 가서 안전한 장소를 마련했으니 어서 가자며 함께 도망쳤습니다. 몸에 지닌 것이라고는 풀코가 갖고 나온 돈 몇 푼이 전부였습니다. 두 사람은 해안에 가서 작은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 넷째날 셋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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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모녀 1926 - The Christie Archive Trust





사실 그녀는 오만한 여자였다. 애지중지하는 딸을 위해 그녀는 간구하지 않고 요구했다! 너무도 강렬하고 뜨거운 기도를 올렸기에 응답이 없을 수도 있다는 건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보통 우리는 기도에 응답받지 못하면 안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깃털을 곤두세우고 덤비는 무모한 어미새처럼 사랑이 넘치는 엄마! 불쑥 우습게 엉뚱해지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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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dy at the piano, 1914 - Nathan Altman - WikiArt.org






장군 부인은 오래전 페테르부르크에서 자란 귀부인이었으며 니콜라이 1세 시절에는 황후를 수행하는 궁인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프랑스어는 유창하게 하면서도 러시아어는 서툴렀다. 자세는 지나치게 꼿꼿해서 팔을 움직일 때도 몸에서 팔꿈치를 떼지 않을 정도였다. 또 남편에게는 잔잔하게 말하고 약간 우울해 보일 정도로 정중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 손님들에게는 사람마다 다양한 뉘앙스를 풍기며 극도로 상냥하게 대했다.

부인은 네흘류도프를 가족처럼 맞아주었고, 특유의 섬세하고 은근한 애교로 그의 환심을 샀다. 덕분에 네흘류도프는 새삼 자기의 장점을 인식하고 오랜만에 기분좋은 만족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의 시베리아행이 약간 엉뚱하긴 하지만 양심적인 행동임을 알고 있으며, 그래서 그를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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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Adam Olsufyev, 1881 - Nikolai Ge - WikiArt.org





장군은 자신이 하는 일에 자유주의와 인도주의를 접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학자형 군인이었다. 하지만 선량하고 영리한 기질을 타고난 그는 그런 접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내 깨달았다. 그는 그 내적 모순을 회피하고자 군인들 세계에 만연한 폭음에 점점 깊이 빠져들어 삼십오 년의 군생활이 끝나자 의사들로부터 알코올중독자라는 진단을 받을 정도의 술꾼이 되어버렸다.

장군은 네흘류도프를 만난 지금처럼 이른 아침에만 정상인과 비슷한 상태로 자신에게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자신이 즐겨하는 속담인 ‘취하고도 현명하니 금상첨화’란 말을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실현했다.

장군은 이것저것 물어보며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장군에게는 새로운 소식을 접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분명 그와 동시에 자신의 가치와 인간성을 과시하고픈 욕망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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