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블@스타트렉






제 종족은 한때는 트리블이나 유니콘처럼 신화 속 생물이라 여겨졌습니다. 우리 종족은 보호색과 모방 적응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거든요. 즉, 남성 필명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천천히, 두려움에 떨면서 이들은 은신처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방으로 고개를 돌리며 포식자를 두려워하면서요.

저 자신은 딱 한 번 은신처에 들어가 본 경험이 있는데, 편집자 한 명이 저를 단순하고, 위협적이지 않고, 살짝 수수께끼를 곁들인 U라는 형태로 환원해 버렸거든요. 어슐러가 아니라 U입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살짝 휘어서 U 모양이 되어 있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꾸준히 기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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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n.wikipedia.org/wiki/James_Strachey


책 말미에 실린 프로이트 전집 영어편역자 제임스 스트레이치가 쓴 해설 '프로이트의 삶과 사상'으로부터 일부 옮긴다. 







무엇보다도 먼저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기 위한 첫번째 도구를 찾아낸 사람이었다. 천재적이고 창조적인 작가들은 단편적으로 정신 과정을 통찰해 왔지만, 프로이트 이전에는 어떤 체계적인 탐구 방법도 없었다.

정신의 무의식적인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원초적인 육체적 본능에서 직접 그 에너지를 끌어내는 능동적인 경향의 활동 ─ 욕망이나 소망 ─ 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무의식은 즉각적인 만족을 얻는 것 외에는 전혀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기능하며, 따라서 현실에 적응하고 외부적인 위험을 피하는 것과 관련된, 정신에서 더욱더 의식적인 요소들과 동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무의식에서는 조직이나 조화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하나하나의 독립적인 충동이 다른 모든 충동과 상관없이 만족을 추구한다. 그 충동들은 서로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되며, 모순은 전혀 작용하지 않고 가장 대립되는 충동들이 아무런 갈등 없이 병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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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후반부에 첨부된 제임스 스트레이치가 쓴 '프로이트의 삶과 사상'으로부터 옮긴다. 부인 알릭스와 함께 프로이트 전집 영어 편역 작업을 한 제임스는, 버지니아 울프의 친구인 블룸즈버리 그룹의 리튼과 형제 관계이다. 







프로이트는 수차에 걸쳐 자기는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의사라는 직업에 선입관을 가지고 특별히 선호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학계에서 프로이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그가 발견한 것들의 본질 때문만이 아니라, 어쩌면 그에 못지않게, 빈의 관료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강한 반유대 감정의 영향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가 대학 교수로 취임하는 일도 정치적 영향력 탓으로 끊임없이 철회되었다.

프로이트는 독일어 외에 여러 외국어에도 정통해서 영어와 프랑스 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을 뿐 아니라, 스페인 어와 이탈리아 어에도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또 그가 후기에 받은 교육은 주로 과학이었지만(대학에서 그가 잠시 철학을 공부했던 것은 사실이다), 김나지움에서 배웠던 고전들에 대한 애정 또한 잃지 않았다.

우리는 그가 열일곱 살 때 한 급우에게 보냈던 편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 편지에 그는 졸업 시험의 각기 다른 과목에서 거둔 성과들, 즉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에게서 인용한 라틴 어 구절,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이디푸스 왕』에서 인용한 30행의 그리스 어 구절을 적고 있다.

미묘한 정신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본질적으로 순박했으며 때로는 비판 능력에서 예기치 않은 착오를 일으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집트 학이라든가 철학 같은 자기 분야가 아닌 주제에서 신빙성이 없는 전거(典據)를 받아들이는 실수라든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상한 것은 그 정도의 인식력을 지닌 사람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때로는 그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결점을 보지 못한 것 등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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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elia, 1881 - Jules Bastien-Lepage - WikiArt.org






여자가 갑자기 오필리아가 되어 버들가지를 올라타고 강물에 흘러가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녀를 구하려고 긴 장대를 들고 강변을 쫓아 내려간다. 여자는 괴로운 모습도 없이 웃고 노래하면서, 갈 곳도 모른 채 흘러 내려간다. 나는 장대를 메고 이봐요, 이봐요 하고 부른다.

옛날 송나라의 대혜 선사는, 도를 깨달은 후 무슨 일이나 뜻대로 되었지만, 단지 꿈속에서만은 속념이 나타나서 곤란하다고, 오래도록 괴로워했다고 하는데 과연 있을 법한 이야기다.

이런 꿈으로는 그림도 시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뒤척이자, 어느덧 장지문에 달빛이 비치고, 나뭇가지가 두세 가지 엇비슷하게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해맑다고 할 만큼 상쾌한 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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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Ergo Zakki






그런데 갑자기 동굴 바닥에서 작은 반지 같은 차가운 금속이 손에 닿았다. 이것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그 순간 빌보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무심코 반지를 호주머니에 넣었다. 분명 그 순간에 반지는 특별히 쓸모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는 얼마 더 가지 못하고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서 더없이 참담한 기분으로 오랫동안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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