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후반부에 첨부된 제임스 스트레이치가 쓴 '프로이트의 삶과 사상'으로부터 옮긴다. 부인 알릭스와 함께 프로이트 전집 영어 편역 작업을 한 제임스는, 버지니아 울프의 친구인 블룸즈버리 그룹의 리튼과 형제 관계이다.
프로이트는 수차에 걸쳐 자기는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의사라는 직업에 선입관을 가지고 특별히 선호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학계에서 프로이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그가 발견한 것들의 본질 때문만이 아니라, 어쩌면 그에 못지않게, 빈의 관료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강한 반유대 감정의 영향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가 대학 교수로 취임하는 일도 정치적 영향력 탓으로 끊임없이 철회되었다.
프로이트는 독일어 외에 여러 외국어에도 정통해서 영어와 프랑스 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을 뿐 아니라, 스페인 어와 이탈리아 어에도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또 그가 후기에 받은 교육은 주로 과학이었지만(대학에서 그가 잠시 철학을 공부했던 것은 사실이다), 김나지움에서 배웠던 고전들에 대한 애정 또한 잃지 않았다.
우리는 그가 열일곱 살 때 한 급우에게 보냈던 편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 편지에 그는 졸업 시험의 각기 다른 과목에서 거둔 성과들, 즉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에게서 인용한 라틴 어 구절,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이디푸스 왕』에서 인용한 30행의 그리스 어 구절을 적고 있다.
미묘한 정신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본질적으로 순박했으며 때로는 비판 능력에서 예기치 않은 착오를 일으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집트 학이라든가 철학 같은 자기 분야가 아닌 주제에서 신빙성이 없는 전거(典據)를 받아들이는 실수라든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상한 것은 그 정도의 인식력을 지닌 사람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때로는 그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결점을 보지 못한 것 등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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