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맛 / 바람의 정령

동서남북의 네 바람을 자식으로 둔 센 어머니가 등장한다. 

사진: UnsplashKhamkéo Vilaysing






"이리 와서 옷을 말리시우." 노파가 왕자에게 말했다.

"이곳은 바람이 심하군요." 왕자가 땅바닥에 앉으며 말했다.

"내 아들이 돌아오면 더 심해질 거요. 여긴 바람의 동굴이지. 내 아들들은 하늘에서 부는 네 가지 바람이라오." "그런데 아들들은 어디 갔지요?" "그런 바보 같은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어렵구려. 내 아들들은 할 일이 많다오. 저기 왕의 홀에서 구름들과 함께 깃털 공치기를 하고 있다오."

"아, 그렇군요. 그런데 당신은 왜 그리 거칠고 무뚝뚝하죠? 다른 부인들처럼 친절하지 않군요."

"그거야 그 여자들은 할 일이 없어서 그러겠지. 하지만 난 아들들을 다루자니 거칠 수밖에 없소. 아들들은 고집이 얼마나 센지 모르오. 하지만 나한테는 못 당하지. 저기 벽에 걸려 있는 네 개의 자루가 보이오? 내 아들들이 무서워하는 게 바로 저것이라오. 당신이 어렸을 때 거울 뒤에 숨어 있는 쥐를 무서워했듯이 말이오. 아들들이 말을 안 들으면 꼼짝못하게 구부려서 저 자루 속에 가두어 버리지. 그럼 내가 나오라고 할 때까지는 감히 나올 생각을 못한다오. 저기 한 녀석이 오는군." - 천국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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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부아르 - 제2의 성 / 바람의 어머니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07-27 18:40 
    보부아르의 ‘제2의 성’ 제2권(체험) 제1부(형성) 1장 유년기 편에 안데르센의 동화 ‘천국의 정원’에 나온 바람의 어머니가 거론된다.'천국의 정원' 삽화(Edmund Dulac) (퍼블릭도메인, 위키미디어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