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산 패밀리 2 특서 어린이문학 4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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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시리즈』『수상한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박현숙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 『천개산 패밀리』의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첫 이야기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도와주는 문제로 '천개산 패밀리'는 분열을 맛보았고 이제 그 분열이 만들어낸 문제에 직면한 천개산에 거주하는 '들개'들의 고군분투가 담겨 1편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책의 인세 일부를 '유기동물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가진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천개산 자락의 전원주택 단지 내에 닭 등이 없어지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고 그 배후로 천개산 산 66번지에 터 잡은 '들개'들이 지목된다. 천개산 패밀리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더 당황스러운 건 그들이 없는 먹거리를 나누어주고 체온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곁을 내주었던 '인간'이 들개의 존재를 알렸다는 것이다. 인간 중에는 천개산 패밀리들보다 못한 인간들이 너무나 많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정말 못된 인간이 등장한다. 천개산 패밀리와 인간들 사이의 오해는 풀릴 수 있을까? 그나저나 사람들의 가축을 훔쳐 가는 녀석의 정체는 무엇일까?


개 사육 농장을 탈출해서 천개산 패밀리의 일원이 된 얼룩이는 이름이 없다. 모두들 가슴 아픈 사연이 있고 아픔과 슬픔을 간직하고 살고 있지만 얼룩이는 아픔이 하나 더 있다. 이름이 없어서 딱히 슬픈 것은 아니지만 이름이 있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그런데 착한 구름이가 멋진 이름을 지어준다. 용감이. 이제 얼룩이에게도 이름이 생겼다. 얼룩이에서 용감이가 되었다는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친구를 잃는 아픔과 슬픔이 찾아온다.


'떠돌이 개'와 '들개'의 차이는 무엇일까? 작가 박현숙이 보여주는 유기견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그것도 한번 상처를 준 인간들에 의해 다시 힘들고 아프다. 우리 인간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만든 '천개산 패밀리'의 내일은 오늘보다 행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새로 식구가 된 뭉치의 활약이 담겨있을 3편이 기대되는 것은 《천개산 패밀리 2》를 만나게 되면 필연이 될 것이다.


아픔과 상처를 안고 배려라는 커다란 사랑으로 뭉쳐 살아가는 천개산 패밀리의 아지트를 꼭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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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
나카무라 쓰네코.오쿠다 히로미 지음, 박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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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은 수명이 늘어난 만큼 앞으로 다가올 미래, 노후가 불안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열정적인 응원을 전해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특히 저자들의 특별함이 책이 가지는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정신과 전문의들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특별한 몰입감을 선물해 준다.


p.90.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면 사람보다는 고독과 친해지세요.


7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재직한 90대의 나카무라 쓰네코와 50대의 정신과 의사 오쿠다 히로미가 '어떻게 하면 나이 듦을 즐길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방법'을 넌지시 제시해 준다.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서 가독성을 높여주고 있고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나이 듦'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p.41. 회사는 어디까지나 남이 만든 정원이기에 내가 원하는 꽃을 심지 못한다고 너무 괴로워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90대의 정신과 의사 나카무라가 들려주는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죽음에 대한 특별한 시선은 '내려놓기'라는 흔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참 많은 책에서 접했고 들어본 '내려놓기'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난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 나카무라가 들려주는 '내려놓기'라는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 색다른 방법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내려놓기. 하지만 엄청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내려놓기'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길 바란다.


걱정해도 아무 소용 없는 지나온 과거나 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오늘,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을 살라는 이야기도 좋았지만 충분한 수면이 건강한 삶과 긍정적인 생각에 미치는 영향과 '마음 챙김'의 한 방법으로 소개한 '비파사나 명상법'을 만날 수 있는 칼럼도 좋았다. 나이 듦과 죽음을 슬기롭게 마주하기 위한 특별함으로 가득한 멋진 책이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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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1 특서 어린이문학 3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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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시리즈, 『수상한』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박현숙의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만나보았다.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제목《천개산 패밀리》에서 알 수 있듯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천개산 66번지에 모여 살고 있는 다섯 마리의 개들이다. 인간들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유기견'들이 주인공이다. 북한산 일대의 떠돌이 개들이 이슈가 되었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도 버려진 상처를 안고 숲에서 살고 있는 개들보다는 유기견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인간들이 싫었던 기억이 있다.


유기견들의 산속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서로에게 배려하는 삶의 모습이 사람들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도 훌륭하지만 어른들에게 더 커다란 울림을 줄 것 같다. 반려동물이라며 아끼던 동물을 아프다고 버리고, 이사 가면서 버리고 또 학대를 하는 인간들의 겉모습은 어른들이다. 누군가의 삶을 책임질 생각이 없다면 절대로 누군가의 삶에 끼어들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비밀을 간직한 멋진 모습의 대장, 주인이 이사 가면서 버리고 간 번개, 개 농장에서 탈출한 얼룩이, 똥 더미 위에 묶여 있던 미소 그리고 가장 뚜렷한 개성을 뿜어내는 바다까지 다섯 마리의 개들 앞에 조난당한 인간이 나타나면서 다섯 친구들의 일상이 무너져버린다. 조난당한 인간을 도와주어야 할까? 자신을 버린 인간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을까? 물론 조난당한 인간과 버린 인간은 동일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다섯 친구들에게는 같은 의미로 다가설 것 같다. 그런데 다섯 친구들의 반응이 각기 다르다. 각자의 다른 생각들이 이야기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든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만큼 멋진 그림이 이 책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개성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영화처럼 보여주는 주요 장면들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엄청난 몰입감은 어느 순간 감동으로 바뀌어 곁에 선다. 슬픔과 아픔을 간직한 유기견들의 삶이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만나보길 바란다. 1권과의 만남은 곧바로 2권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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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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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프랑스에서 펼쳐지는 사이클계의 대축제 투르 드 프랑스를 바탕으로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색다른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2017년 투르 드 프랑스에 처음 출전했고 2023년에는 종합 10위를 기록한 저자 기욤 마르탱은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독특한 철학 에세이가 탄생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이클 선수이면서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한 저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p.86."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행동해야 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야 한다." - 앙리 베르그송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팀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부 투르를 향하여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들려준다. 물론 대회에 참가하는 다른 철학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철학자들의 철학을 기반으로 펼쳐지고 있어서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사유를 접할 수 있다. 2부 경기에서는 3주간 21개 구간 3500㎞를 달리는 과정을 21개 스테이지로 나누어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물론 그곳에는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팀 매니저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참여할 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투르 드 프랑스는 엄청난 대회다. 사이클 기술적인 면보다는 깊이 있는 철학적인 사유 면에서 엄청나다. 책의 시작은 정신과 몸, 육체적인 활동과 정신적인 활동에 대한 관련성 여부에 관한 생각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운동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과도 연계되어 있었는데 B.C.4세기 초 어떤 철학자 이후 정신과 몸이 분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어떤 철학자부터 정신과 육체가, 몸과 영혼이 어떻게 분리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정신과 몸의 분리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깊고 넓은 철학적 사유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프랑스에는 철학자들이 출연해서 다양한 주제를 놓고 담론하는 프로그램(철학의 길)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더욱더 놀랍고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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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나의 집
오노 후유미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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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었고 《십이국기》시리즈로 제5회 요시카와에이지문고상을 수상한 작가 오노 후유미의 신작《녹색의 나의 집》 을 만나본다. 호러 소설답게 섬뜩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장면들을 그림으로 보여주듯이 너무나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공포감의 수위가 점점 높아진다. 처음에는 유령의 존재를 의심하며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진범을 찾아보려고 했다. 아마도 주인공 히로시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p.93. 그것은 공포였고, 불길한 예감이었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쾌감이었고, 뿌리 깊은 혐오였고, 긴박한 불안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괴이한 사건들의 배후에 유령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만으로도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사실은 나만 그런듯하다. 아직 혈기왕성한 젊은 이 히로시는 끝까지 이름 모를 귀신에 흔들리지 않는다. 물론 조금 겁을 먹기는 하지만 유령의 섬뜩한 장난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방을 지킨다. 물론 그에게는 엄청난 힘을 주는 조력자가 있다. 처음 하이츠 그린 홈에 왔을 때부터 이 집에서 빨리 떠나라며 이 집에 존재하는 유령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동갑내기 이즈미.


이즈미의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음침한 구석이 있는 그래서 이 집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아이. 이즈미.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아이는 히로시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된다. 두 친구가 싸우게 될 존재는 사람이 아니다. 유령이다. 두 친구는 어떻게 유령을 퇴치할 수 있을까? 유령을 이긴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 이런 의문들은 이 소설이 숨기고 있는 이야기와 반전을 접하고 나면 궁금하지도 않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알게 된 아버지의 외도. 그 상대가 엄마의 절친. 그리고 자신의 집에 함께 살게 된 새엄마. 그래서 히로시는 집을 나와 독립했다. 그래서 히로시는 돌아갈 곳이 없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갈 수 없다. 그렇게 유령과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숨바꼭질인가?


그런데 소설을 읽는 동안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에게 슬픔과 아픔, 고통을 준 것은 어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말에서 알게 된 경악할 만한 사실은 모든 악의 근원은 어른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왕따, 가정폭력, 외도 등 어른들이 저지른 잘못된 행동이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자존감을 잃은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어른들의 사랑이, 배려가 더 많이 필요한 세상인듯하다. 호러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눈시울 붉혀보기는 처음이었다.


호러와 미스터리 거기에 사회 문제까지 잘 버무려 놓은 멋진 소설이다. 스릴과 흥미, 미안함의 눈물이 교차하는 의미 있는 작품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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