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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평점 :
해마다 프랑스에서 펼쳐지는 사이클계의 대축제 투르 드 프랑스를 바탕으로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색다른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2017년 투르 드 프랑스에 처음 출전했고 2023년에는 종합 10위를 기록한 저자 기욤 마르탱은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독특한 철학 에세이가 탄생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이클 선수이면서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한 저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p.86."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행동해야 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야 한다." - 앙리 베르그송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팀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부 투르를 향하여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들려준다. 물론 대회에 참가하는 다른 철학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철학자들의 철학을 기반으로 펼쳐지고 있어서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사유를 접할 수 있다. 2부 경기에서는 3주간 21개 구간 3500㎞를 달리는 과정을 21개 스테이지로 나누어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물론 그곳에는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팀 매니저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참여할 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투르 드 프랑스는 엄청난 대회다. 사이클 기술적인 면보다는 깊이 있는 철학적인 사유 면에서 엄청나다. 책의 시작은 정신과 몸, 육체적인 활동과 정신적인 활동에 대한 관련성 여부에 관한 생각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운동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과도 연계되어 있었는데 B.C.4세기 초 어떤 철학자 이후 정신과 몸이 분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어떤 철학자부터 정신과 육체가, 몸과 영혼이 어떻게 분리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정신과 몸의 분리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깊고 넓은 철학적 사유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프랑스에는 철학자들이 출연해서 다양한 주제를 놓고 담론하는 프로그램(철학의 길)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더욱더 놀랍고 흥미로웠다.
"나무옆의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