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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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깜박이와 투덜 투덜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5
런룽룽 지음, 신영미 옮김 / 보림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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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출신의 '런룽룽'은 어린 독자들 사이에 인기있는 아동문학작가로 <깜빡 깜박이와 투덜 투덜이>는 영화로도 제작된바 있다하니 이야기집이 궁금해졌다.145쪽 분량은 여섯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으로 구성되었다. 독자로 하여금 교훈적 메세지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무겁지 않으며 지루할 틈이 없다. 모든 작품이 어딘가에서 읽어 봤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재치있는 유머가 은근한 중독성을 발휘한다.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깜빡이와 투덜이는 단짝이다. 단짝친구는 신선을 만나 어른이 된다. 건축가가 꿈인 깜빡이는 엘레베이터를 깜빡잊고 300층짜리 건물을 세운다. 연극배우가 꿈인 투덜이는 고집센 호랑이를 만나 쩔쩔매는 상황을 만난다. 결국 둘은 신선에게 '나 돌아갈래'를 외친다. 깜빡거리고 투덜거리는 자세를 고쳐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있다. <천재와 어릿광대> <할머니의 이상한 귀> <디얼의 주문> <사고뭉치 디덜> <네 몸속에 있는 요정을 조심해!>

중편 <다다다와 샤오샤오의 모험>은 읽다보면 독자들은 만화나 그림책의 한 장면들을 연상 할 것이다. 짧기 때문에 가볍다는 생각에 휘리릭 넘길 것 같지만, 의외다.

 

킥킥 거리면서 한방치는 묘한 메시지의 전달력이 매력적이다. <할머니의 이상한 귀>나 <네 몸속에 있는 요정을 조심해>는 자녀들에게 규칙을 가르칠 때, 대립되는 감정을 조율하는 방법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편 <다다다와 샤오샤오>는 유명한 '걸리버 여행기'를 모티브로 작가의 또 다른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다. 소인과 대인이 모험담속에 서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깜빡 깜박이와 투덜 투덜이> 또 하나의 재미는 각주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깜빡이 - 메이토우나오(뇌가 없다는 뜻)' '투덜이 - 부가오싱(기쁘지 않음)' 등의 중국어원을 맛보는 재미도 겸한다. 중국어를 이야기 속에서 마주하니 예상외로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보림출판사의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을 서너권 읽으며 생각이상의 재미를 맛본다. 사회주의 국가라서 아동문학도 어둡고, 생기가 떨어질 거라는 편견이 누그러진다. 생각이상의 담백함, 자연스러운 유머, 우리 청소년들과 다름없는 사춘기의 꿈과 고민이 어우러진다. 사람살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 문학인만큼 '중국 아동문학'에서 펄벅이나 위화에서 느꼈던 삶과는 또다른 흥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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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탐험 - 짐 큐리어스 바닷속으로 가다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82
마디아스 피카르 지음 / 보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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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리 없는 입체 영상'을 보는 착각
신화, 역사, 그리고 상상의 카오스를 펼쳐보이는 바닷속 탐험에 초대합니다.
 
 
초대 준비물은 뭔지 아시죠? 당신의 상상력과 넘치는 환호, 무한정의 모험심이 전부입니다.
두려워 마세요. 깊은 바닷속 세상이 낯설다고 겁내거나 모험을 회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 먼 바닷가의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준비 되셨죠.

탐험을 다녀온 후 당신은 예전과는 다른 삶을 생각 할 겁니다. 꼭 그렇게 되셔야 합니다.

 

 

 

 짐 큐리어스는 지구의 또 다른 세계로 우리를 안내 합니다. 두려움과 설렘을 가득하게 안고 떠납니다.
가기전 뭍에서 사는 우리는 특수 안경을 장착해야 합니다.

한쪽은 파란색. 또 한쪽은 빨간색을 띤 색다른 안경입니다.

33개월 된 저의 아들도 <해저탐험>을 떠나기 위해서 안경을 장착했네요.

 

 

 

 

마티아스 피카르의 <짐 큐리어스, 바다속으로 가다 '해저탐험'>을 펼쳐들고 멍하게 뒤적거렸다.

출판사 보림은 가끔 느끼지만, 색다른 기획력에 또 한번 감탄을 쏟게 한다. 독자로서 더없이 즐거우면서도

또 한편으론 영상 3D에 눈이 익숙해진 대중들에게 먹혀들까? 하는 노파심도 가져본다.

어쨌든 그런 염려는 잠시 묻어두고, 처음엔 멍하게 뒤적이다 두번은 특수안경을 끼고 보다, 세번은 책의 간략 내용을 읽고 보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틈 느낀다'는 말에 무릎을 치고 또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라는 음악을 틀어놓고 짐 큐리어스가 안내하는 <해저탐험>을 진지하고,

꼼꼼하게 탐험했다. 그제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저자 마티아스 피카르의 서사가 눈에 보인다.

잔잔한 가슴 떨리는 감동과 함께 탐험이 시작되었다.

 

국내에서 종이책으로 된 3D 그림책은 최초인것 같다. 보림은 해저탐험의 모험만큼이나 출판의 이색적인 모험을

감행하기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그림책은 가볍게 3D영상의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다. 그 기법만으로도 어린이나

성인 독자에게 색다른 그림책의 경험을 맛보게 한다. 그러나 좀 더 예민한 독자라면 <해저탐험>이 담고있는

철학적 메시지, 제작 기법, 저자가 공유한 작품 세계까지 눈여겨 보일것이다.

 

그림책을 여러번 들쳐보다 <해저탐험>에 관한 안내서를 읽어 본 후, 다시 들여다 보면 또 다른 경험에 눈이

뜨일 것이다. 바다를 탐색하기 위해 셀레는 표정으로 입수한 짐 큐리어스가 보는 것은 아름다운 바다의 표정만이 아니었다. 뒤엉켜있는 유해물질, 험상궂은 상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상징들, 그리고 전설속에 사라진 아틀란티스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해저탐험>에는 오직 흑백만 존재한다. 언어가 일체 배제된 오직 시각이라는 감각만으로 바다를 즐겨야 한다. 언어가 사라지고 눈으로 본다는 것은 몰입의 최상인 것 같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온전히 바다의 세상에 나를 맡기는 무념의 공간. 작가는 <해저탐험>을 기획한 의도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물속에서 놀 때의 기쁨, 잠수할 때의 기분.......
몸이 붕붕 뜨면서 무엇인가에 취한 것 같은 그 기분을 입체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마티아스 피카르

 

특수 안경을 끼고 그림책을 들쳐보면 독자들도 붕붕 뜨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저자는 동물그리는 것을 즐기다 근대박물학을 대표하는 <박물지>의 뷔퐁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뷔퐁 작품을 보며, 바다 생물을 그리다 3D 착시 효과에 재미를 느껴 <해저탐험> 시도했다니 바다탐험 만큼 새로운 시도에 경의를 표한다.

 

스토리 위주의 그림책이 조금 식상하다 싶은 독자가 있다면, <해저탐험>의 경험을 권하고 싶다.

33개월 된 아들은 이 그림책에서 신화나 역사, 자연 생태 보존에 대한 메시지를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물고기들의 움직임과 특수안경을 끼는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것 만으로도 <해저탐험>의 활용도는 긍정적이다. 어른이나 아이에게 특별한 그림책 만남의 즐거움을 선사 할 것이다.

다큐 영상에서 바다 깊은 곳을 볼 때면 우주를 떠올리게 한다. 지구인들에게 늘 상상과 연구의 세계인 바다와 우주. 또 다른 세상이 참 궁금하다. 지구의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해저탐험>에 탑승하시길 바란다.

 

 

 

보림출판

http://www.borimpress.com/book/book_views.asp?bookid=760

 

 

보아 - 아틀란티스 소녀

 

http://blog.naver.com/parkwan3592/60202010668

 

 

ps) 출판사의 기획의도를 읽어보면 <해저탐험>이 더욱 볼거리가 풍성 할 것임.

보아의 노래를 곁들여 바다 깊숙이 사라져버린 아틀란티스를 유영해 볼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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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자메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4
친원쥔 지음, 전수정 옮김, 정가애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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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여학생 자메이>

 

 

중국 문학을 생각하니 떠오르는 건 펄벅의 <대지>, 루쉰 <아Q정전>, 다이 호우잉, 그리고 위화 정도만 떠오른다.

개혁과 개방의 물결을 따라 국제 실세로 떠오르는 중국은 비슷한 아시아문화를 공유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로 교류의 문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자본의 물결은 이념의 높은벽도 허물고, 세계는 중국의 흐름을 꼼꼼하게 지켜보고 있다.  작가 펄벅은 "그들이 빛의 속도로 산업화하고 근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라고

1962년에 말했다며 조정래 작가는 <정글만리> 서문에 기록하였다.

 

눈 밝은 독자라면 중국 아동문학을 통해서도 그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자메이의 일상 속에서 다가올 중국의 미래가 숨어 있음을...

 

 

 

 

중국 아동문학 100선 중 하나인 <여학생 자메이>는 중국에서 백 만부를 기록한 <남학생 자리>의 후속편이라 한다. 사춘기 여학생 '자메이'의 관점으로 중국 청소년들의 또래 문화를 관찰함과 더불어 부모, 선생님, 또래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엿 볼 수있는 '청소년 문학서'라 할 수 있다.

 

자메이는 잘난척하는 자이라는 쌍둥이 오빠가 있다. 아빠는 작가이며, 엄마는 연극배우로 권위보다는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게 조력하는 부모님이다. 목차를 훓어보면 방학 아르바이트, 요리 대회의 암투와 모략, 못생긴 친구, 역경 속에 꽃핀 우정 등 그 시기에 겪어보는 심리적 갈등, 보람, 깨달음 등이 유쾌하고 발랄하게 표현된다.

 

금연을 약속하고는 지켜내지 못하는 아빠를 위한 계략을 짜거나, 좋아하는 가수 쭤거라 콘서트를 가기위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주인에게 속임을 당하고, 샤오루라는 친구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왕샤오밍이란 남자 친구에게 받았던 연애편지 에피소드는 순수한 소녀의 가슴설레임을 보여주었다. 조금은 엉뚱하고, 순진해서 상처를 받을 것 같은 자메이는 나름의 방식대로 상황을 견디고,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잃지 않는 긍정의 자세로 표현된다.

 

<여학생 자메이>는 자메이의 일상을 18개의 일기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제목별로 기록되어 있는 일기만 들춰보아도 자메이라는 여학생의 삶의 자세,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감성의 소유자이며, 친구에 대한 배려와 주변인물들을 이해하려는 폭넓은 인간애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중국 청소년들은 어떤 모습 일까?'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자메이를 통해서 현재 중국 청소년들의 생활상을 호기심있게 접할 수 있었다. 등장하는 쌍둥이 오빠 자이, 영민하고 눈치빠른 린샤오메이, 글쓰기에 빠져사는 왕샤오밍, 뚱뚱보에다 수다쟁이인 위저우, 류리나 선생님에 대한 묘사는 왠지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왕따 이야기, 연애인을 꿈꾸는 친구들, 자유여행을 실행하는 아이들, '담임이 온다'를 '여명의 고요함만 흐르네'로 표현하는 등 중학교 1학년 또래의 삶은 한국 아이들 이야기만 같다.

 

 

결국 엄마라는 위치는 부모의 자세를 놓치지 않는다. 자메이를 있는그대로 바라보고, 지지하고, 조언하는 부모로서의 역할이 참 현명하게 다가왔다. 모범 청소년 대회에서 타자기 상품을 타기위해 애쓰는 딸에게 "나와 엄마는 학부모를 대표하여 너에게 아주 영예로운 상을 주기로 했단다."며 타자기를 선물로 사주기로 약속한다. 왕샤오밍이라는 남자친구에게 받은 러브레터를 접하고 가슴앓이를 하던 딸에게 아빠는 "너무 마음 쓰지 마라. 이야기의 전편은 이미 끝났으니. 정말 그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10년 뒤에 후속편을 쓰려무나." 라며 위로한다.

 

"비밀 하나 없다면 자메이가 어떻게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 할 수 있겠어?

옛날 우리가 그랬듯이 지금 저 아이들도 이 시기를 잘 지날 거야."

 

 

 

<여학생 자메이는>는 읽는데 참 편안함을 주었다. 현대 중국문학을 전공한 전수정 번역가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춘기 소녀의 심리적 상황을 우리들의 정서와 교감 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 공감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언제나 중국의 정치, 경제, 큰 흐름의 문화만 정보적 이미지로 접하다 '중국 아동문학'을 맛보니 생각 이상의 즐거움과 신선한 호기심을 선물 받은 것 같다. 중국 청소년들의 삶에도 성적에 대한 불안, 사랑과 우정에 대한 갈등, 부모로 부터 자유롭고 싶은 독립의지, 미래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질풍노도 시기'를 살아가는 동시대 아이들이 공존함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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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귀환 - 대안적 삶을 꿈꾸는 도시공동체 현장에 가다 행복사회 시리즈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 지음 / 오마이북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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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개발 공동체 '성북구 장수마을'    70쪽 -

 

 

 

 

 

"마을, 도시를 품다.

그 마을에 가고 싶다."

 

 

  

읽기 참 힘들었다. 글씨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내용의 어려움이 아니라, 이상과 현실의 적량 조절을 하기엔 혼란이 거듭되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실천사례임에도 지극히 이상적인 삶이라 그럴까? 경험자와 무경험자의 괴리에 '과연? 난' 이라는 의문만 되풀이했다. <마을의 귀환>은 어느 지점에서 정현종 시인의 <섬>이라는 시를 연상 시킨다. 외로움과 고독을 상징하는 '섬'은 또 다른 섬에 가고싶은 바램이 <마을의 귀환>에도 머물러있다.  

 

'대안적 도시공동체 삶'을 기록한 이 이야기는 외로움, 고독, 절망과 소외의 삶에 대한 도시삶의 회의와 반성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여기에 해당될까.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5인)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8개월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마을의 귀환'을 재구성 수정·보완하여 결과물을 내놓았다. 서울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를 만든 17개 사례와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취재한 영국의 마을공동체 9개 이야기가 소개된다.

 

'마을'이라는 단어는 영어의 'village' 'town' 보다 참 정겹다. '마을'은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이란 의미와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로 해석한다. 결혼해서 처음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살기 시작했다. 시장 상가 주변에서 성장하고, 이십대 들어 골목길의 주택에서 보내다 닭장 같은 아파트의 삶은 나에겐 더 없이 좋았다. 애쓰지 않으면 주변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아이는 있는지? 직업은 뭔지? 잡다하게 나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 좋다. 그렇듯이 자기를 들어내기를 지극히 꺼리는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나 어린 아들이 성장하는 현 시점에서 궁금한게 많아지기 시작한다. 어린이집은 어디가 좋은지? 어울릴만한 또래 친구도 만들어 주고싶고, 갑자기 일이 생기면 아이를 맡겨둘 이웃 한분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의 삶을 생각하니 놀러갈 이웃의 필요성이 절실해진다.

 

<마을의 귀환>에 소개된 대안공동체를 취재하며 원초적인 감정이 '부러움'이었다는 기자들의 소견에 공감이 간다. 밥상을 함께 하고, 육아·교육의 실마리를 고민하고, 밴드를 만들고, 도서관을 짓고, 먹고 살거리를 계획하고, 예술을 공유하는 모습은 이웃사촌의 정을 나누는 것과는 다른 수준의 삶을 공유하는 것 같았다. 더 나아가 영국의 '로컬리티'처럼 자조(self-hlep)의 가치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마을공동체는 400개를 넘는다. 마을 공동체는 곳곳에서 씨를 뿌리고 있다니, 삶과 삶터의 대안적 고민이 급 상승중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마을의 귀환>은 주거 중심공동체, 상업·협동조합 공동체, 문화·예술 공동체, 지역 맞춤 공동체, 자산 소유 공동체의 줄기로 나눠져 있다. 여기에 현재진행형인 마을공동체의 실천기와 공동체 방향성, 풀어내야 하는 과제들을 담고 있다. '나눔의 순환'을 핵심으로 하는 '삼각산의 재미난 마을', 공동육아협동조합에서 출발한 '성미산마을', 뉴타운의 상처를 보듬는 '은평구 산새마을', 착한소비, 좋은 먹거리, 작은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도봉구의 목화송이'와 '서대문구 A카페', 강북구 '수유마을시장' 등 거대한 자본의 성역을 벗어난 대안의 삶을 꾸려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사례를 소개하는 사이마다 도시공동체 연구가들의 인터뷰 글을 담아 긍정성과 모순지점을 적절하게 터치하는 점이 좋은 것 같다.

 

민(民) 중심의 지속가능성을 핵심으로 국가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의 기본을 '마을 지향의 행정 방식'으로 진행되면 좋겠다는 김낙준 서울시 마을공동체담당관 의견에 지지를 보내고 싶다. 영국 '로컬리티' 디렉터 스티브 클레어는 독립성도 중요하지만, 지역 구청과의 파트너십도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마을만들기는 제로섬게임이 아닌 협력구조에서 힘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결국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이끄는 힘은 사람이며 사람간의 공감과 협동의 에너지가 합일점을 찾아가는 과정의 즐거움과 어려움이 공존함을 또 한번 깨닫는다.

 

개인적으로 <마을의 귀환>을 읽으며 도서관의 이름이나 프로젝트 팀명, 문화예술 프로젝트 이름을 소리내며 읽어보았다. '재미난 마을 - 재미난카페, 작은도서관 - 함께 놀자, 도봉N, 생협1호 물꼬, 문전성시(門前成市) 프로젝트, 여성친화 마을 기업 목화송이, 송파 마을넷, 별별공작소, 구로는예술대학, 도시골 프로젝트' 등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이름만 불러도 알 수 있겠다. 다양한 개성과 삶을 살아온 사람이 '마을 공동체'에서 '자기답게' 살고자 기꺼이 조율의 과정을 배운다는 것을 말이다. '마을이 세계를 구하고, 마을이 학교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구체적 사례가 여기 <마을의 귀환>에 있다.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았던 만큼 나도 26개 마을중 어딘가에 살아보고 싶은 부럼을 가져본다. "마을, 도시를 품다. 그 마을에 가고 싶다."

 

 

  

'대안공동체' 삶을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 구절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타심(Selflessness)'이 한쪽에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이기심(Selfishness)'이 있어요.

그리고 그 중간에 '자기의 관심(Self-interest)'이 있고요.

기 스스로 관심이 가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을 직접 해보는 거예요.

마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개인의 욕구를 사회적 욕구로 만들 것인가'라고 생각해요."

 

'로컬리티'의 혁신 디렉터 제스...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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