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웅진 세계그림책 1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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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가족, 동물원, 상상, 유쾌한 발상, 따뜻함..

앤서니브라운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숱한 그의 작품 중에서 애정을 갖게하는 <행복한 미술관>은 그림책 작가의 길에 들어선 사연을 담아 전달력이 뛰어난 것 같다. 그의 작품에는 엄마, 아빠, 형과 보낸 일상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돼지책> <우리엄마> <우리아빠> <우리형> 등은 가족안에서 영감을 풀어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 선물한다.

 

 

엄마의 생일 날, 색다른 곳으로 가족들은 나들이를 떠납니다.

자신의 진로가 결정된 것은 바로 그날이 됩니다.

 

아빠, 엄마, 조지형, 그리고 나.

기차를 타고, 큰 도시로 나가 한참을 걷습니다.

중요한 스포츠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아빠와 형은 투덜거리며 엄마를 따릅니다.

그러는 사이 가족들은 으리으리한 건물앞에 도착했습니다.

 

난생 처음 와본 그곳은 '미술관'입니다.

좀 긴장되었고, 가족은 모두 조용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미술감상.
"대체 이게 뭐지?"

"엄마와 아이, 모자상인 것 같은데요."

"그래,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여전히 재미없다고 투덜대던 조지형. 여전히 농담하는 아빠.

그러다 서서히 그림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가족들..

그림속에서 숨은그림을 찾아내 듯. 가족들의 일상과 그림을 동일시 하기 시작합니다.

 

"이걸 보니 뭐 생각나는 것 없니?" 엄마가 물었죠.

"아빠가 우리한테 웃기는 이야기해 줄 때 같아." 내가 말했죠.

 

롤리의 어린시절>은 아빠의 소시지에 대한 웃으게 소리로 연결되고,

아빠를 닮은 <배지를 단 자화상> 앞에서 아이들은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림은 이제 작품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처럼 재미있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선물 가게에 들러 가족들이 산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는 형제들에게 재미있는 그림놀이를 알려줍니다.

누가 먼저 모양을 하나 그리면, 다음 사람이 그 모양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 정말 멋진 놀이죠.

집에 오는 내내 그림놀이를 했죠. 그리고, 그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쭉 그림놀이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의 본래 서명은<The Shape Game> 이다.

가족들과 함께한 미술관 나들이는 평생 그림게임을 할 수 있는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낯선 것과의 대면, 그곳에서 느꼈던 감흥,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추억 그런것이 자신의 꿈과 연결되어 영감을 발휘한다. 아이들에게 뭐가 되거라. 이것도 잘해야 한다. 누구나 하니 너두 해야 한다. 라는 식의 주입식 경험과 불편한 개입으로는생성 될 수 없는 삶. 'Shape Game'이라는 원제처럼 지루 할 것 같은 미술도 재미있는 놀이로 승화시킨 관점은 엄마인 나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아들이 조금 더 자라면 함께 '그림놀이'를 즐겁게 시도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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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0-10세 아이 엄마들의 필독서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무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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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전통육아, 행복한 육아, 부모코칭, 독서육아 등 자녀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려는 부모의 마음은 육아서 출판 시장에 쏠리게 마련이다. 그 많은 육아서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불량육아'는 어떤 발랄한 공감을 유도했을까? 하은맘의 지랄발랄 육아를 구경해 보았다.

 

"애 볼래? 밭 갈래?"

난 밭 간다. 밭 갈고 남은 시간에 애 보라 그럴까봐 옆집 밭까지 갈아줄 거다.

그 애기 아나? 10년 넘게 불가에 몸을 담고 계시던 여승이

파계승이 되어 속세로 내려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한 반년 키우다보니

지난 10년간의 수련과 수행의 시간이 아~ ~ ~ 무짝에 쓸모가 읍더라는..

힘들어 디질 것 같더라는. p.50

 

하은맘이 블로그에 써내려간 문체다. 책이 도착하고는 한 자리에서 100쪽을 내리쳐 읽었다. 쉽다. 웃습다. 수다같다. 블로그를 뒤지닥 거리다 만난 육아맘들이 기웃거릴만 하다. 슬리퍼 끄질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과 농따먹으며 할 수 있는 말투는 친근감은 물론 공감온도는 200%는 될 것 같다. 읽는내내 피시식 미친년 처럼 자질러졌다. 왜? 육아하면 알것이다.

 

사실 머저리 내 친구들 비롯, 다들 낳고서 잘들도 키우길래

나도 그냥 낳으면 그냥 내버려둬도 잘 크는 줄 알았다.

재우면 그냥 자고, 먹이면 그냥 받아먹고, 놀아달라고 할 때만 잠깐씩 놀아주면

자동으로 커서 유치원 가고, 초등 드가 학부형 되고, 그러는 줄 알았다.

....

<삐뽀삐뽀 911>만 있으면 소아과의사로 빙의해 시시각각 닥쳐오는

응급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줄 알았으나,

...

수면훈련 시키다가 2시간 내리 처울려 애 성대 나가게 하고,

애 가슴 깊은 곳에 내적불행 풀~~세팅 시켜줬으며, p202

 

곱게 자란 그녀는 결혼과 동시 대기업의 직장생활을 접고, 하은맘이 된지 6년만에 육아서에 몰입해 책육아를 실천했다. 지랄하고, 발랄한 불량육아는 웃으며 읽다 반전을 극대화 시킨다. 사교육 시장의 맛을 거들먹 거리는 다수 맘들의 속닥거림을 뒤로하고, 줄기차게 하은이를 책의 바다에 풍덩 빠트린 이야긴 이땅 많은 맘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책육아가 전혀 안 되어진 채로 길러진 내 머리와 감성으로는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는 바,

더불어 그 답 좀 찾아보자고 만난 동네 마실맘들은

그 머절함이 니나 나나 그놈이 그놈인 바,

결국 육아서를 찾아 뒤지기 시작했다.

제목에서든 신문 광고에서든 내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코딱지만큼의 실마리라도 보이는 책들은

모조리 사 모아 읽기 시작했다.

 

공감을 200%로 내질렀다고 책이 출판되었을까. 이렇게 시작된 책육아는 당연 맘들이 꿈꾸는 아이로 하은이는 성장하고 있기때문이다. 36개월에 한글을 떼고, 놀다가 책 읽고, TV보다 책 들다 보고, '해리포터' 원서에 사교육 시장은 근처에 안가도 영재가 되어가고 있다. 이땅의 엄마들이 목매하는 그런 아이로 자랐다. 블로그 서핑하시는 출판사 사장님 눈에도 떡이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책을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약간의 시간만 된다면 서점에 서서 후다닥 읽기에 딱이다. 핵심은 아주 잘 편집되어 머리속에 입력하거나, 폰에 메모 하시면 적당하다. 아님 도서관에서 대출하시길 바란다. 결국 하은맘의 불량육아는 끈질긴 책육아의 실천이 핵심이다. 숱한 육아서를 쌓아서 읽어 본들 꾸준한 실천없이 두번째, 세번째 하은이는 없는 법. 하은맘의 불량육아의 반전이 궁금하시면 꼬~~옥 서점에 들러 후루루 훓어보셔요.

 

사족> 이 책 읽다보면 이 불경기에 몇 업체에 엄청난 힘을 실어주겠다. 톡히 투명독서대 요런거.. IPC 요런거.. ㅋㅋ

이땅의 성공 육아서는 EBS 실험실 아니면 엄마표 영어교육 성공기가 무리지어 육아출판시장을 출렁인다... ㅎㅎ

 

키워드 몇 가지..

엄마표 영어란?

1. 집에 한글책 만큼 영어책이 많아야 한다.

2. 집에 IPC-7080이 두 대는 꼭 있어야 한다.

3. 목에서 피가 나올 때까지 많이 읽어주어야 한다.

4. 재밌는 영어교육용 DVD가 100장 이상 있어야 한다.

5. 7세부터 하루 10분이라도 집중 듣기는 꼭 시킨다.

6. 그 외의 다른 행위들은 엑스트라다.

 

하은맘 강추 베스트 픽처북 시리즈 TOP 10

<터잡기> <스팟, 메이지, 까이유 보드북> <노부영 베스트 30> <씽씽영어> <푸름이 마더구즈>

<삼성그림책으로 영어시작> <글뿌리 플레이타임> <투피와 비누> <마이 퍼스트 북> <스토리 붐붐>

 

하은맘 강추 베스트 리더스북 시리즈 TOP 10

<싸이트 워드 리더스> <삼성영어 명작동화> <JY퍼스트 리더스> <오알티> <런 두 리드> <아이 캔 리드>

<도라도라, 리틀 프린센스, 찰리 앤 롤라, 마녀위니 리더스> <아서 어드벤쳐> <프로기 시리즈> <헨리 앤 머지>

 

하은맘 강추 베스트 챕터북 시리즈 TOP 10

<네이트 더 그레이트> <티아라 클럽> <로켓> <잭 파일> <매직 트리하우스> <프리니K, 스타인> <주니비 존스>

<레인보우 매직> <앤드류 로스트> <39 클루스>

 

하은맘 책육아 환경의 1등 공신 4총사

1200책장 > 투명독서대 > 유아소파 > 1000마트 책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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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막걸리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양재홍 지음, 김은정 그림 / 보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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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곰국물 빛깔인 막걸리는 한국의 대표 술이다. 대포 한 잔에 허기를 채우고, 서로의 시름을 풀었던 서민의 술로 오랜시간 사랑을 받았다. 시절이 변해 술의 문화도 다양화 되면서 막걸리는 푸대접을 받았다. 최근에는 전통주를 살리기위한 마케팅 전략과 새로운 시도가 많아지고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 삶의 환경이 변하듯 모든 먹거리도 전통을 품은 퓨전을 지향하는 시대이다.

 

<우리 집 막걸리>를 훓어보니 몇 해 전, 시청한 다큐가 기억난다. 한 일본인이 유학시절 맛본 '막걸리'에 반해 책까지 출간했다. 전국 유명 양조장의 다른 제조법과 맛을 그는 찾아다녔다. 나의 흥미를 유도했던 장면이 있다. 아주머니들이 누룩을 힘겹게 꾹꾹 눌러 밟는 모습과 술이 익어 갈 무렵 독에서 나는 경쾌한 소리였다. 그때 처음 술을 빚는 과정의 정성과 기다림을 생각해 본 것 같다.

 

<우리 집 막걸리>역시 그 인고의 과정을 담고있다. 보영이라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밀이 익어가는 계절, 집에서 온 가족이 술을 빚기위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밀을 맷돌에 가는 장면, 누룩을 밟고, 빻는 과정들이 그림을 통해 세심하게 표현되고 있다. 보영이가 입은 옷의 변화에 따라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추측 할 수 있다. 한옥 집을 배경으로 술을 빚는 전통의 느낌과 술을 이웃과 나누는 깊은 인간애도 담고있다. 요강, 절구, 소줏고리 같은 소품을 감상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양조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막걸리를 생각하다 집에서 술을 빚는 과정을 읽으며 '숭고하다'는 느낌은 좀 과장될까? 인스턴트 식품에 익숙한 시대에 족히 몇 달을 계획하고, 갈고, 말리고, 체를 걸고, 다시 물을 붓고, 또 기다리는 과정에 '으악' 소리까지 나온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던가. 한해 지은 쌀로 깨끗한 물과 누룩을 더해 시간과 정성이 '술'로 탄생되는 순간은 감동적이다. <우리 집 막걸리>는 빠른 세상 속에 시간이 빚어내는 맛의 기본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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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바닷가의 하루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김수연 지음 / 보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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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침묵,

눈먼 어부와 강아지의 하루를 바라본다.

 



 

익숙한 활자 속에 묻혀 일상을 살아간다.

읽고, 읽고, 또 읽는다. 차고 넘치는 정보와 지적 욕망은 읽는 것에 탐닉한다.

읽지 못한 날은 어떤 큰 일을 놓친 듯이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뒤쳐져 살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읽어야만이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 그러다 무심코 들여다보는 그림책 <어느 바닷가의 하루>는 불편한 속내를 보이게한다. 이게 뭔가? 작가는 뭘 말하고자 했는지? 끝내 난 활자를 달아주지 않은 작가에게 원망을 투덜거린다.  "뭐야 이게… 강아지와 눈먼 어부가 어쩌라고."

 

그리고 하루종일 넘기고, 들여다보고, 넘기고… 깊이 바라보았다.

어느 바닷가, 새벽. 눈먼 어부와 강아지의 하루가 시작된다. 16컷의 그림은 스토리의 단순함으로 처음에는 낯설었다. 바다의 굉장한 에너지를 표현한 것도 아니고, 화려한 색감으로 흥미를 유도하지도 않았다. 푸른 물빛 바탕에 검은 선. 어부의 노란 모자. 강아지의 붉은 빛이 색의 전부이다. 그렇다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다만, 은근하게 다가서는 따뜻함과 편안함이 잔잔히 가슴 깊이 퍼져온다.

 

어스름한 새벽. 그 서늘한 바닷가에 눈먼 어부는 자신을 인도하는 강아지와 함께한다. 갈매기가 그물을 뜯어내자 강아지는 부리나케 쫓는다. 자신이 갈매기처럼 날 수 있는 듯이 온몸을 다한다. 그 사이 어부는 물고기를 품에 안고 사투를 벌인다. 모자가 벗겨지고, 물에 빠진다. 어느 틈에 강아지가 쫓아와 어부를 돕는다. 망태에 물고기를 담고, 강아지가 앞서고 어부는 뒤 따른다. 그들은 내일도 이런 하루를 보낼 것이다.

 

작가는 엔딩의 메시지를 "우리들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됩니다"로 맺는다.

'우리들'이라는 글에 눈이 멈춘다. <어느 바닷가의 하루>는 결국,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다. 몇 번 그림책을 뒤적일 때는 밋밋한 이야기였다. 활자의 구속에서 벗어나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보였다. 눈 먼 어부의 눈이 되어주는 강아지, 믿음으로 따르는 눈 먼 어부. 늘상 이득 관계로 맺는 인간사를 뒤돌아 보게한다. 스토리의 단순성만큼 그림의 전달력도 단순하다 여겼지만, 나무에 새겨진 바닷가의 물결은 절제력 있었다. 물고기를 잡는 어부의 움직임은 역동적이고, 얼굴 표정에 감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작가의 깊이있는 표현력에 이제야 감탄이 나온다. 마음이 복잡할 때, 이 작품을 깊이 들여다 보시길. 명상의 깊이만큼 잔잔한 평온이 찾아 올 것이다.

 

 

◈이 책은 2006년 제7회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우수상과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미술관에 주관하는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수상했다. 2007년 발행되었다. 올해 11월 개정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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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먹나 The Collection 4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 외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보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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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신선한 그림책이 도착했다. 보편적인 그림책 보다는 크고, 단순하면서 큼직한 그림이 시선을 확 끈다.

23개월된 아들의 반응도 괜찮다. 다양한 동물과 곤충, 꽃의 표정은 개성있다.

젊은 디자이너 부부의 <누가 누구를 먹나>는 생태계의 순환 원리를 아주 경쾌한 리듬으로 전달하고 있다.

'꽃'에서 시작된 스토리는 '꽃'으로 막을 내린다.

 

이 자라났습니다.

진딧물들이 꽃을 먹었습니다.

늑대가 여우를 삼켰습니다.

늑대가 죽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늙었기 때문이지요.)

...

살쾡이가 족제비를 삼키고,

죽었습니다. (왜냐하면 살쾡이도 역시 너무 늙었기 때문이지요.)

그 자리에 이 자라났습니다.

 

끈임없는 삶과 죽음이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삶은 고단하고, 죽음은 슬프다는 이분법적 논리로 이 책을 본다면 별 흥미가 없을 것 같다.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 어떤 생명도 유한하지 않음을.

한 생명의 희생은 또 한 생명의 지속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선. 면. 점. 짧은 해설.

그러나 그림에는 스토리가 있고, 긴장감이 있다. 웃음도 있다.

이 책의 또하나 장점은 어린이이나 어른 구분없이 각자의 시선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철학적인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올해 9월 암 투병 중이었던 아버지가 임종하셨다.

그 사이 아들이 태어났고, 외조카도 태어났다.

가족안에도 삶을 마감하는 누군가 있다면. 삶의 시작을 알리는 누군가 있다.

생명있는 모든 것의 삶이 복잡한 것 같지만, 生老病死의 계절로 나누면 생은 얼마나 단순한지?

<누가 누구를 먹나>는 죽음이 생의 마지막이 아니라, 또다른 생명의 시작임을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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