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인도로 철퍼덕! - 민사고 오자매 일단 저지르고 본 레알 배낭여행
민사고 오자매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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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를 참 좋아한다.
아마 대리만족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다.
책을 통해 가보지 못한 낯선곳의 느낌을 글과 사진으로 온전히 받아들일때의 기분은 정말 최고다.



인도에 관한 여행에세이가 많아진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언제부터인가 인도는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단순히 관광여행, 즐기는 여행이 아닌 무엇인가 심적으로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인도를 선택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은 여행에세이를 접하면서 감동도 받고, 좋은 정보를 얻기도 하고, 황당한 에피소드에 웃기도 했다.
대부분이 혼자 떠나는 여행에 관한 에세이고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해서인지 조금은 식상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민족사관고등학교 졸업반 친구들인 5명이 떠난 인도 여행기인 '스무살 인도로 철퍼덕'.
철퍼덕이라는 강한 제목과 코믹한 표지에서 그녀들의 좌충우돌 엄청난 여행기가 기대되었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신선하고, 기대되고,
열정적인 스무살에 동고동락하던 친구들과 떠난 여행이라니 얼마나 재밌었을까?
스무살에 나는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도 섞여서 기대감은 더 커졌다.


 
그러나 신선한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점점 기대와는 다른 이야기들이 진행되서 실망스러웠다.
제목처럼 인도로 철퍼덕하는 그녀들의 신선한 에피소드와 조금은 특별한 여행기를 기대했는데
너무나 평범한 여행기였고, 감성이나 느낌보다는 사실적인 기록들만이 많은거 같아서 흥미롭지 못했다.
마치 그날 그날 다니고 구경하고 먹었던 이야기들을 일기 형식으로 적어놓은 것을 모아서 책으로 묶은 느낌이였다.



인도에 관한 사진을 이미 많이 봐서 일수도 있고,
또 여행에세이라고 해서 건물이나 풍경 사진만 있으라는 법은 없지만
개인적인 얼굴만 있는 사진의 비중이 커서 여행에세이의 기쁨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에서 느껴지는 재미도 찾지 못했다.


스무살이라는 나이에서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감성과 이야기에 대해 너무 기대가 컸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행에세이를 읽으면서 '아~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행에세이라기보다 개인적인 일기와 기록들을 살짝 엿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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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기행 -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지식기행 5
조유전.이기환 지음 / 책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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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국사, 세계사 보다는 수학, 과학을 좋아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양한 책을 읽다가 역사 관련 책을 보니 왜 이렇게 재밌던지
이제는 역사관련 소설이나 한국사가 너무 재밌다.
아마 학창시절엔 역사의 흥미를 느끼기도 전에 시험이라는 틀때문에 진짜 재미를 못 느꼈던거 같다.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조그만 개인 소장 박물관까지 많은 곳을 다니면서
내가 태어난 나라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은 '옛날 옛적 이야기"를 듣는
흥미로움과 함께 놀라움과 감동도 있다.


 

이렇게 진짜 역사의 재미를 알게되고, 더 알아가고 있는데
"한국사 기행"이라는 책은 당연히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고고학자인 조유전님과 고고학을 전공한 이기환 기자님의 만남으로 출간된 책이라는 점 또한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더욱 많이 담겨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었다.


 

이 책은 충청, 호남/제주, 영남, 강원, 서울/경기, 이렇게 나누어서
조유전님과 이기환님이 발굴을 따라 바라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이다.
처음에는 박물관에서 보는 유물을 보는 것처럼 역사와 함께 유물을 소개하는 책인가 싶었는데
그 유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발굴되었는지 어떤 역사적 사실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또 확인되지 않는 비밀같은 이야기도 소개되고 있어서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많이 보고 들었던 '단양 적성비', '중원 고구려비'가 우연하게 발굴되었다는 것도 신기했고,
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청동예기'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을 따라 순장된 소녀의 뼈를 가지고 외형 모습을 복원한 것도 신기했고,
세계를 눈물로 적신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를 읽을때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인 파주 파평 윤씨 미라의 사진속의 태아를 보니 마음이 참 아팠다.


 

책 종이의 질이 너무 좋아서 실려있는 엄청난 양의 사진들이 더 돋보였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자칫 딱딱할지도 모를 역사 이야기를 두 저자님의 대화체로 재밌게 이끌어나가서
두꺼운 양임에도 불구하고 쏙 빠져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직접 발굴되는 과정과 이야기까지 알게되니
박물관에서 단순히 유물의 이름과 설명을 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마치 비밀스런 보물 발견 현장에 내가 있었던 것 같은 자부심과
눈에 보이는 작은 유물 조각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자료이고, 중요한 의미인지 느낄 수 있었다.


 

고리타분하게 옛것을 찾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우리 민족이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닌 이상 뿌리의 의미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옛것을 찾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찾음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어떤 장소에 휑하니 서 있던 역사 유물을 보고는 '뭐 이런걸'이라면서 하찮게 여겼던 기억이 있어서 부끄럽다.
별거 아닌거 같아 보이는 조각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의미가 담겨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또 한번 느꼈다.


 

책 뒤쪽에 엄청난 양의 참고문헌 목록과 찾아보기가 있어서 나중에 궁금한 부분을 찾아볼 때 너무 유용할 것 같다.
청소년 우수 도서로 선정된 이유가 충분히 있었던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는 행복한 여행을 마치며,
이 행복한 여행을 모든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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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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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지금 가슴이 먹먹하다.
그리고 곧 점점 따뜻해진다.
멀쩡한 집 놔두고 트렁크에서 자는 사람인 트렁커.
참 기발하고 재밌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면서 트렁커들의 유쾌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책인줄 알았다.


 

저마다 상처가 있어서 트렁커가 된 온두와 름.
우연히 한 공간에 차를 주차하게 되고, 밤만 되면 차 트렁크에서 자다보니 서로 인사를 하게되면서
온두와 름은 각자의 상처를 조금씩 이야기하게 된다.
기가막히고 엄청난 상처를 안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감히 공감이라고 할수 없을정도로 마음도 아프고, '트렁커가 아니라 더 할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밤마다 귀찮고 불편하고 춥고 답답할텐데 트렁크로 가서 잔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트렁크로 가서야 비로소 잘 수 있는 그들의 마음과 상황이 참 슬프다.
처음에는 트렁크에서 잘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상처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웠지만
그렇게라도 위안이 되고, 살아갈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이마에 '금일휴업'이라고 붙이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싶은 날이 있듯이
누구나 다 트렁커이고 싶을때가 있을 것 같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트렁크에 들어가서 모든것이 잠시 멈춰지길 바라는 마음.
아프고 힘든 상처들을 트렁크에 다 넣고 닫아버리면 괜찮을 것 같은 마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공감할 것 같다.


 

어딘가로 숨고 싶고, 위로 받고 싶은데 그마져도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우리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트렁커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만이 고통받는 것 같고, 자신의 상처가 제일 큰 것 같지만
누구나 비슷하게 상처받고, 상처주고, 그 안에서 위로받고, 위로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도 찾으면서 살아간다.
살면서 트렁커가 되서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고 싶을때도 있겠지만
트렁크를 열어놓고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즐기는 때도 분명히 있다.


 

단순히 재미로 푹 빠져서 읽을 책일줄 알았는데 따뜻한 위로와 많은 생각들을 안겨 준 책이라서 참 고맙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트렁커가 되어 트렁크문을 꼭꼭 닫은 채 잠을 자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 사람들이 이제는 따뜻한 집에서 아침 햇살을 맞이 할 수 있기를.
트렁크에서는 한 여름밤을 잠시 즐겨보는 에피소드가 되기를 바란다.


 



 트렁크에 오늘 하루를 밀폐시키면 좋겠어. 어제가 돼버린 기억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그렇다면 내일은 오늘과 다르게 순조로울 것 같아. 나는 속말을 했다.
 나는 트렁크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내 세계가 봉해졌다 - 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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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미친놈, 신미식 - 나는 좋아하는 일 하면서 먹고 산다
신미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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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사진에 대해서 잘 아는것은 아니다.
사진을 보고 느껴지는 느낌들이 마냥 좋아서,
눈에 보이는 여러가지 느낌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사진을 보기도 하고, 찍기도 한다.


 

지인들의 개인블로그에서 보여주는 일상의 사진부터
사진전시회에서 열리는 전문적인 사진까지 많은 사진들을 봤다.
사진을 보면서 구도가 어떻고, 노이즈가 어떻고, 초점이 맞네 안 맞네등을
살펴볼 실력도 안되지만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내가 보고 그냥 좋으면 좋은 거다'라는 아주 단순한 느낌으로 일관하고 있다.


 

작가님이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지를 알게되니,
또 책에 담겨있는 몇장의 사진을 보니 그냥 있을수가 없었다.
바로 작가님의 블로그를 방문해서 사진들을 보았다.



분명 탁!하고 느껴지는 뭔가가 있는데 무슨 느낌인지는 설명이 안된다.
따뜻하고, 감동적이고, 여유롭고, 찡하고, 아늑하고등의 느낌도 있지만 분명 그게 다가 아닌 더 큰 느낌이 있다.


이전에도 사진이 많은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설명도, 글도 없는 오직 사진 한장이 참 많은 것을 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또 한번 여실히 확인하는 순간이였다.


 

아픈 사람이 그의 사진을 보고 위로가 되고,
감옥에 있는 사람이 그의 사진으로 희망을 갖게 되는 사진이라면 얼마나 대단한가.



그런 사진을 담기까지 그의 열정과 노력은 정말 대단했다.
그는 분명 사진에 미친 사람이 맞다.
'사진은 카메라가 아니라 가슴으로 찍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세계가 마음 깊이 와 닿는 사진이 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찍어주었으면 좋겠다.


 
카메라를 통해, 사진을 통해 마음으로 전해지는 그 무엇이 참 좋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것.
 말할 순 없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
 나는 이것들을 사진에 담고 싶다 - 2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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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금학도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4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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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님의 "청춘불패", "하악하악", "아불류 시불류"등 에세이 장르만을 읽어보았다.
촌철살인의 글 솜씨로 워낙 유명하셔서 책을 읽을때마다 감동과 재미도 있고, 반성과 깨달음을 얻게 되서 작가님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처음 접하는 소설책이라는 기대감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나온 7개의 컬렉션중의 한권이라는 기대감에 조심스럽게 첫장을 넘겼다.


 

어린소년이 우연히 오학동이라는 신계를 접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림 한 점과 금학의 깃털을 얻고 머리카락이 백발이 되어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소년은 성장해 나가면서 다시 신계로 가고 싶어서 그 그림을 가지고 방법을 찾아나선다.


 

그림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과연 신계는 어디에 있는건지, 신계속으로 들어갈 수는 있는건지
엄청난 궁금증을 가지고 몰입하며 단번에 읽었다.


 

처음엔 결말의 궁금함이 커서 펼쳐지는 모든 이야기를 결말에 맞추기 바빴다.
그러나 읽어가는 과정에서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 때문에
어느덧 결말의 궁금함보다 그 과정에서 작가님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스스로를 낮춰야 하고, 넓게 시야를 가져야 하고, 믿음이 있어야 하고, 도울줄 알아야 하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하고, 무시하지 말아야 하며, 속이지 말아야 하고.등
책 속에 등장하는 도인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들이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잘못된 우리들을 꾸짖는거 같아서 뜨끔하기도 하고 반성하게 됐다.


현실에서 안주하지 못하고 신계를 찾아 떠도는 그는 부패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순수한 영혼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병들어 있는거겠지.


 

신계가 등장해서 혹여 판타지같은 내용일까 내심 걱정했는데
지극히 현실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시에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역시 글을 읽는 재미와 함께 따끔한 충고가 담겨 있는 것은 에세이나 소설이나 같고 작가님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러고보니 책속에 등장해서 이끌어 주는 도인의 모습이 이외수 작가님의 모습과 비슷한거 같기도 하다.

 

더이상 그 누구도 신계를 찾지 않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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