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의 심리학 - 잘못된 기대로 힘들어하는 12가지 이유
선안남 지음 / 소울메이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주변의 기대에 내가 얼마큼이나 책임감을 느끼고 어떤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기대감에 대한 생각들이 적당한건지, 아니면 심한 압박정도인지 가늠해보고 싶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저자의 싸인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을 기대하든 당당하고 담담하게"라는 말.
이 글을 보는 순간 이 책을 읽으면서 인정하기 싫었던 내 모습을 똑바로 들여다보게 될 것 같은 생각에 단단히 각오를 하게되었다.
그리고 다 읽은 후에는 조금은 편해질 것 같다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핑계같지만 여러가지 상황들이 주변에 기대감을 주었고, 그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나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하면서 살았다.
열심히 하니 그에따른 만족할만한 결과도 있고, 그래서 다 괜찮은걸로 아무 문제없이 잘하고 있는걸로 알며 살았다.
조금은 싫거나 힘든 내색을 해도 될 것을 기대감으로 무마시키고 있었다.



"모든 기대를 다 들어주려고 한다"
"기대 때문에 억지로 뭔가를 한다"
"기대에 맞추려고 주변의 눈치를 본다"
"타인의 기대로 나를 보며 위축된다"를 포함한 12가지 주제로 나누어지고,
쉽게 읽는 심리학 분야인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실례를 들어서 정신없이 쏙 빠져들었다
평소에 들어본 심리학 용어도 나와서 정보적인 도움도 되었고, 편하게 흐름에 따라 쭉 읽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심하게 공감을 많이 해서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마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몇번이나 뜨끔했는지 모른다.
책 속의 내용이 잘 몰랐던 부분도 물론 있지만 잘 알고서도 애써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이 많아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가 너무 과하게 생각했던 것도 많고, 불필요하게 겁내했던 것도 많고,
타인의 기대치 이상을 오히려 스스로 내가 나에게 하고 있었다.


기대의 심리학을 통해 마음이 차분히 정리된 느낌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버린다거나 바뀔수는 없겠지만
부담감, 압박감등을 조금은 내려 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한결 가벼워졌다.


내 자신을 조금 더 솔직히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마지막 장을 덮을때는 기대감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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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이영수(듀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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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듀나의 단편소설집이라는 말을 보고 처음에는 외국 작가인줄 알았다.
이전에는 단편소설이나 판타지장르는 이상하게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잘 읽지 않았는데
몇몇 괜찮은 단편소설을 접한 후는 단편소설도 눈여겨 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판타지장르는 한참을 생각해보고 읽게 된다.


 

이 소설은 단편소설인데다가 판타지 장르이기까지 해서 어쩌면 나에게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다분한 책이였다.
'무한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지'라는 말에 아직 한국 작가책중에 상상관련 판타지를 읽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 무한이라는 표현이 궁금했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무한 상상,어디 얼만큼인지 한번 보자" 라는 생각도 있었다.

 

"동전 마술"이라는 첫 이야기부터 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어느 한 장소에서 동전을 던지면 마치 마술처럼 공간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 후에 우연히 그 동전이 공간 이동을 하듯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상황.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다음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번엔 머리위에 물음표를 달고 다니는 남자가 나온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또 인터넷속에서 허상의 인물을 만들어내고, 그 인물이 또 다른 인물을 만들어내고 결국은 내가 만들어낸 인물끼리 교제를 한다.
성녀 동상이 몇십년 동안 걸어다니기도 하고, 여우골에서는 사람을 홀려 껍데기를 벗기기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먹는 브로콜리를 연상시키는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는 털이 복슬복슬한 초식동물이 브로콜리로 등장하는데

그 브로콜리를 잡아먹으면서 엄청난 혈투가 벌어진다.

정말 SF적 상상의 이야기속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장을 덮고 있었다.


현실의 세계를 이야기 하는 것 같으면서도 절묘하게 어느순간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
다른 공간에서 헤매다보면 또 현실의 공간으로 슬쩍 넘어온다.
상상력이란 이런것인가?
어떻게 똑같이 이 땅, 이 시간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인데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지 마냥 신기할 뿐이다.


이해 못해서 헤매다 끝난 이야기도 있지만 굳이 이해하거나 무엇인가를 찾을 필요는 없다.
그냥 무한 상상력에 빠져서 함께 마음껏 상상을 해보고 느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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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인 유럽
구현정 글 사진 / 예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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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북카페를 좋아하게 되었다.
전에는 가까운 곳에 북카페가 없어서 한번 북카페를 가려면 마음먹고 나가야 했기때문에 자주 못갔지만
이젠 동네에 정말 좋은 북카페가 생겨 자주 들린다.


집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북카페에서 향기로운 차와 함께 안락하게 제공되는 분위기는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북카페에 놓여있는 책을 살짝 엿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많은 북카페를 가본것은 아니지만 정말 예쁘게 꾸며놓은 북카페부터
도서관을 방불케하는 큰 공간의 북카페,
개인서재같은 북카페,
아담하고 소소한 북카페까지
같은 북카페라고 해도 개성이 있어서 공간이 주는 매력도 크다.


 

그녀는 독일에 살면서 그녀의 일상속에 녹아있는 북카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책을 좋아하고, 북카페를 사랑하는 그녀가
독일, 프랑스등 유럽에서 보았던 북카페의 이야기를 난 마냥 부러운 눈으로 함께했다.


우리는 북카페가 그렇게 흔하지 않지만 유럽에는 소소하게 있는 동네 북카페부터
전문적인 문학의 장이 열리기도 하는 대형 북카페까지 종류도 수도 다양하다.
또 잘 갖추어진 북카페도 있지만 어디든 앉아서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면 훌흉한 북카페가 되는 문화가 정말 부러웠다.


 

북카페가 주는 마음의 여유와 편안한 휴식감을 알기에
그녀의 북카페 발자취를 따라 마음만이라도 동행하면서 여유로움을 맘껏 느꼈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눈으로가 아닌 그녀와 함께 북카페에 함께 앉아서 들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자 유일한 사치중의 하나라고 한다면
바로 북카페에 가서 향긋한 커피와 베이글과 함께 책을 마음껏 읽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며칠씩 아니 몇주씩 계속되는 야근에 피곤하지만 북카페에서의 몇시간이면 충분히 위로가 된다.


이렇게 큰 즐거움과 행복감을 주는 북카페.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
나의 다이나믹한 이벤트도 함께 하는 재밌는 북카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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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 - 개정판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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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줄 알았다.
이전의 박범신 작가님의 책에서 느꼈던 치열하고 먹먹한 느낌을 또 받을줄 예상했다.
핏빛 표지와 강렬한 제목. 30여 년에 걸친 잔인한 사랑이라는 말에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이 너무 보란듯이 맞아 떨어져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사랑. 참 대단한 사랑이 많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지독한 사랑이 있다.
서영우, 민혜주, 노상규. 그들은 도대체 어떻길래 평생을 그렇게 사랑하나에 모든 것을 바치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모든것을 넘어설 수 있었던 영우와 혜주.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이 더 많았는데 그들에게 함께 하고 안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아프면 그만 놓아버릴만도 한데, 그만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는데

죽음까지 가야했던 그 사랑을 지켜내는 그들이 참 안타깝고 아프다.

 

혜주를 갖기 위해 잘못된 사랑을 선택하고 그녀를 괴롭힐 수 밖에 없었던 상규.
그에게 있어서 사랑은 그런 것이였다.
표현이 서투르고, 너무 앞서가는 엄청난 사랑이 그 자신도 감당할 수 없었던 사랑.
잘못된 사랑 방식이였지만 한 순간도 혜주의 마음을 가질 수 없어서 외롭고 쓸쓸했을 그 사랑 또한 안타깝고 아프다.


 

시대적 환경이 달랐다면, 그들의 배경이 달랐다면 조금 더 편하고 쉬운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버릴 수 없는 사랑.
가장 아름답기도 하지만 참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는 사랑.
단 하루의 만남이 평생을 그리워하는 사랑이 될 수도 있고,
몇년간의 죽을 것같은 사랑이 한 순간에 끝나버리기도 하는 사랑.


 
그들은 사랑을 각자의 사랑의 모습으로 지켜냈다.
치열하고 지독하고 가슴 시리게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가는 그 여정에 동참하면서
함께 지독하게 마음 아팠지만 외등 하나 밝혀 놓아야겠다.


분노, 두려움, 외로움을 없애기 위한 외등이 아닌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의 외등을 말이다.

 

작가님이 1993년에 문화일보에 연재하다가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미완성으로 남겨두었던 것을
이렇게 다시 완성 시켜서 정말 다행이다.
그들의 외등을 무사히 밝힐 수 있게 되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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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벌레 여자 - 윤대녕 장편소설
윤대녕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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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작가님은 이름만 들어보고 처음 접하는 책이다.
작가님도 궁금하고, 제목도 궁금해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인 사슴벌레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궁금함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기억을 잃은 남자가 등장해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채 시청역에서 눈을 뜨게 된 남자.
눈을 떴는데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고, 자신의 이름조차도 기억할 수 없다면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경찰서를 찾아가야하나? 병원을 찾아가야하나?


그 남자는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면서 자신이 눈을 뜬 시청역에서 마냥 기다린다.

 

그러다가 문제의 그녀를 만나게되면서 위험한 선택을 하게된다.
자신의 기억이 아무것도 없으니, 자신의 존재가 없으니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시켜서 그 기억이라도 가지고 그 사람 복사물로 살기 위한 선택.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시키면 왼쪽 어깨에 사슴벌레문신이 생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과 그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에 새겨지는 사슴벌레문신이 오묘한 느낌을 준다.


 

아무런 기억이 없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억을 찾을때까지 열심히 살아가는것이 좋은지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시켜서 존재로서의 증명은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복사물처럼 되버리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자기계발서가 아닌 소설을 읽으면서 나란 사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름,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해서 정체성이 있는 것인지, 허울만 있을 뿐인지.



결국 그 남자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자리가 원래 있던 자리인지,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될 자리인지는 모른다.
다만 확실히 알 수 있는건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다.

읽으면서 아날로그적인 면과 함께 디지털적인 면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좋았고,
몰입되서 재밌게 읽으면서도 전하려는 메시지가 느껴져서 좋았다.

 
처음 접한 윤대녕 작가님이지만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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