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벌레 여자 - 윤대녕 장편소설
윤대녕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윤대녕 작가님은 이름만 들어보고 처음 접하는 책이다.
작가님도 궁금하고, 제목도 궁금해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인 사슴벌레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궁금함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기억을 잃은 남자가 등장해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채 시청역에서 눈을 뜨게 된 남자.
눈을 떴는데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고, 자신의 이름조차도 기억할 수 없다면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경찰서를 찾아가야하나? 병원을 찾아가야하나?


그 남자는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면서 자신이 눈을 뜬 시청역에서 마냥 기다린다.

 

그러다가 문제의 그녀를 만나게되면서 위험한 선택을 하게된다.
자신의 기억이 아무것도 없으니, 자신의 존재가 없으니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시켜서 그 기억이라도 가지고 그 사람 복사물로 살기 위한 선택.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시키면 왼쪽 어깨에 사슴벌레문신이 생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과 그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에 새겨지는 사슴벌레문신이 오묘한 느낌을 준다.


 

아무런 기억이 없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억을 찾을때까지 열심히 살아가는것이 좋은지
다른 사람의 기억을 주입시켜서 존재로서의 증명은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복사물처럼 되버리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자기계발서가 아닌 소설을 읽으면서 나란 사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름,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해서 정체성이 있는 것인지, 허울만 있을 뿐인지.



결국 그 남자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자리가 원래 있던 자리인지,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될 자리인지는 모른다.
다만 확실히 알 수 있는건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다.

읽으면서 아날로그적인 면과 함께 디지털적인 면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좋았고,
몰입되서 재밌게 읽으면서도 전하려는 메시지가 느껴져서 좋았다.

 
처음 접한 윤대녕 작가님이지만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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