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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방금 전 까지 이야기.
유튜브에 나오는 거 다 사실이라며.
이젠 더 이상 TV를 안 보겠다는 이야기 아닌 이야기.
도대체 왜 이런 세상이 온 건지.
누구 말을 믿고 못 믿고를 따지는 세상.
이젠 얽혀버린 실타래.
네트워크 광고 초기 소니는 빨간 실타래를 표현했다.
어디 있든 이어지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인터넷.
하지만, 이젠 그 실타래가 꼬이고 꼬여있다.
더 이상 AI를 말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복잡하고 다단계의 소용돌이, 늪에 빠진 듯.
미디어 숲에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저자는 강성호.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현재 금융위원회 서기관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는 네트워크 속 삶에 익숙해져 있다.
이젠 손에서 핸드폰과 인터넷을 떠나보내면,
뭘 해야 하나 고민하는 현대인들이다.
아침에 기상하면 첫 일과는 핸드폰 찾기다.
화장실, 밥 먹을 때, 씻을 때, 도무지 손에서 놓지 못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현대인들의 직장생활이야 고죽하랴.
네이버나 SNS를 통해 뉴스를 보고 댓글을 단다.
쿠팡이나 위메프, 지구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상품을 구입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울리는 “당~근~”.
당근마켓 없이는 물품거래가 힘들다.
주말이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경기 배달특급을 통한 음식구입 등.
연결의 현대인.
저자에 따른 표현법으로 우리는 초연결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이런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수익 발생의 원리가 기존 경제 질서와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를 관찰하고 감독하는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하는 현직 서기관으로 우리 사회의 경제 질서가 정보혁명을 통해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100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어떻게 만년 적자기업인 쿠팡은 이렇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쿠팡은 과연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을까?
카카오그룹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높다. 두 기업의 기업가치는 각각 20~30조 원, 10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IBK기업은행의 기업가치가 약 7조 원이니, 이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다.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는 간편결제, 쇼핑, 택시, 지도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들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이들이 금융기관들과 벌이는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한편, 와츠앱 메신저와 페이스북 메신저는 세계 메신저앱 시장을 정복했다. 그러나 왜 중국은 위챗을, 한국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을까?
이 책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들을 제시한다.
어떻게 적자기업들이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의 작동원리와 이들이 구사하는 경영전략이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기업들(전통적 기업들을 플랫폼 기업과 대비해서 일컫는 말)과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플랫폼 기업이 무엇인지, 네트워크 경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네트워크 경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사회를 바꾸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네트워크라는 말은 무수히 많이 들어봤지만,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24시간 내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살면서도 무심코 지나쳐 버린 탓이다. 그러나 이 사회가 네트워크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는 이상,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산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연결 자체가 권력이 되고 돈이 되는 현대 사회의 작동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결국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은 전체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정보혁명이라는 화두로 출발해서 양면시장 이론을 토대로 플랫폼 기업이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경제의 특성을 살핀다.
2장은 네트워크 경제의 주인공이자 새로운 경제 권력으로 진화한 플랫폼 기업과 뉴파워의 부상에 대해 다룬다.
3장은 플랫폼 기업들이 어떠한 경영전략을 구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4장은 정보와 데이터가 금융자본주의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미래 금융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논한다.
5장은 미래를 대비해 우리가 고민해 볼 만한 새로운 제도와 소유권이라는 개념 위에 서 있는 기존의 자본주의가 존속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플랫폼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모든 일에는 항상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톡도 여러 사례 중 하나다.
비용을 지불하고 문자를 보내는 것이 당연하던 세상을 살다가 이제는 훨씬 편리한 실시간 문자 대화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공짜 점심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원리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저자는 플랫폼 기업이 가진 양면시장의 속성으로 그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양면시장은 비용을 지불하는 쪽과 혜택을 보는 쪽이 다르다.
그래서 혜택을 보는 쪽은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과거에는 금과옥조로 여기던 자본주의 원칙이 부정되는 세상에 이미 우리는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책은 기존 자본주의 기본 원리와 다르게 작동하는 네트워크 경제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벌써 네트워크 경제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다. 지금 세상은 예전에 모두가 상식처럼 받아들였던 자본주의 기본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원리에 따라 정해지지 않고 개인의 소유권보다는 사회적 공유가 더 중시된다.
시장 독과점은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철저하게 규제해 왔지만 이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은 당연시되고 있다.
그 외에도 과거와는 달라진 경제법칙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모두 네트워크 경제 효과에 따라 파생된 현상들이다.
이런 변화를 깨닫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관성대로 경제활동을 이어 간다면 그 생명력은 그리 길게 가지 못할 것이다.
인간적인 자본주의란 무엇인지 사뭇 고민에 빠진다.
진정 사람을 위한 공유적 사회 경제의 시대를 바라볼 수 있을까?
** 네트워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네트워크는 우연한 만남, 혈연, 친구, 종교, 경제, 정치 등 다양한 계기로 형성된다. 목적에 따라 촘촘하게 연결되기도 하고 때로는 느슨하게 연결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생각, 기술, 자원, 인력을 교환했고, 그 교환과정에서 전염병과 잘못된 신념, 악습과 같은 해로운 것들이 뒤섞이기도 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얽히고설키는 과정과 그에 대한 인간의 대응은 인류의 역사가 되었다.
**만남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연결’이다. 플랫폼은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한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연결되고, 그들과 일상을 공유한다. 플랫폼 기업은 친구 외에도 여러 사람과 우리를 연결하기도 한다. 네이버는 나와 언론사를 연결한다. 쿠팡은 나와 판매자를 연결한다. 에어비엔비는 나와 숙박 제공업체를 연결한다.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 앞서 말한 카카오톡, 결혼정보회사와 같은 사례다. 양면시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하는 쪽과 혜택을 보는 쪽이 다르기 때문에 혜택을 보는 쪽은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혜택을 보는 쪽이 받는 돈을 ‘교차 보조금cross-subsidy’이라고 한다. 양면시장은 다른 누군가가 나 대신 사용료(교차 보조금)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작동하는 것이다.
**네트워크가 가져온 권력 이동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조직이 부여한 권력은 이전 같지 않으며, 이제는 네트워크 스스로가 권력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공식적인 위계질서가 권력을 부
여했다면, 이제는 더 많은 연결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권력을 지니게 되었다.
**네트워크 경제는 ‘더 많은 노동시간 = 더 많은 소득’이라는 공식도 붕괴시킨다. 노동과 소득 간의 비례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전통적 경제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버는 구조였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
**기업이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는 오늘날 자본주의 모습을 ‘감시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라고도 일컫는다. 감시자본주의란 우리의 일상 행동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의 자본주의다. 구글과 카카오가 우리의 검색기록을 활용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감시자본주의의 전형이다.
**SNS는 동질적인 정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규합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당’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정당은 뉴파워가 만들어낸 현상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운다. SNS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 세
력은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이들은 더 많은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구글이 웹사이트를 큐레이션하는 비결은 바로 ‘링크’에 있다. 링크는 특정 웹페이지로 바로 넘어가기 위한 주소를 말한다. 구글은 특정웹페이지를 가리키고 있는 링크가 많다면, 그 웹페이지는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많은 페이지에 인용될수록 신뢰성을 부여하는 검색어 처리방식을 ‘페이지랭크Page Rank’ 알고리즘이라 하는데 구글은 이를 활용했다.
아무래도 세상의 흐름이 바뀔 때 걱정과 불안이 앞 선다.
대체 이 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
누가 왜 무슨 목적으로 이 사회를 만들고 규정하고, 규제하는가?
참 아이러니하다.
인간과 기술의 발전이 결국 인간의 삶의 흐름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잘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이 생이 마감되는 날까지 우리가 배우는 이유다.
네트워크 초연결사회속 인간으로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