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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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일언중천금.

말 한마디로  천냥빛도 갚는다.

언행일치.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말에 관한 속담은 우리 삶에 수 없이 많다.

그 만큼 말에 관한 중요성을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탓이리라.

 

비극은 그의 혀 끝에서 시작됐다.

다소 의미심장한 제목의 책.

아니, 다소 어리둥절, 갸우뚱하게 만드는 책.

도대체 어떤 책일까?

왜 비극이 그의 혀 끝에서 시작된걸까? 

이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책.

 

사실 책 표지를 살펴보면,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아, 하!

 

이 책은 박소진 교수님과 이미정 대학원생의 공동저작물이다.

말에 관한 이 분들의 일반학 개론이라고나 할까.

 

박소진 교수님은 이력이 좀 특이하다.

대학졸업후 무역회사를 다녔고, 결국 심리학과에 입문한 케이스.

덕성여대에서 심리학, 동대학원 임상심리학 전공, 발달심리 및 발달장애 심리학 박사를 수료. 현재 덕성여대 심리학과 출장중인 교수님.

한국아동청소년가족지원협회 회장, 덕성언어심리연구소 수락점과 서초점을 운영중이다.

 

이미정 대학원생은 졸업후 아동 관련 일을 하면서 언어치료에 관심을 갖고,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언어치료학 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덕성언어심리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이 두 분의 글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두 분 모두 여성, 그리고 결혼전인 분이 계시다는 점이다.

결혼하기 전인 30대 중, 후반의 시각이 녹아든 말에 관한 책.

 

사실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영화이야기가 많이 섞여선지 전혀 어렵지 않다.

낯설기보다 오히려 친숙함이 전해지는 책.

내가 본 영화, 그리고 내가 들어봤던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이미정 저자는 맺음말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말은 우리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행복을 주기도 한다. 우리의 관계 속에서 말은 결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사를 이해하는 데 심사숙고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이 책의 주제와 일맥상통하는 일화가 책 속에 가득 녹아있다.

 

아, 참 음....박수진 교수가 머릿말에서 말과 관련된 재미있는 심리학 책이라고 소개했는데,

이 책 참 흥겹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연예인 가쉽이 적절히 섞여있기 때문이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해와 상처,

진실혹은 거짓,

분석과 공감,

실수와 유희,

표정과 몸짓

 

이 책의 제목처럼 혀 끝의 중요성은 우리의 온 몸과 일상생활에서 표현되고 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듯,

각종 오해와 호감, 비호감, 안티가 되는 건 한 순간이다.

내가 하는 이 말 하나. 음성 한 마디가 바로 결정타가 되는 것이다.

 

사실 책의 제목은 올드보이 이야기가 담긴 1장의 소제목에서 따 왔다.

영화 올드보이 속  최민식이 연기한 오대수.

그의 15년 감금은 말을 잘못 흘린 탓에 생긴 복수였다.

그것도 가족사를 전체 뒤흔든 사건으로 말이다.

 

"오대수는 말이 너무 많습니다"(우진의 대사)

 

해야 할 말을 가려해야 하는데도 그는 말을 너무 쉽게 퍼나르는 죄를 저지른 것이다.

 

저자들은 말의 힘을 너무나도 잘 아는 듯 싶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자신들의 경험담과 체험, 상담사례, 일상에서 마주하는 TV드라마, 영화를 차용해 한 사례 한 사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속 오스카의 대사속에서 말의 힘을 차용한다.

혀 짧은 여배우, 말더듬이, 말아톤, 마를린 먼로 등 우리 주변에 흔한 영화 드라마 연예인 등 가쉽적인 이야기를 손쉽게 꺼내온다.

말의 기제작용과 언어의 발달, 음성학 등 학문적 영역을 적절하게 섞으면서 말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저자들의 고민이 책 속에 그대로 녹아있는 점이다.

자신의 체험사례가 가명이든 실명이든 책을 읽는 독자는 그녀들의 체험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나이많은 여자가 홀로 살아간다면 다 뭔가 장애가 있는 것인가?

전문성을 위해 뒤늦게 뛰어는 바쁜 시간속에서 연애할 상대를 못 찾은것을 왜 이상하게 바라보는가?

 

내가 만난 남자들, 그리고 여자들의 심리를 모르는 남자들.

사실 촉이 좋은 여자보다야 무딘 남자들이 말에서 당연하게 밀린다.

 

상대방에게 듣기 좋은 말 한마디를 건네더라도, 상황에 맞는 적절한 찬스를 살려해야하지만,

실제로는 어렵다. 무딘 남자어투가 던지는 사랑의 표현이라고는 '응'이 다일지도 모른다.

가장 마음에 든 여성에게도 그저 무뚝뚝하게 다가서고는 '네가 좋아'라는 말 하나로 모든 감정을 다 풀어낸 것 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남자의 감정을 그저 촉으로 해석해야하는 여자는 또 어떤가?

그 남자의 몸짓, 언어속에 감춰진 손끝, 눈동자, 흔들리는 몸가짐속 행동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찰하고 왜 그런 몸짓속에 꿍꿍이가 있는지를 파악하는껄까?

 

책은 그저 쉽게 한 장을 넘기겠지만, 그 담겨진 언어의 무게만큼은 절대 가볍지 않다.

영화 이야기에 고개를 끄떡이지만, 내 삶의 언어습관은 어떤지를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과연 난 언행일치를 하는 삶인가?

내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가 바로 내 인생을 대변하는지,

내 행동이 내가 평소 주창한 대로 이어지는지,

왜 난 언어습관이 이렇게 멈춰있는지를 고민한다.

 

이 책 안에 담긴 언어,

그 말의 중요성이 또 화두로 떠오르게 만든다.

 

난 왜 책을 읽는가?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내 혀 끝은 과연 비극을 만들것인가? 아니면 희극을 만들어 낼 것인가?

 

바로 이 순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또 한번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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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2-03-0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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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2-03-13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