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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나의 아저씨.
얼마전 세상을 달리한 이선균 배우의 자살 건으로 다시본 드라마.
드라마는 좀 어둡다. 하지만, 희망을 이야기한다.
마음의 평안, 해피엔딩. 좋은 마무리.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약자의 편에서 자기를 응원하는 이를 위해 꿋꿋하게 살아가는 중년 회사원의 모습이 사라졌다.
파견직 어린 여사원과 정규직 상무가 되는 부장의 순수한 지지와 믿음이 줄거리였다.
1.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2.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 마라.'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다.'
'파이팅 해라.'
그렇게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숨이 쉬어져.
고맙다.
옆에 있어줘서.
3.
다 아무것도 아니야
쪽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행복할게.
[작품 중 대사]
누구가의 잘못으로 세상을 등진다는 건 쉬운 게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
사실 잘 모른다.
지금껏 들어본 이름은 어느 시 작품 속에서다.
■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지음 | 센텐스 펴냄 | 208쪽 |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출판사 센텐스가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출간했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 작품 13편의 설명 및 해석, 마음 깊이 기억할 212개의 문장을 소개한다.
북 큐레이터 박예진이 풍부한 인문학적 해석과 함께 20세기 대표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의 작품을 한 권의 책에 엮어냈다.
후대에도 꾸준히 회자되는 버지니아의 명문장을 영원히 소유함으로써, 우리는 삶의 힘이 되는 그의 문장들로 우리 삶을 바꿔나갈 수 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바탕으로, 버지니아는 그의 명료한 생각과 아름다운 상상을 글로 그대로 옮겨낸다.
‘자기만의 방’에서는 언제든 사회에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우리 모두를 돌아보게 할 수 있다.
‘등대’를 통해서는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인생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센텐스 출판사는 의식의 저편 너머로 버지니아의 생애를 아우르는 문장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버지니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출 때 우리는 드디어 자아를 돌보고 자립과 자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문장의 자취를 따라,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부터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문장의 자취를 따라,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깨달아보라는 출판사의 친절함이 돋보인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목차
프롤로그 문장의 기억, 문학의 소유
Part. 1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다
1-1.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A Room of One’s Own_자기만의 방
1-2.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소리 Three Guineas_3기니
1-3. 내면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여행 The Voyage Out_출항
Part. 2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2-1. 시공간을 초월한 의식의 흐름 The Mark on the Wall_벽에 난 자국
2-2. 결혼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Night and Day_밤과 낮
2-3. 인생에서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Jacob’s Room_제이콥의 방
Part. 3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3-1. 개의 공간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Flush_플러시
3-2. 남성과 여성이라는 분리를 넘어서 Orlando_올랜도
3-3. 삶과 연극은 어떻게 다른가 Between the Acts_막간
Part. 4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4-1. 내면의 흐름에 따른 스토리 미학 To the Lighthouse_등대로
4-2. 영혼의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The Waves_파도
4-3. 생의 유한함과 영속성 사이에서 The Years_세월
부록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Writer’s Diary_버지니아의 일기
에필로그 버지니아 울프의 유서
저자 : 버지니아 울프 (Adeline Virginia Woolf)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파도』,『현대소설론』 등과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과 속편 『3기니』 등이 있다.
1927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등대로』를 발표하며 소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올랜도』, 『물결』, 『세월』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왔던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 책 속으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A Room of One’s Own_ 자기만의 방
사색하며 대학교의 잔디밭을 거닐던 ‘나’를 한 관리원이 막아섰다. ‘나’에게 허락된 것은 자갈길뿐이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여자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거친 자갈길을 걸어 대학교 도서관을 향해 갔다.
그러나 도서관은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대학 측은 여자가 도서관에 출입하려면 연구원과 동행하거나 소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불합리한 사회적 제재에 씁쓸한 감정을 느끼며, 왜 여성은 남성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여성에게만 경제적 풍요와 안정을 누릴 수 없게 하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고민으로 뻗어 나갔다.
sentence 001
Lock up your libraries if you like; but there is no gate, no lock, no bolt that you can set upon the freedom of my mind.
원한다면 도서관은 잠궈도 됩니다 : 하지만 당신에게는 자유로운 나의 사유를 가로막을 문도, 잠금쇠도, 나사도 없다.
sentence 002
That a famous library has been cursed by a woman is a matter of complete indifference to a famous library.
유명한 도서관이 여성에 의해 저주받았다는 사실은 도서관에 대한 무관심이자 무지입니다.
sentence 003
Chastity ... has, even now, a religious importance in a woman’s life, and has so wrapped itself round with nerves and instincts that to cut it free and bring it to the light of day demands courage of the rarest.
순결이라는 것은 여성의 삶에 있어 여전히 종교적으로 중요하기에, 그것을 자유롭게 벗겨내어 세상의 빛으로 가져오려거든 특별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sentence 004
If only Mrs. Seton and her mother and her mother before her had learnt the great art of making money and had left their money, like their fathers and their grandfathers before them, to found fellowships and lectureships and prizes and scholarships appropriated to the use of their own sex, we might have dined very tolerably up here alone off a bird and a bottle of wine.
시턴과 그녀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돈을 벌어 그들의 아버지가 했듯 돈을 남겨두었다면, 그리고 여성을 위해 미래의 연구, 강연, 상금과 장학금을 모아두었더라면, 우리는 여기서 한 마리의 새와 와인 한 병을 마시며 꽤 괜찮은 만찬을 즐겼을 겁니다.
이제 배경은 대영박물관으로 전환됩니다.
‘나’는 지식인이라 불리는 몇몇 남자가 여성에 관해 저술한 책들을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여성을 형편없는 존재로 규정하며 무시하고 있었다. ‘나’는 무엇이 남성들을 그토록 당당할 수 있게 해주었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결국 ‘나’가 도달한 답은 ‘고정된 수입’이었다.
‘나’에게는 숙모의 유산이 있었다.
유산은 ‘나’의 앞으로 매년 500파운드(약 4,700만 원)가 지급되었고, 이 수입은 키 큰 남자의 고압적인 형상 대신 드넓은 하늘의 경관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대부분 여성에게는 삶을 유지할 수입이 없었다.
남성은 정복과 지배를 사명으로 삼다.
이때 인류의 나머지 절반인 여성이 자신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은, 그들이 권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 되죠.
남성이 여성을 열등하게 바라보는 원인을 ‘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 본문 중에서
난해하다고 인식되는 ‘의식의 흐름’ 기법조차 버지니아 특유의 명쾌함과 예리함을 가릴 수는 없었다.
여러 가지 물상, 자연현상의 의식적 표현 등 버지니아의 글은 때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의 문장의 아름다움은 후대에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출간 당시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을 뿐만 아니라 문학과 인문학의 세계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버지니아.
그는 실험적인 작품 활동으로 현대인의 내면세계와 복잡한 심리를 탐구하였으며, 여성 문학의 대표자로서 주체성과 정체성에 관한 깊이 있는 고찰로 많은 이들에게 찬란한 희망을 주었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 글쓰기의 핵심을 깊이 파고들어 그녀의 작품을 정의하는 심오하고 현재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비교하며 살펴본다.
버지니아는 금전적 자유가 여성에게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경제적 자율성을 부여하고, 개인 공간은 창의성과 사색을 위한 중요한 신체적, 정신적 공간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통찰은 그녀의 페미니즘 사상의 초석이며 버지니아 자신의 다작 작가 경력이 번창할 수 있었던 조건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섹션에서는 전통적인 서사 구조에서 벗어난 버지니아의 실험적인 소설인 '제이콥의 방'을 살펴본다. 이 작품에 대한 논의를 통해 그녀가 언어를 사용하여 생생하고 몰입감 넘치는 세계와 복잡한 캐릭터를 창조하는 동시에 사회적 규범과 기대치를 미묘하게 비판하는 능력을 드러내었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통해 버지니아의 독특한 스타일, 언어에 대한 숙달, 문학과 페미니즘 사상에 미친 깊은 영향에 경의를 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엄선하고 분석하여 그녀의 문학적 공헌의 깊이와 폭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팬, 문학 애호가 또는 페미니즘 문학의 진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에 대한 풍부하고 상세한 고찰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재조명하고 그녀가 남긴 문장의 지속적인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13 작품 속 문장들
그리고 그녀의 초상과 아래 한 줄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13작품을 다 읽지 못했으나. 추려진 문장과 보태진 이야기로 작품의 내용을 알 수 있을 듯하며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렇다 보니 이 책 한 권이 버지니아의 13 작품에 대한 총평 또는 전체를 아우르는 멋진 서평인 듯싶기도 하다.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다.
브론테 자매의 사례를 들어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경험 부족이 작품의 한계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토로합니다.
여성들은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두 배로 확대하는 마법과 매혹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돋보기 역할로 남성의 모습을 비쳐주었다.
나는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간단하고 평범하게 중얼거릴 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겠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마세요.
두 사람이 여러 해 동안 함께 지내다 보면 그들은 서로의 신체적 존재에 대한 의식을 잃어버립니다.
그들은 혼자 있을 때처럼 행동하고 서로의 답을 기대하지 않으며 결국 외로움 없이 고독의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둠 속에 있어요. 우리는 알아내려고 노력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한 사람의 의견보다 더 터무니없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요? 사람들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나는 어디서나 당신을 봅니다. 별들 속에서도, 강에서도, 나에게 당신은 존재하는 모든 것입니다.
인생에 대한 이상한 점은 수백 년 동안 모든 사람에게 그 본질이 분명히 드러나 있었지만, 누구도 충분한 설명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런던의 거리는 지도가 있지만 우리의 감정은 아직 탐험되지 않은 영역이다. 이 구석을 돌면 무엇을 만나게 될까?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우리의 가슴속에 자신의 믿음을 타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욕망보다 강한 열정은 없다.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것을 타인이 낮게 평가한다는 감각만큼이나 사람의 행복의 뿌리를 자르고 분노로 가득 채우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무서운 깨달음이 어디 있을까?
우리가 이 충격을 어떻게든 버텨내는 것은 과거가 우리를 한쪽에서 보호하고 미래가 다른 쪽에서 보호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행복은 조용하고 평범한 것에 있다.
책상, 의자, 종이칼이 꽂힌 책.
나이란 얼마나 끔찍한지~늘어가는 나이란 모든 능력을 하나씩 깎아내리면서도 그 중심에는 살아 있는 무언가를 남겨두는 것이다.
책은 총 4가지의 파트로 분류하며 파트별로 3가지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 속 글들과 함께 번역본을 싣고, 인문학적 해석도 함께 들어있다.
그리고 한 작품이 끝나면 작품의 주제를 담고 있는 문장을 필사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따로 필사책에 쓰는 것도 좋지만 책에 직접 필사함으로써 이 책을 완성하는데 참여하는 듯 한 뿌듯함을 안겨 주는게 참 좋았다.
특히, 보라색 표지가 그녀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내는 것 같아 잘 어울렸고, 사이즈도 포켓사이즈라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좋았다.
sentence 022
Though we see the same world, we see it through different eyes.
우리는 같은 세상을 보지만, 다른 눈으로 봅니다.
도서관에 가려면 연구원과 동행하거나 소개장이 필요한 시대,
남자의 세계들로만 이루어진 시대에 태어난 그녀는 묻는다.
'셰익스피어'에게 그를 능가하는 재능을 가진 누이가 있었다면 그녀는 과연 인정받는 작가가 될 수 있었겠냐고.
그만큼 많은 차별을 겪고 여성의 권리를 얘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페메니즘의 관점을 유지하기 보다는 남녀모두에게 얘기한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라고.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다.
다른 누구의 삶을 부러워하고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 '만약 누군가 저를 구할 수 있었다면 그건 당신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만난 남편 '레너드 울프'의 사랑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지만, 그런 삶이 우울증과 신경쇠약증세를 고쳐주는건 아니다.
점점 악화되어 가는 그녀의 마지막 선택이 가슴 아프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반짝일 필요도 없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될 필요가 없다.
버지니아 울프.
책을 읽다보니 원래의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에 순응하거나 반항하기보다는 좀 더 앞선 생각을 하고, 주체적으로 표현해냈던 그녀의 위대함에 감탄하게 된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 관심있던 분들이라면 여성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한 작가의 작품 전체를 조감하고 그 가운데에서 의미 있는 문장만을 뽑아 깊이 분석해 놓은 참으로 매력적인 책이다.
구성이 특이하고 새롭다.
한 권으로 한 작가의 문학세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다니, 참으로 멋진 기획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버지니아 울프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먼 나라의 낯선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시인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속 이야기가 생각날 뿐이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누구인가.
‘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정교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20세기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선구적 페미니즘을 넘어 인류애를 주장했다.
의식의 흐름의 기법을 실험하는 등 독창적인 서술을 남겼다.
1941년 정신 질환 재발을 우려하여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소개글 가운데 모더니즘, 선구적 페미니즘, 의식의 흐름 등이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페미니즘이라면 지금도 유리천장이니 뭐니 해서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문제가 아닌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읽으며 누군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멋진 해결책을 만들어 낼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식의 흐름’ 기법도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읽어 가면 쉽사리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주제별로 4개 파트로 나누어 각 파트에 세 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말미에 ‘버지니아의 일기’를 첨부하여 전체 13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Part.1 〈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다 〉
- 자기만의 방, 3기니, 출항
Part.2 〈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
- 벽에 난 자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Part.3 〈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
- 플러시, 올랜도, 막간
Part.4 〈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
- 등대로, 파도, 세월
부 록 버지니아의 일기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가 주어진다면 더 훌륭한 여성 문학가가 탄생할 것이다.'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은 돈(경제적 자유)과 자기만의 방(시공간적 자유)이다.’
‘여성이 남성을 대체하거나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견고한 가부장제를 해체하여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며 이 책을 되새겨본다.
수 많은 작품속 그의 영상들이 주마등처럼 의식의 저편에 흘러간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음이 슬프다.
버지니아 울프.
그녀 역시 이제는 볼 수 없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밖에 없다.
시대를 앞서간 그녈 다시 생각해본다.
좋은 작품은 시대를 떠나 되새겨 펼쳐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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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와 이벤트 정보를 알고 싶다면 네이버에 센텐스출판사를 검색하세요! :D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