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고 싶은 수학
사토 마사히코.오시마 료.히로세 준야 지음, 조미량 옮김 / 이아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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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고 무척 고민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특히 아이들과의 첫만남에서 어떻게 호기심을 자극할지 다양하게 궁리하고 준비한다. 보통은 앞으로 배우게 될 수업의 역사나 발전과정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있는 프로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동기 유발을 시도 하기도 한다.

첫시간을 그럭저럭 넘기고 나면 다음부터는 연간, 월간, 주간 교육계획의순서대로 수업을 하면 된다. 하지만 정해진 진도대로 비슷한 내용의 수업이 계속 된다면 지루한 시간이 될게 뻔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방법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특이하고 재미있는 문제를 전자 칠판에 띄워두는 것이다.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오면서 쓱 읽어보고 질문을 해 댄다.

"이 문제는 뭐예요?"

"한 번 풀어볼래? 이거 멘사 문제야!"

나의 대답을 듣고 난 아이들은 멘사 회원에 버금가는 지능을 인정받기위해 자신의 머리를 쥐어짜 본다. 엄청 진지하게.

재미있는 문제 풀이를 하고 난 뒤, 멘사 문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뻥(?)을 치고 수업 내용에 있는 문제 들을 띄워서 같이 풀어본다. 그런 날은 아이들이 한시간 내내 문제만 풀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

[풀고 싶은 수학]의 내용이 딱 그랬다. 세상 모든 것들을 수학 문제의 도구로 이용하고, 다소 엉뚱한 것들에 질문을 던진다.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서 특이한 규칙을 찾아내기도 하고, 문제의 헛점을 짚어 질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밝힌다. 문제의 재미에 푹 빠져서 풀이의 어려움을 즐기도록 했다. 종이컵을 이용하고, 주사위, 바둑돌, 볼트도 도구가 된다. 치즈 한조각을 가장 합리적으로 나눠먹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가로 세로로 서있는 사람 중에 가장 큰 사람을 찾아내기도 한다.

어찌보면 무심히 넘겼을 일들에서 질문거리를 찾아 냈다는 게 더 대단하다. 한마디로 호기심이 발동할 수 밖에 없도록 재미있는 문제를 제시해 놓은 책이었다.

이 책에 있는 23가지의 문제로 만으로도 2,3개월 정도는 충분히 아이들과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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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산책
다니구치 지로 지음, 주원일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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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구치 지로의 만화를 매우 좋아한다. 그의 만화를 좋아해서 여러권 소장하고 있다. [열네살],[아버지],[선생님의 가방],[개를 기르다], [느티나무의 선물], ... 이렇게 적어 보니 꽤 많다.

지난 두어달이 참 힘들었다. 이사를 했고, 새식구를 맞았다. 추석을 쇠었고, 집들이도 두어번 했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좀 들떠있었다. 무리해서인지 몸에도 조금씩 신호가 왔다. 조금씩 쉬어가라는!

이사한 집 바로 옆에 맨발동무 도서관이 있다. 지지난 일요일에 혼자 산책을 하고 도서관에 들렀다. 책을 둘러보는데,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가 눈에 띄었다. [창공],[에도산책][K(케이)]를 빌렸다.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세권 모두 읽었다. 다니구치 지로는 늘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특히 [에도 산책]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창공]이나[K]가 주는 감동과 드라마틱한 즐거움은 없었지만 잔잔함이 내 마음에 큰 위로였다. 앞으로 5년 안에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본받고 싶은 미래가 그곳에 있었다. 물론 에도라는 도시를 뜻하는 건 아니다.

유유자적하며 에도를 산책하는 주인공의 삶이다.

천천히, 찬찬히, 에도산책.

에도는 도쿄의 옛이름이다. 말하자면 도쿄시내를 산책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일보를 이척삼촌의 폭으로 정확하게 걸으려고 애쓴다. 물론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정확한 보폭으로 걸어서 도쿄시내를 측량하고 있는 것이다.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 걸음수를 헤아리며 곳곳을 누비는 그의 눈에 비치는 에도의 모습을 눈에 담고, 거리를 측량한다.

그냥 거리 풍경일때도 있다. 자연현상이나 동물에 대한 단상이 그려지기도 한다. 꽃이피고, 녹음이 지고, 단풍들고, 눈발이 날리며 계절이 바뀐다. 시장에서 만담가를 만나기도하고, 하이쿠작가를 만나 같이 별을 보고, 여름해변에서 썰물에 밀려온 고래를 보기도 한다. 낮잠을 자며 빈둥거리는 날도 있지만 천천히, 찬찬히, 에도산책을 한다.

이제 나도 중년을 넘어 장년에 접어든 나이가 되었다. 천천히 찬찬히 책을 보든, 글을 쓰든, 산책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마음을 위로해준 에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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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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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시리즈중 여섯번째책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 나왔다. 앞선 허풍담들이 너무 재미 있었기 때문에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싶었다. 또 어떤 기찬 일들이 일어날까? 한 껏 기대하며 책을 들었다.

북극 허풍담의 주인공들이 흐트져 살고 있는 그린란드 지도

앞장에 있는 그린란드 지도다. 허풍담의 주인공 사냥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린란드 서북쪽에 뛰엄뛰엄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주 모여 술을 마시고 파티를 연다.

소제목 부터 훑었다. 지골로, 공중비행, 옌센 왕의 위스키, 창립1897년에 빛나는 즐거운 덴마크 산악회, 바다 이야기, 유별난 우회, 아서, 기생충, 터무니 없는 거짓말.

이번엔 그중 마지막 이야기인 터무니 없는 거짓말 이 북극 허풍담의 표제가 되었다.

내가 보기에 가장 허풍담이란 제목에 맞는 이야기는 [공중 비행]이었다. 비행기 밑에 달린 그네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니 정말 기상천외한 허풍이지 않은가!

그들 중 덴마크에서 함부르크까지 비행을 하고 돌아온 헤르베르트는 난생처음 경험해 본 일을 친구들에게 약간 거만하게 자랑한다. 친구들이 다 놀라워하고 부러워하는데, 듣고 있던 밸프레드가 자기도 비행기를 타 보았다고 말한다. 물론 헤르베르트처럼 긴 여행은 아니었고 수상비행기의 발판에 달린 그네를 타고 하늘을 날아보았노라고. 물론 허풍이다. 그렇지만 아무도 비행을 해보지 못했으니 불가능하다고 반박할 수도 없고, 진짜로 비행을 해본 헤르베르트는 자신보다 앞서서 비행을 해보았다는 친구가 있으니 더 이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할 수 없어져버렸다. 물론 그린란드에 비행장도 비행기도 없던 시절이니 이런 허풍이 가능했던 것이다.

산악회 사람들에게 곰이 나타난 듯 속여서 술을 훔쳐 먹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마지막 에피소드[ 터무니없는 거짓말]은 정말 간담이 서늘했다가 안도 했던 이야기였다. 자칫 큰 사고로 모두 죽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웃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술이 원수다.

북극 사냥꾼들에게 술은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이기도 하고, 상처를 소독하는 약이기도 하며 친목을 다지는 음료이고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절대적으로 고독한 땅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외로움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돈도 명예도 필요하지 않은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북극 허풍담 시리즈가 또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책이 출판 된다면 꼭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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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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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 출판되면 관심이 동한다. [개미]이후로 출판된 많은 책을 읽어왔다. [행성1,2]도 꽤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무엇보다 전쟁과 테러 후 인간세계에 닥친 감염병을 다루었다는 데에서 시기적으로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서 전 인구는 지구의 1/8로 줄어들었다. 같은 인간들이 저지른 재앙에 의해서!

사실 지구에는 인간만이 존재해 온건 아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마치 자기들을 위해서 다른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는 듯이 군림해왔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엄청나게 불어난 쥐들이 인간을 위협하고 있고, 그 쥐들을 퇴치하기 위해서 고양이가 나섰다. 

[행성1]에서는 뉴욕이 주 무대다. 그런데 뉴욕도 이제 안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로봇 공장이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공장으로 이동한다. 천신 만고 끝에 그곳에 도착하지만 그곳도 완전히 안전하지는 못하다. 쥐들의 우두머리 티무르는 인간 이상으로 현명한 쥐니까. 

쥐들이 쳐들어 오자 인간들은 티무르 군단을 섬멸하기위해 핵무기 사용을 검토한다.  이 모습에서 참 인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인간들은  쥐 대장 티무르만도 못하다.  당면한 목표를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핵무기를 사용하자고 하는 인간의 발상에 고양이 바스테트가 말린다.

여태껏 인간은 지구의 주인을 자처했다. 다른 동물이나 식물을 자신들 마음대로 하다가 거의 멸종시키다시피  해 놓았다. 그런 뒤, 일촉 즉발 위기 상황이 닥쳤는데도 정신을 못차린다.

인간이 보여 주는 집단 이기심은 지금의 지구 상황과 똑같다. 자국 퍼스트만을 외치며 자국을 위해서 타국을 희생시키거나 개발도상국을 더 발전하지 못하게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 선진국의 이기심이 그대로 이소설에 드러난다. 그 상황에서도 차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자신의 권력을 굳히고,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한다.

결국 고양이 바스테트 무리들이  문제를 해결한다.

베르베르는 [행성1,2]로 고양이 3부작을 마무리되었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필력에 찬사를 보낸다.

순서가 많이 꼬였지만 [고양이][문명]도 꼭 읽어야겠다.

순서가 많이 꼬였지만 [고양이][문명]도 꼭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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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ㅣ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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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소설[페스트]를 다시 읽었다. 카뮈의 [이방인]을 읽을 때처럼 매우 허무하고, 뭔가 절망스럽기도 하여 잘 읽히지 않았다.  사실 지난 달에 다 읽었지만 이제 서야 몇 자의 감상을 남기고 있다. 


7월 한달 내내 참 바쁘고 생각할 일이 많았다. 한 인간이 평생을 살면서 자주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최근에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분양 받은 집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첫 아이가 장성 해서 가정을 이루려니, 이것 저것 신경 쓸 일이 많기도 했다. 분양 받은 집은 지난 토요일에 잔금을 치고, 현관 열쇠를 인도 받았다. 아직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나가지 않아 당장 이사를 할 수 없지만 마음은 한결 홀가분하다. 큰 아이 결혼이 다소 변동이  있었지만 예정한 날짜에 진행될 것 같다. 

이제야 [페스트]를 읽은 것에 대한 감상을 조금 남길 여유가 생겼다. 


[페스트]는 프랑스의 작은 도시 오랑에 페스트가 퍼지면서 도시와 시민이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격리되고 외부와의 연결도 단절된다. 결국 시를 폐쇄하게 된다.


취재를 하러 왔다가 오랑에 격리되고 마는 기자, 성당에 온 사람들에게 신이 페스트라는 전염병으로 신앙심이 약해진 인간을 벌 주는 것이라고 역설하는 신부, 묵묵히 환자들을 돕는 도덕적인 사람들, 전염병으로 인한 혼란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사악한 무리 등, 페스트가 창궐하는 가운데 각기 다른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나중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염병 창궐이 시민 모두가 힘을 합해야 물리칠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사람들이 봉사대를 만들어 페스트와 맞서게 되고, 그들이 힘쓴 뒤에야 점염병이 점점 물러나게 된다.

의사 리외는 페스트가 완전히 물러간 게 아니며 잠자코 웅크리고 있다가 언젠가 사람들이 방심하게 되면 다시 도시를 죽음의 공포에 몰아 넣게 될 거라고 경고며 소설이 끝난다.


리외의 경고가 코로나로 되살아 난 게 아닐까?

[페스트]를 읽는 내내 지금의 코로나 상황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페스트는 쥐가 옮기는 병이고 코로나는 바이러스 성이라는 게 다를 뿐 전염병이라는 건 같다.

코로나가 퍼진 지난 2년 반 동안 전 세계의 엄청난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페스트가 퍼졌던 오랑시에서 처럼 폐쇄되어 생이별하는 가족이나 연인들이 있고, 엄청난 사람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그런 가운데서도 마스크, 소독제 등 어떤 이는 돈 방석에 앉기도 했다.

시 당국이 보이는 모습도 지금과 매우 비슷했다.


코로나가 아직 물러가지 않은 중에 [페스트]를 읽게 되어 더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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