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도시의 아이들 바다 도시의 아이들 1
스트루언 머레이 지음, 마누엘 슘베라츠 그림,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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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딸아이가 비건을 선언했다. 평소에 베지테리언이었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굳이 비건을 선언한 이유를 물었더니, ‘해양 환경 관련 다큐를 시청하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라고 했다.

지금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건 꼭 다큐를 시청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영상으로 확인하고 나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바다 도시의 아이들]은 가상의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앞으로 50년에서 100년 후 정도의 지구의 미래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현재 지구는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자꾸만 높아지고, 육지가 바다에 잠기고 있다. 나는 처음부터 이야기가 주는 흥미로움보다 ‘최후의 도시’는 왜 그런 모습으로 되었을까에 더 신경이 쓰였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최후의 도시’도 밀물에 도시의 일부가 잠겼다가 썰물 때는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즉, 도시가 생겼을 때는 육지였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 그곳에 건물을 지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밀물에 밀려온 고래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바다에 잠겼던 성당 지붕에 걸리면서 벌어진다. 그 고래 뱃속에서 소년이 살아나오고, 사람들은 소년을 악마의 화신이라며 처단하기로 한다.

소년을 처음 고래 뱃속에서 구해낸 엘리는 그 소년이 화신이 아니라며 소년을 살리기 위해 애쓴다. 화신을 잡아야 도시의 안녕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는 집행관과 소년을 지키려는 엘리와 친구들은 쫓고, 쫓길 수밖에 없다. 반전이 거듭될수록 엘리의 행동이 너무나 이해가 되고, 그녀와 친구들을 응원하게 되었다.

‘처음엔 소년은 과연 화신일까?’를 따라가다가 나중에는 ‘화신의 몸속에 깃든 악마를 어떻게 몰아내고 살아남을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완전히 집중해서 읽었다.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선이 악을 누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상실을 경험하거나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면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할 것같다.

단순한 주제인 것 같지만 참으로 깊이 고뇌할 수밖에 없는 주제이기도 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서 참 행복한 독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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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원정대 책 먹는 고래 15
유영주 지음, 찰리C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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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숏 4인방, 아니 4묘방이 모였다. 그들이 모인 이유는 그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고양이라면 쥐를 잡아야지!

어디서? 우리나라 토종 고양이들이 쥐를 잘 잡기로 소문났으니 해외로 원정 가는 건 당연한 일!

 

금바다(金海) 시장의 애묘 마루와 여러 이유로 동물보호 센터에 맡겨진 고양이 쭉정이, 초롱이, 만두가 한팀이 되어 영국으로 차출되어 보내진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지금 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에서 간 네 마리 고양이들은 낯설고 물설은 머나먼 타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거기다 막중한 임무를 잘 완수하고 국위 선양까지 해낼까?

 

[길고양이 원정대]를 읽으면서 내내 키득키득 웃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웨스트 민스터 궁전의 쥐들을 소탕할지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고양이들의 문제 해결력이 딱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정도라서 더 공감이 갔다.

 

우리나라 토종 고양이들은 야생 본능을 간직한 사냥의 달인이란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사실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길고양이들이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키우던 고양이를 내다 버려 길고양이가 되었고, 그들은 생존 본능에 의해서 야생성이 살아나 생태계를 위협할 정도가 된 것이다. 다 인간들이 자초한 일이라는 게 개탄스럽다.

 

온 가족이 다 함께 [길고양이 원정대]를 읽고 길고양이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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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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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을 읽고

 

[꿀벌과 천둥]은 일본 하마마쓰 시에서 실제로 열리고 있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모델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피아노 콩쿠르를 소재로 이렇게 섬세한 글을 쓸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

소설 구성도 발단=참가 등록, 전개=1차 예선, 위기=2차 예선, 절정=3차 예선, 결말=본선으로 콩쿠르의 전 과정과 딱 들어맞는다. 물론 이야기 전개가 실제로 2차 예선이 위기이고 3차 예선이 절정이라는 말은 아니다전혀 그렇지 않다고도 말할 수는 없지만.

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음악에 흠뻑 빠져 있었다. 소설 도입부에 콩쿠르가 진행되는 동안 연주될 곡을 표로 만들어 제시해 주었다. 그래서 순서대로 소개된 곡을 틀어놓고 책을 읽었다.

보통 이야기가 재미있으려면 콩쿠르 참가자들 간의 경쟁, 시기, 질투가 있다거나 콩쿠르 우승을 위한 음모나 암투가 있어야 하지만 이 소설에는 그런 게 없다. 주인공을 방해하는 반동인물도 없다. 한 명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구조가 아니다.

콩쿠르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뿐 아니라 심사위원, 무대 매니저, 피아노 조율사 등, 사람들이 이야기 속에 촘촘하게 들어와 있어서 모두가 주인공으로 느껴진다.

콩쿠르에 참가하는 피아니스트들은 지역 예선을 거쳐서 온다. 그러니 각 나라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콩쿠르에 참가자들이 어렸을 때부터 대체 얼마나 긴 시간을 피아노를 마주하며 보냈을지, 아이가 누려야 할 즐거움을 얼마나 참아가며 부모와 어른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왔을지(p24), 돈과 시간이 얼마나 투자되었는지!

콩쿠르에 우승하는 게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으며, 미래가 보장되거나 앞날이 확 열리는 것도 아니라며, 연민의 눈으로 바라본다.

콩쿠르 참가자들은 자신이 왜 피아노를 치는지,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말 피아노를 사랑하는지, 이 길이 자기의 길인지, 콩쿠르를 준비하고 예선을 한 단계씩 거치면서 정체성을 찾아간다. 마음이 따뜻하다

그리고 음악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가 즐기는 거라고 말한다

소설 속의 참가자들이 피아노를 치게 된 동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손에 이끌려 피아노 학원에 다니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거기서 청음이나 연주 테크닉이 탁월해서 천재성을 보이면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라흐마니노프, 리스트, 쇼팽. 작가가 곡을 해석하는 능력과 곡에 담아내는 서사는 상상력이 어마어마하다. 나도 곡을 들으며 작가가 해설해주는 작품의 서사를 느껴보려고 애써보았다.

내가 살아온 발자욱과 작가가 살아온 세계가 다르니 같은 서사를 그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그가 말하는 정서를 공감할 수는 있었다.

아무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참 행복한 독서를 했다.

하이쿠를 읽는 듯한 아름다운 문장들과 위기와 절정이 없어도 충분히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아쉬움이라면 딱 일본 소설이구나라고 느낀 점과 만화 [피아노의 숲]의 소설 버전이라고 느꼈다는 거다. 오히려 [피아노의 숲]이 재미 면에서는 월등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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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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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게 된 건 우연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사서 선생님이 요즘 아이들이 엄청 읽고 싶어 하는 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인용이라 애들에게 대출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라니!

제목이 눈길을 확 끌었다. 책 뒷면의 소개 글을 조금 읽어보니 인터넷에 회자 되던 내용이었다. 아마도 낯선 작가라 소개 글을 읽고도 주목하지 않았었나 보다.

야쿠마루 가쿠. 이 작가의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다.

 

책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주인공은 15년 전, 비행을 저지르는 삶을 살다가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는 야쿠자에게서 도망치기도 지쳐 그만 생을 마감하려 한다. 그때 우연히 만난 어떤 노파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그녀는 도와주는 댓가로 누구를 죽여서 대신 원수를 갚아 달라는 것이다. 당장은 아니고, 지금 교도소에 있는 그들이 만기 출소를 하는 15년 후에!

그녀와의 약속을 거의 잊은 채 평온한 삶을 이어가던 그에게 편지 한 통이 온다.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하고.

 

독자의 관심을 확 끈다. 노파는 분명 죽었을 텐데 누가 편지를 보냈을까? 그리고 주인공은 과연 죽은 노파의 소원을 들어주며 은혜를 갚기 위해 청부 살인을 감행할 것인가? 그렇게 한다면 그의 가정은 어떻게 되지?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사건 수습에 나서면서부터는 뒤가 궁금했다. 나는 개과천선해서 잘살고 있는 주인공이 어떻게든 난국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기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이야기가 풀릴 리가 없다.

소설을 읽는 처음부터 관계 설정이 조금 어설프다는 느낌이었다.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범인에 대한 정보를 너무 과하게 흘렸다. 추리소설을 조금 많이 읽는 독자라면 틀림없이 초반에 이야기의 전개를 눈치챘을 것이다. 작가가 복선이라고 생각하며 보여주는 내용들이 나에게는 힌트로 읽혔다.

예상한 인물이 범인이라 좀 허무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 작품이기는 했다. 사형제도에 관하여, 성폭행범의 출소에 관하여.

 

소설의 결말이 조금 불만이다. 사회적 추리 소설 치고는 꽤 마음이 따스했다. 결말에 여운이 없었다.

야쿠마루 가쿠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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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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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월 23일부터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방과후수업과 학원, 모두 휴업 중이다. 3월이 후딱 지나고, 4월에 접어들었지만 상황이 좋아지는 것 같지 않다.

  바깥엔 매화가, 개나리가, 목련이 그리고, 드디어 벚꽃이 한창이다. 봄이 왔지만 봄을 맞이할 수 없다. 春來不似春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을 말하면서 일주일만 아무일하지 않고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일이 딱 끊기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남아돌아가니 밥벌이를 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래! 걱정한다고 일이 해결 되는 것도 아니고 책이나 읽자.”

  그동안 사 두었던 책들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미미여사의 추리소설로 시작했다.

  먼저읽은 [솔로몬의 위증1,2,3]은 잡다한 고민을 다 날려줌과 동시에 제도권 속에서의 교육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사건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어서 대체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손에 든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1,2]다. [솔로몬의 위증] 매권 700페이지, [기사단장 죽이기1,2] 매권 600페이지. 시간이 철철 넘치니 책의 두께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미야베 미유키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많이 다르다. 속이 시원한 탄산음료와 향이 은은한 녹차의 차이 같다고나 해야 할까?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는 내내 나는 깊은 명상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조명과 소리를 줄이고, 가만히 눈을 감고 머릿속 생각을 몰아낸다. 최소한의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고, 감은 눈에는 눈꺼풀을 통과한 가느다란 빛이 느껴진다. 점점 감각이 무뎌지고 바닥과 닿은 엉덩이의 무게만 남는다.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시간이 흐를수록 몸과 마음이 따로 따로 존재하는 것 같다.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뇌리를 가득 메우다가 명상에 빠져든 나는 존재 자체를 망각해 간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간직한 형이상학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포로 암시한 주제가 다 드러나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러 이야기들처럼 꽤 기묘했다.

  초상화 전문 화가인 ‘나’는 아내의 갑작스런 이혼 요구로 집을 나와 별거하게 되고, 친구의 시골집에 머무르게 된다. 그 집에서 저명한 일본화 화가인 친구 아버지가 그린 그림과 만나게 되면서 기이한 일들과 맞닥뜨린다. 그 그림에는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60cm짜리 [기사단장]은 이데아라고 자칭하며,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에 깊숙이 관여한다.

  나는 그림 속 기사단장, 즉 이데아는 세상이 만든 관념의 틀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구시대에 형성된 왜곡된 사고이거나, 꼭 청산해야할 묵은 빚 같은 것일 수도 있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익숙해진 사회의 통념 같은 것이라고.

  작가는 안슐루스 시기의 빈에서 저지른 나치의 만행을 이야기하고, 난징에서의 일본군에 의한 중국인 대학살도 말한다. 그 일들은 지나간 역사이지만 그냥 묻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역사라면 또는 잊지 말아야할 진실이라면, 꼭 되짚어서 규명하거나 진실을 밝혀야 역사는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나의 이데아를 죽임으로써 세계가 변해버리지 않나요?”

  “그야 변하고말고. 그도 그렇지 않나? 하나의 이데아를 말살했는데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런 세계가 대체 얼마나 의미 있을거라고? 그런 이데아는 또 얼마나 의미 있을라고?” -2권 p342

  ‘나’는 기사단장(이데아)을 죽여 사회 통념을 깨뜨리고 한 단계 나아갔다. 다음단계에서 [기사단장 죽이기] 그림 속 인물인 긴얼굴(메타포)이 안내하는 2중메타포의 터널을 통과한다. 2중 메타포를 빠져나옴으로써 나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오로지 나의 의지로 내가 누구인지,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천착하고 제대로 직시해서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본능과 감추고 숨겨둔 본모습을 알게 된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 읽고 나서, 역시나 무라카미의 다른 소설처럼 이 소설에도 니체의 사상이 짙게 깔려있다고 느꼈다.

  ‘나’-낙타(기존 세계의 가치-이데아), 멘시키-사자(자유를 찾은 정신-메타포), 마리에-어린아이(새로운 자유, 또는 혁신?). 거기다 여동생(고미치)-딸(무로)로 이어지는 것은 니체의 영원회귀를 떠올리게 했다.

  이 소설의 바탕에 깔린 철학이 심오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마치 동화나 환타지처럼 잘 읽혔다.

   [기사단장 죽이기]는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중에 [태엽감는 새]와 매우 비슷한 구조다. 두 소설에서는 아내의 부재, 우물(=잡목림의 구덩이), 난징 대학살(=관동군이 일으킨 전쟁), 이웃집 소녀 등이 비슷한 플롯이다. 하지만 [기사단장 죽이기]가 훨씬 스토리도 탄탄하고, 개연성 있는 구성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다면 [기사단장 죽이기]로 받을 것 같다.

  청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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