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번역이 쉽다고?
김서정 지음 / 책고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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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되어 출판된 책을 볼 때면 때론 도저히 우리 정서와 맞지 않아서 실망하게 되는 작품도 있다. 서양인들은 같은 말도 빙빙 돌려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우리와는 어순이 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단테의 신곡] 은 시다. 시는 일종의 노래다. 그냥 서사만 번역한다고 의미가 다 전달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내가 신곡을 처음 읽었을 때는 특별한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 다시 읽으니 종교적인 성숙도 있었겠지만 시의 느낌을 살리는 번역이라서 훨씬 잘 읽혔다.

아이들 책도 마찬가지다. 같은 작가의 책도 번역자에 따라 많이 다르다.

내가 김서정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마리아 니콜라예바의 [용의 아이들]을 읽으면서이다.

우리 아이들중 첫 아이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둘째는 유치원, 세째는 임신중이었다. 아이가 셋이나 되니 자연스럽게 나의 모든 코드가 교육에 꽂혀 있던 때였다. 나는 아이들이 좋은 책과 만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좋은 책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 그때 내 수준은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는 계몽사 아동문학 전집 정도였다. 그 때가 변화가 시작되고, 책이 쏟아져 나오는 시절이었다. 386세대가 민주화 운동을 넘어서 교육운동으로 넘어가던 시대이기도 했다. 우연히 한 도서관에서 주체한 동화 작가와의 만남에서 어린이 책읽는 어른들의 모임 [얼레와 연]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모임의 멤버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어린이 책에 관한 공부도 하고 진짜 그림책과 동화책을 직접 읽기 시작했다. 국내 작가의 아동문학 비평서 뿐만아니라 외국작가의 안내서도 찾아읽었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이오덕 선생인의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 [원종찬 평론] 등등을 읽었고, 외국 서적으로는 마쓰이 다다시의 [어린이와 그림책]과 마리아 니콜라예바의[용의 아이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책을 고를 때 기준이 생겼다. 전집으로 한꺼번에 구입하지 않겠다는 것, 그림책도 작가와 출판사까지 따져서 사자는 것, 꼭 나와 남편의 입말로 읽어 주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도 많을 것이다. 아무튼 그뒤 아이들과 서점 나들이를 하면 아이들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게 하고, 그 책을 사 주는 조건으로 내가 추천하는 책도 꼭 함께 사게 해서 읽어 주었다.

김서정 작가님의[어린이 책 번역이 쉽다고?]를 꼼꼼하게 읽었다. 작가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작가님은 이 책에서 어떤 책을 아이에게 골라 주어야할지 알려준다.







 

위의 사진은 아이들의 주의을 집중시키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 성공한 책들의 텍스트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김서정 작가님의 이런 세세한 것들을 고려하면서 번역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번역에 대한 내용을 읽었을때는 번역을 또다른 창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충분히 공감했다. 우리말로 도저히 번역이 되지 않는 말이 분명히 있고, 그 느낌이라도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번역하는 분들이 얼마나 힘들게 고뇌하는지를 잘 알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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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인사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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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면서 꼭 W.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을 읽고 있는 착각에 빠지곤했다.

화자의 서술 방법도 다르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도 다른데 왜 그럴까?

아마도 화자가 어떤 인물이 살다간 흔적을 따라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 같은 소설이기 때문인가보다.

[현기증, 감정들] 속의 네 가지 이야기 모두 어떠한 장소가 어떤 인물과 연관 되어 그 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밤인사]도 비슷하다.

[현기증, 감정들]은 스탕달, 카프카 등 작가들을 생각하며 읽었고, [밤 인사]에서는 발터 벤야민의 흔적을 따라가며 발터 벤야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검색해 보면서 읽어었다.

두 작품 모두 작가의 시야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잘 묘사해 놓았고, 덧붙여 상념을 일기처럼 쓴 글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현기증, 감정들]보다 [밤 인사]가 훨씬 잘 읽혔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작가가 쓴 글이니 공감하는 감정선이 비슷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밤 인사]에 나오는 묵독 모임을 보고 '참 나와 비슷한 사람이 여기도 있네'라고 생각했다.

밤 9시부터 이어진 묵독 모임 '파리-n' 은 오프라인 모임이라는 게 나와 조금 다르다. 그런데 나도 비슷한 모임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모임은 온라인 모임이고 이름이 '9시 독서방'이다. 우리는 같은 책을 묵독하기도하고 토론을 펼치기도 한다. '파리-n'도 비슷한 것 같다.

[밤인사]에서는 미나와 장(Jean)의 우정, 고독 등이 느껴지면서도 미나를 향한 윤중, 장의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작품 중에 나오는 여러 작가의 시가 참 좋았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내가 읽을 도서 목록에 올려 놓았다. 대부분 읽지 않은 작품들이었다. 발터 벤야민의 작품은 전혀 읽지 않았고,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책을 사 두고도 아직 못 읽었다. 발터 벤야민의 저작들을 찾아서 읽어야겠다.


함정임 작가의 소설도 [밤 인사]가 처음이다.

오랜만에 나와 결이 맞는 작가를 만나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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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1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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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된 까닭은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 사람은 어떻게 이루었나 궁금해서였다. 나는 어릴때 꽤 공부를 잘했다. 그렇지만 서울대는 너무 아득히 멀었다. 나름 서울대를 못간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를 다 읽고 나니 단지 핑계에 불과했던 것 같다.

작가 박일섭씨는 매우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어머니는 집을 나가 버리고 할머니 손에 자란다. 그에게 할머니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방앗간 일을 하는 할머니는 혼자 동네 구멍가게의 오락기 앞에서 노는 손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동전 몇개만 있으면 그곳에서 하루 종일이라도 놀아주니까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어쩌면 부모의 섣부른 관심보다 적당한 무관심이 박일섭 작가가 일찍부터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었던 힘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미래는 오로지 자기가 책임져야하니까 앞날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군대를 갔다와서 경북대 전자공학과에 복학하지않고 서울대 약학과를 가기 위해 다시 공부를 한다. 경북대도 엄청 좋은 대학이라서 그곳에 안주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시 도전하는 용기가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 진짜 집중해서 공부하는 의지의 한국인이었다. 40점이던 수학점수를 90점으로 끌어 올리다니. 말이 쉽지 그 과정은 진짜 힘들었을 것이다. 하루 18시간씩 수학만 공부했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박일섭 작가와 비슷한 방법으로 공부한다. 일단 강의를 열심히 듣고, 교과서를 통으로 읽는다. 그리고 개념이 서면 문제풀이를 한다. 이 방법은 단기간에 점수를 따야하는 경우엔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래서 학교다닐때 나는 벼락치기 공부는 하지 않았다. 적어도 시험 2주 전부터 했다.

몇년 전 국가고시 자격증 시험 때도 두달동안 그렇게 공부했다. 퇴근하면 저녁준비를 하면서 강의 동영상을 들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폰을 주머니에 넣고 식사준비를 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다시 계획한 만큼 교재를 보고 , 시험 일주일전부터는 기출 문제만 풀었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지만 합격했다. 그래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차곡차곡 알차게 준비했던게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박일섭 작가는 20대 초반, 죽을 만큼의 노력으로 오늘날 그가 되었다. 박일섭 작가가 엄청나게 경의롭다. 지금 마음으로는 박일섭 작가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잘 안 된다. 1년은 짧지 않다. 처음 한 두달을 마음 먹은대로 잘 실천지만 달이 지날수록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요즘 세상은 유혹도 많고, 재미있는 일도 얼마나 많은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뭔가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이 책을 읽고 큰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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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아트북
제스 해럴드 지음, 김민성 옮김 / 아르누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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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 눈에는너무 황당무개해서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었다. 슈퍼 히어로들, 슈퍼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등. 하지만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니 내가 알고 있어야 대화가 될 것 같아서 몇 편 보았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나름 재미있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그렇듯이 정신차릴 수 없었지만 재미있었다. 특히

.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하는 부분이 코믹하면서도 제일 좋았다.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라서 더 좋았다. 이 영화는 다른 마블 영화와 달리 재미만 따라가면 되는까 보기도 쉬웠다.

사실 다른 마블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려면 서양 전설이나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을 꿰고 있어야해서 정서적으로 공감이 안 될때도 많았다.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보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토르, 오딘, 프레이야, 로키, 히딘 등등.

[스파이던맨:노 웨이 홈 아트북]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책을 통해서 마블 영화 한 편이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악당들까지 멋지게 만들어 주어서 영화에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아이들이 스파이더맨에 환장하는 이유는 영화에 나오는 소품들의 디테일 때문일것이다. 아이들은 장난감으로도 출시된 그 물건들을 소장하면 자기가 히어로가 된 기분인 모양이다.


내가 봐도 멋지다. 이런 소품들을 제작해내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 주인공 의상뿐 아니라 주인공이 사용한 첨단 아이템들이 장난감으로 출시 되어 대유행을 한다.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아트북]을 보면서 이 영화를 만들기위해 힘썼던 모든 스탭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정말 천재들이 모여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나보다고 생각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어떤 히어로 영화가 성공하려면 주인공의 초능력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상황이 합리적이어야하고 사랑과 모험, 성공과 실패가 적재적소에 있어야하니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 어려운 일을 모두 해낸 제작진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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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가의 상자 - 스튜디오 지브리 프로듀서 가족의 만화 영화 같은 일상
스즈키 마미코 지음, 전경아 옮김 / 니들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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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소개글에 낚여서 읽게 되었다.

-스듀디오 지브리 프로듀서 가족의 만화 영화 같은 일상-

이 한줄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 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여러 작업과정이나 작품 탄생 비화를 소개 했나보다.' 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나는 [귀 기울인다면]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진짜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아뿔싸! 지브리와 관계된 내용이라고는 작가가 [귀 기울인다면]의 삽입곡' 칸트리로드'를 개사한 내용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의 삽입곡 중 하나인 '또 다시'를 작사했다는 것 뿐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실망스러웠다는 뜻은 아니다. 나름 내용이 참신했다.

작가 스즈키 마미코는 스펙이 화려하지도 않았고, 폼 나는 직업을 가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주 긍정적인 사람이었고, 그녀와 있으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늘 즐거울 것 같았다.

그녀의 부모님이 참 대단했다. 사회적 성취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분들이지만 자신의 집을 가까운 모든 지인들에게 개방하는 것에 많이 놀랐다. 스즈키의 집은 동네 사랑방? 아니 마을 회관 같은 곳이었다. 대도시에 사는 엘리트 지식인이 자기 집을 만남의 장소로 제공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러니 자식들은 당연히 개방적인 사고를 가졌을 것이고, 틀에 박히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스즈키 가의 상자]는 스즈키 마미코의 일상을 담담히 쓴 글이다. 첫 챕터 <스즈키의 상자>가 책 제목이 되었다. <스즈키의 상자>는 마미코의 어린 시절부터 자기 집이 어떤 분위기였는지 어떤 사람들이 드나들었는지 알려준다. 그녀는 늘 개방되어 있는 집에 돌아가면 또 어떤 사람들과 마주칠지 기대한다. 택배 상자를 열때의 설레임으로 집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 딸이 중학교에 다닐 때였다. 딸아이의 친구들이 약간 불량스러웠다. 그때 나는 딸에게 그 친구들과 만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집에 데려와서 놀라고 말했다. 아이는 친구들을 집에 데려왔고, 나는 아이들을 상냥하게 대했고, 맛있는 간식을 꼭 챙겨먹였다. 그런데 불량끼가 많았던 친구들은 우리집이 불편하다며 서서히 발길을 끊었고, 우리 딸과 멀어졌다. 그 시절 부모의 관심이 아이를 바르게 키울 수 있는 열쇠가 아닌가 싶다. 마미코의 부모님처럼!

[스즈키 가의 상자]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챕터는 <큰 가슴 탈출기>와<유방 축소술>이었다. 가슴이 작아서 남편에게 늘 놀림을 당하는 나로서는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였다. 서양 여성 중에 더러 유방이 너무 커서 축소술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키가 크지 않은 동양 여성이 그런 고민을 한다니 약간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방이 커서 그렇게 힘든줄은 몰랐다. 수술이 잘 되어서 만족한다고 하니 나도 정말 기뻤다.

<나고야 마귀할멈>편을 읽고는 참 대단한 가족이라고 느꼈다. 할머니의 그런 언어횡포에 가까운 행동을 다 견디고 미화시켜 주기까지 하다니.

아무튼 바다 건너 일본에 사는 참 밝고 긍정적인 여성의 이야기로 지난 일주일이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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