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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성지혜 지음 / 문이당 / 2025년 5월
평점 :
'논개'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변영로 시인의 시를 배우면서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아, 강낭콩 꽃보다 더 푸른/ 그 물결위에/ 양귀비 꽃보다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이 시는 정확하지 않지만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것 같다. 시의 전문을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위에 언급한 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새삼 나도 놀랐다. 저 시를 워웠던 시절에서 까마득히 세월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줄줄 외우다니!
소설[논개]를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마침 친하게 지내는 작가님이 '논개'를 소재로 글을 쓴다고 해서 였다. 지인도 멋진 글을 쓰겠지만 성지혜 작가님은 소설[논개]를 어떻게 펼칠지 궁금했다.
솔직히 이 소설의 전개가 낯설었다. 이야기에 폭 빠져서 죽죽 읽어야 하는데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상상하고 있던 논개가 꽃처럼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라 문장에도 조예가 깊고, 무예를 연마한 여장부 이미지라서 공감이 덜 되었던 것 같다.
소설[논개]에는 성지혜 작가님이 무척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논개 집안뿐만 아니라 최경회라는 의병장에 대해서도 자세히 공부한 듯하다. 그런데 논개를 최경회의 내연녀라고 표현해 놓았다. 그 시절 내연녀가 첩보다 더 좋은 위치였는지 모르지만 많이 거슬렸다. 최경회가 정식으로 첩을 삼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이 차이도 엄청 많이 난다. 거의 손녀 뻘이다. 소설에서는 논개가 어려서부터 최경회에게 글도 배우고, 존경을 넘어 연모했다고 말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았다. 뭐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논개가 목숨 바쳐 적장을 죽여야 했던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서 그랬나보다. 중반이후부터는 기생에 관한것 임란 때의 일본과 우리 나라의 정치적 상황까지 상세하게 그려주었고 의병활동에 대해서도 잘 서술해 주어서 재미를 더했다.
왜병과 맞선 2차 진주성 전투에서 논개가 황진 장군에 못지 않게 활약했다는 내용은 리얼리티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소설이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아무튼, 논개를 새롭게 해석한 소설이라서 신선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