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면 책고래마을 61
김준호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을 열면]은 초등 저학년 담임의 시선으로 반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아마도 이 반의 어린이는 25명인 모양이다. 담임 선생님까지 26명.

요즘 초등학교 한 학급의 학생수는 많아야 20명 내외다. 25명이라면 꽤 많은 편이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이 담임 선생님은 매우 행복한 분인 것 같다. 학생이 많아서.

그나마 도시라서 이 정도 학생이라도 되는거다.

시골 학교는 그야말로 전멸인 상황이다. 입학생이 드물어서. 도시도 외곽지역은 한해에 한두명만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선생님이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가면 한명, 한명 아이들의 개성이 보인다.

때론 둘이 되어 놀기도 하고 셋이 되기도 한다.

여러명이 한꺼번에 와글와글 떠들어 대면 몇명인지 알 수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면 선생님은 점점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가 되어간다.

먼 나들이라도 가게 되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고, 아이들의 천방지축 행동에 괴물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괴물로 변한 선생님의 모습은 별로 자극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어? 선생님이 왜 저러지? 우린 재미있고, 신기롭기만 한데."라고 잠깐 생각할 뿐,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에 집중할 뿐이다.

[문을 열면]은 선생님 시선으로 아이들의 일상을 잘 보여준 귀여운 그림책이었다.

이 책을 본 부모라면 누구나 학교나 교사에 대한 믿음을 쌓을 것 같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즐거운 교실,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이 있으니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
강성률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는 별 기대하지 않고 신청한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마구잡이로 내용을 줄여버렸으면 어쩌나하고 조금 걱정했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나서는 그런 걱정을 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정말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치 역사 교과서 같았다. 이렇게 알차고 컬러풀하게 구성한 책이 저렴하기까지 하다니! 감동이었다.



더구나 동양철학의 본류에 해당하는 중국 철학은 물론, 인도와 우리나라 철학까지 폭넓게 다루어 주었다. 특히 유학이 어떻게 발전해와서 우리나라의 성리학으로 꽃피웠는지 흐름을 알려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정이(이천) 선생과 정호(명도) 선생은 내가 정말 존경하는 유학자 형제분이다. 나는 주정적이고 직관적이라고 평가되는, 내가 좀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명도 정호 선생님에게 호감이 간다.



사실 나는 평생을 동양철학과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때 한학에 입문했고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다. 그러고도 공부할때마다 부족하다고 느낀다. 배운것을 자꾸 잊어버리기도 하고, 제대로 실천이 못 된 측면도 있어서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유학이 정말 나라를 망친 학문이라고 평가되는 것을 보자니 뭔가 내 할 도리를 안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이 시대에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고 까지 하니 답답하다.

유학은 정명학(正名學)이다. 이름을 바로 세우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君君臣臣父父子子 - 임금은 임금의 도리를 다해야 하고, 신하는 신하의 할 도리를 다해야하고, 아버지는 아버의 도리를, 자식은 다식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각자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학자들은 아마도 자신이 생각한 대로 제 역할을 다 했을 것이다. 물론 송시열처럼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자신의 파당에 유리한 사리사욕을 채운자들이 유학을 나쁜학문으로 인식되게 만들어 버려서 엄청 아쉽다. 나는 늘 자신에게 묻는다. 현재의 역할에 충실한가?

[청소년을 위한 동양 철학사]를 읽고, 청소년들이 동양 철학도 서양철학 못지않게 훌륭하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듄: 익스포저 (포토에세이) 듄 시리즈
그레이그 프레이저.조쉬 브롤린 지음, 채효정 옮김 / 아르누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듄:익스포저]를 받고 책을 열어보기 전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재미있게 본 영화의 후기를 읽는 마음으로 펼쳤다. 모두 잠든 한 밤중, 조용한 거실에서 혼자 깨어 책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시가 된 장면을 읽고,



조시 브롤린 배우의 마음을 읽고,



촬영 감독 그레이그 프레이저의 마음을



읽어나가면서 가슴속으로 감동이 차곡차곡 쌓였다.

'단순한 후기가 아니네. 자신들이 만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네!'

작가의 말대로[듄:익스포저]를 통해 [듄]의 영화 세트장에서 찍은 사진들과 조시 브롤린이 쓴 감동적인 시와 에세이를 즐겁게 감상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눈을 통해 영화 제작 경험과 듄의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가 창조해 낸 장엄한 우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완전히 몰두해서 보았다.

영화에서 보았던 움직이는 장면들보다 [듄:익스포저]에 사진으로 기록된 정지된 화면에서 훨씬 큰 감동을 받았다.

[듄]은 딸아이가 추천해서 본 영화였다. 솔직히 말하면 어느 신문에서 평한 대로 현실 지구를 반영하여 만든 영화라 그런지 나를 크게 감동시키지 못했다. 약간 식상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시간과 공간을 먼 미래 우주의 모래 행성으로 보냈을 뿐, 중세 유럽을 연상시키는 면에서 새로울게 없었다. 시간적 배경도 먼 미래라기보다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 기마병들이 사막을 가로지르며 싸우던 지구의 역사를 재현한 느낌이라서 때론 공감하고 때론 거부하면서 보게 되었다.

하지만 [듄: 익스포저]에서 본 사진과 제작에 얽힌 이야기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촬영장은 전쟁터 같다." 라고 하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자되고, 얼마나 많은 인력이 동원 되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이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은 아마도 전우애를 느끼지 않을까! 정말 사력을 다한다는 말이 이런 곳에 꼭 맞는 것 같다.

'듄'의 멋진 배우 티모시 샬라메나 젠데이아 콜먼을 더 빛나게 만들어 준 사람들은 [듄:익스포저]에서 소개한 모든 스텝들이었다.

[듄: 익스포저]는 영화보다 더 멋진 작품으로 거듭났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월이의 봄 책고래아이들 54
민승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승희 작가님의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녹아있는 동화가 나왔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가 주인공이다.

이 동화의 전체 내용은 귀여운 강아지 오월이의 한해 살이다. 떠돌이 개 이뿐이가 할머니 집 뒤란에 있는 빈 아궁이에 강아지 다섯 마리를 낳았다. 할머니는 여섯마리나 되는 강아지를 다 기를 수 없어서 자식들에게 강아지를 한마리씩을 분양한다.

그 중 오월이는 할머니 아들인 나리학교 교장선생님 집으로 온다. 그래서 오월이는 태백산 자락의 나리학교 아이들과 한해살이를 하며 사계절을 오롯이 맛보며 자란다.

이야기가 잔잔하고 예쁘다. 강아지를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하얗고 작은 강아지라면 더욱 그렇다. 오월이도 나리학교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오월이의 봄]에는 특별한 갈등 없이 강아지의 눈으로 바라본 시골 학교의 사계절이 가득 들어있다.

오월이는 가을 운동회에도 참가하고 겨울에는 운동장에서 눈사람도 만든다.



 

한담희 선생님이 그림을 예쁘게 그려주어서 동화가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아이들 마음도 확 끌어 당길 것 같다.

이 동화를 읽은 아이들은 반려 동물을 키우는 꿈을 꿀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논개
성지혜 지음 / 문이당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개'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변영로 시인의 시를 배우면서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아, 강낭콩 꽃보다 더 푸른/ 그 물결위에/ 양귀비 꽃보다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이 시는 정확하지 않지만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것 같다. 시의 전문을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위에 언급한 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새삼 나도 놀랐다. 저 시를 워웠던 시절에서 까마득히 세월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줄줄 외우다니!

소설[논개]를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마침 친하게 지내는 작가님이 '논개'를 소재로 글을 쓴다고 해서 였다. 지인도 멋진 글을 쓰겠지만 성지혜 작가님은 소설[논개]를 어떻게 펼칠지 궁금했다.

솔직히 이 소설의 전개가 낯설었다. 이야기에 폭 빠져서 죽죽 읽어야 하는데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상상하고 있던 논개가 꽃처럼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라 문장에도 조예가 깊고, 무예를 연마한 여장부 이미지라서 공감이 덜 되었던 것 같다.

소설[논개]에는 성지혜 작가님이 무척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논개 집안뿐만 아니라 최경회라는 의병장에 대해서도 자세히 공부한 듯하다. 그런데 논개를 최경회의 내연녀라고 표현해 놓았다. 그 시절 내연녀가 첩보다 더 좋은 위치였는지 모르지만 많이 거슬렸다. 최경회가 정식으로 첩을 삼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이 차이도 엄청 많이 난다. 거의 손녀 뻘이다. 소설에서는 논개가 어려서부터 최경회에게 글도 배우고, 존경을 넘어 연모했다고 말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았다. 뭐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논개가 목숨 바쳐 적장을 죽여야 했던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서 그랬나보다. 중반이후부터는 기생에 관한것 임란 때의 일본과 우리 나라의 정치적 상황까지 상세하게 그려주었고 의병활동에 대해서도 잘 서술해 주어서 재미를 더했다.

왜병과 맞선 2차 진주성 전투에서 논개가 황진 장군에 못지 않게 활약했다는 내용은 리얼리티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소설이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아무튼, 논개를 새롭게 해석한 소설이라서 신선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