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 강의
장의관 지음 / 미지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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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하고 있을까? 보통은 태어났으니 생명이 붙어있는한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고 말 할때도 사실 사회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라는 것보다 미래의 진로나 현재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더 많다. 말하자면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들에 대해서는.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있는 문제는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때려서 뇌사상태에 빠뜨린 사건 이다. 이 사건에서 과연 주인의 대응은 정당방위였느냐? 또는 과잉대응이였느냐였다. 법에서는 과잉대응이라고 보고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했고 그는 지금 감옥에 있다. 이 문제는 정말 애매한 사안인것 같다. 집에 도둑이 들어왔을때 인정사정 봐주면서 제압을 해야하는 문제에 봉착하는 것이니 말이다. 지금의 나는 과잉대응이 맞다고 보는 쪽이다. 그러나 진짜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을때 과연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생각하는 사회]에서 만난 문제들도 이와 비슷한 것들이었다.그런데 이책에서 언급한 [안락사는 금지되어야 하는가?]와 [부유세는 부당한 것인가?]는 정말 내가 직접 맞닥드려 봤던 문제라 몰입해서 생각하며 읽었다. 지난 4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참으로 다행 스럽게 자식들에게 안락사의 문제에서 해방시켜주셨다. 입원해 계신 중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입원하실때 자식들은 어머니의 연세가 너무 높으시고 건강 상태가 거의 최악이니 생명이 위태한 상황이 왔을때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그러나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순간 우리는 당황해서 심폐소생술뿐 아니라 인공호흡기까지 다 사용해 봤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번 잠시 호흡이 돌아오셨다가 다시 멈추었고 2차 시도에서는 회생되지 않은 가운데 돌아가셨다. 신근경색에 협심증을 앓고 계시던 어머니는 늘 "내 병이 제일 좋다 . 고통없이 바로 죽을 수 있어서."라고 하셨다. 어머니 말씀대로 점심을 잘 드시고 손자와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정말 행복한 죽음을 맞으셨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연세가 85세나 되는 분이라 자식들도 편히 보내드릴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젊은 사람이라면 내가 안락사를 결정하는 최후의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다루어준 문제들. 낙태, 마리화나, 동성결혼, 부유세,사형제도, 매춘, 과시적 소비는 여러 시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논의 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립해 갈 뿐이지 내가 그 세계에 직접 몸담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마음으로는 충분히 이해했지만 몸으로는 적응이 되지 않은 그야말로 사회문제일 뿐이라고 느꼈다.

마리화나의 문제도 그렇다. 우리나나에서는 워낙 엄격히 단속하니 일반 대중들은 쉽게 경험할 수도 없다. 대부분 연예인들이 터뜨려줘야 그런문제가 있구나 정도이다. 그런데 유럽의 몇몇국가나 미국의 몇몇 주들은 아예 규제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지나치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아이들이 접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기심을 가진다.

바로 이해는 하되 수용은 못한 전형적인 모습이라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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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라는 아이
라라 윌리엄슨 지음, 김안나 옮김 / 나무옆의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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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까지만 해도 이혼가정이라고 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 가족 중에 이혼가정이 없고 나도 이혼은 절대 안 할거라고 생각할 때 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IMF가 터지고 사회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내 가족 중에서도 큰오빠네가 이혼을 했고, 시누이네가 이혼전까지 갔다가 겨우 극복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여기저기 이혼가정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또한 이혼에 대해서 무언으로 일관하거나 굳이 밝히지 않던 분위기에서 당당하게 밝히는 분위기로 변해갔다. 그리고 동창회라도 가면 이혼한 친구들은 나오지 않던가 나와도 입을 닫았는데 요즘은 정말 당당하게 돌싱이라고 밝힌다.

이제 이혼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사회에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이혼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이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호프라는 아이]의 열한살짜리 소년 댄 호프는 이혼가정의 아이다. 그런데 어느 날 TV에서 아빠를 보게 된다. 아빠를 그리워하던 댄은 다시 아빠를 되찾기로 마음먹고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움직인다. 아빠에게 이메일도 보내고 아빠가 사는 집과 직장에도 찾아가보고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하는 환경에 관한 [에코 에브리웨어]라는 프로젝트를 지역 방송에서 보도하기로 하는 바람에 아빠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잘 자랐나를 보여줄 기회도 얻었지만 결국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엄마의 새 애인 빅 데이브 아저씨가 자신에게 아빠의 역할을 대신해 주고 있으며 자기의 절친의 아빠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재혼 가정이 합쳐져 새로운 가정을 만들게 된 것을 이야기해 준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진정한 가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해 봤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내가 이혼의 나쁜 측면에 대해서만 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뜻이 맞지 않아서 끊임없이 불행하기보다는 이혼으로 서로의 행복을 찾는게 낫게다는 생각이 들었다. 댄의 가족도 크리스토프의 가족도 이혼하고 새로 합치게 된 가정에서 훨씬 행복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혼을 다루었지만 참 따뜻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단 아쉬움이 있다면 어쩐지 책을 읽는 내내 말이 입속에서 맨도는 느낌이었다. 말들이 모두 현재 진행형이라 어딘가 어색하다. 아마도 영어 문장을 있는 그대로 해석 해 놓아서 그런것 같았다.

)오늘 모든 것이 바뀌고 만다. 그 사건이 일어난다.

이런 식이다. 번역도 창작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 어감에 안 맞는 번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이런 번역이 아니었다면 훨씬 책에 집중했을 것이고 재미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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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히 리베 디히 바다로 간 달팽이 12
변소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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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히 리베 디히]는 독일국적의 한국인 입양아, 즉 독일인과 결혼한 작가의 작품이다.

작중 주인공 카이는 한국인 엄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독일에서 살고 있는 고3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리 속을 차지한 느낌은 꼭 우리 집 큰아들 같다는 것이었다. 우리 큰아들은 지금 군대를 갔다 와서 대학 2년에 다시 복학해서 다니고 있다. 군대를 가기전에는 더 많이 놀고 더 많이 취해서 다녔다. 군대를 갔다 와서는 공부도 좀 하면서 알바도 하면서 자신의 앞가림을 더 잘 하는 것 같다. 여자 친구와는 어떻게 지내는지 부모인 우리에게는 노코멘트다. 물론 담배도 못피로 대마초는 꿈에도 꾸지 않는 순박한 대학생이다.

이 소설 속 고3 팀은 우리나라 대학생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여자 친구에게 관심이 많고 졸업시험을 통과 못할까봐 걱정하면서도 밤새 친구들과 춤추고 술 마시고 논다. 카이의 엄마 성숙은 우리나라의 모든 엄마들과 똑같은 마인드를 가진 딱 봐도 전형적인 한국여자다. ‘꼭 나랑 똑 같아!’ 를 연발하며 읽었다.

팀 놀다보면 노는데 익숙해져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수 있어.지금 말고 시험이 다 끝난 다음에 실컷 놀면 되잖아?”

내가 우리아이들에게 늘 하던 말이었다. 대안 교육을 한다는 내가 말이다. 우리 셋째는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얼마전 대안학교 부모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학부모 교육이 있었다. 거기에 강사로 오신 김명철 선생님이 그러셨다. 제발 힘을 빼라는 말을 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쓰는 힘을 빼고 무심해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자에 나오는 行不言之敎를 이야기 했다. 말로 가르치려고 하지말고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교육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부모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팀의 아빠 카이의 말이다

괜찮아 공부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착하고 좋은 심성은 아무나 가질 수 없어. , 너는 세상에서 가장 센 경쟁력을 천부적으로 타고 난 거야. 우리아들 최고!”

작품 속의 카이는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보지 않고 인격체로 대하고 있는 반면 성숙은 자식을 자신에게 붙여놓고 돌보아야하는 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간섭하고 잔소리하고 그래야 조금이라고 바로 나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꾸만 잔소리로 경계선을 그어놓으려고 한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엄마가 빼앗는 줄도 모르고.

지켜봐주면 언젠가 스스로 하게 돼 있어. 경계선은 엄마가 그어 주는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찾아서 긋는 거야.”

[이히 리베 디히]는 오랜만에 만난 참 좋은 소설이었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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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동서남북 우리 땅 3
황선미 지음, 조에스더 그림 / 조선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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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그림책[흑룡만리]를 읽었다. 제주도의 돌담으로 만들어진 밭담을 스토리 텔링해서 옛이야기로 만든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 책을 보고 제주도에 가서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온것들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황선미 작가의 [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를 만났다. 이 책을 보는 순간 꼭 읽고 아이들에게 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가가 황선미이니 내용은 보나마나 알찰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제주도를 소개할 지 몹시 궁금했다. 작가가 둘러본 곳들을 여행안내 하듯이 사진몇장을 곁들여 알려줄까? 아니면 제주도에 관한 창작동화를 한권 집필한 것일까? 책을 기다리는 동안 내가 설레며 상상해보았던 내용이다.

황선미 작가의[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는 정말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제주도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도록 진행해서 지루하지 않고 폭 빠져서 재미있게 읽었다. 제주도에 딸린 섬 중 가파도의 아이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아이들의 입과 눈을 통해 제주를 두루 알리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제주도에 관한 것들을 보물찾기라는 프로젝트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 자연그대로의 모습으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제주도에 내려오는 신화나 전설 등, 온갖 이야기들에서 제주에 깃든 정신을 알아가고, 제주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그들이 제주도를 어떻게 보전하고 싶어 하는지 알려주는 귀한 책이었다.

요즘 특히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제주도의 땅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혹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되는 건 아닌 가?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라는 말까지 나오는 걸 보면 그냥 무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우리의 소중한 제주도를 우리가 잘 보존하고 가꾸어서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흑룡만리]같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제주도를 잘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황선미 작가가 다음 차례로는 독도에 관한 책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 책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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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꿈결 클래식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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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라는 책을 보고 괴테의 작품 중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 새롭게 소개 되는 줄 알고 얼른 선택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제목으로 35년전 쯤 읽은 책이었다. 그시절의 감동이 다시 올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작품의 베르터는 괴테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베르터의 직업도 그렇고 형제도 없이 어머니와 살고 있다는 설정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유복한 환경도 그렇고 작품 속에서 괴테의 주변을 많이 엿볼 수 있다. 심지어 무도회에서 만나게 된 샤를로테 부프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되고 그녀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사람이라 결국 포기하게 된다. 그도 이 소설이 그 일이 모티브가 된 것임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괴테는 모든 문학은 작가의 경험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기까지 한다. 그 말은 나도 많이 공감한다. 자신이 전혀 조금의 경험도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란 엄청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도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이 들어가게 마련이니 영 다른 경험의 이야기라고 말하기는 곤란할 지도 모른다.

아무튼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소녀시절 내가 읽었을때의 감동은 주지 않았다. 세파에 찌들어 살아온지 30년을 넘어버린 장년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아줌마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다는게 어불성설일 것이다. 지금은 작품 속의 베르터를 이해할 수는 있어도 지지할 수는 없는 세월이 흘러버렸으니까. 맹목적으로 로테를 사랑하고 , 로테가 결혼해서 남의 아내가 된 후에도 단념이 안 되는 것까지도 그래 젊었을 땐 그럴 수도 있지. 단념이 안 되는 나이지.’ 라는 시각으로 보아졌다. 그만큼 내가 늙어버린 것이다.그리고 베르터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을때는 정말 무모하고 무가치하고 이기적이다는 느낌만 남았다.

그가 동양에 태어났다면 절대 저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身體髮膚受之父母不敢毁傷孝之始也라고 배웠을 것 아닌가.

감히 부모앞에 생을 마감하는 불효막심한 선택을 하다니!

베르터는 죽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자신의 사랑을 망친 건 아닐까? 소유하는 것만이 사랑은 아닐 텐데 말이다.

키에르 케고르는 약혼녀와 파혼하면서 결혼이라는 굴레로 그들의 사랑을 망치는 걸 원치않는다고 했다. 그런 사랑도 있는데 말이다.

50대 아줌마가 되어서 읽은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다소 실망스런 청년 베르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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