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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
최복심 지음 / 문이당 / 2015년 1월
평점 :
나 말고도 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을까?
자칭이던 타칭이던 문학소녀들 치고 셰익스피어를 사랑하지 않은? 않는 여자들이 몇이나 될까?
더구나 엄청난 다작을 했던 그를 사랑하기만 했을까?
나는 사랑을 넘어 존경하다가 글이랍시고 조금 끄적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의 천재성을 질투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우리나라에 출판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다 읽다시피했다.
어느 여름 방학엔 아예 4대 비극을 비롯한 셰익스피어의 작품만 읽었다.
4대 비극인 오셀로, 맥배스, 리어왕, 햄릿 외에도 이 소설에 언급된 십이야, 한여름밤의 꿈과 함께 베니스의 상인, 헛소동, 끝이좋으면 다 좋아, 로미오와 줄리엣등을 읽었다.
그 중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오셀로와 한여름밤의 꿈, 끝이 좋으면 다 좋아였다.
셰익스 피어를 처음 만났던 시절로부터 약 35년이 지났다.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떤 작품이 더 내 마음을 울릴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영화로 다시 만난 것들도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햄릿]이다.
그런데 책으로 먼저 만나 버려서 영화는 내게 절절한 감동으로 다가 오지는 않았다.
[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는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남녀간의 사랑과 셰익스피어가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사랑에 관한 철학들을 오마주 하면서 보여주는 이야기다.
현대를 살아가는 30대 중후반 직장인들의 일 그리고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아니면 생각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난[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에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과 '끝이 좋으면 다 좋아'를 떠올렸다.
아무튼 최복심 작가의 작품은 처음읽었다. 낮선 작가인데 엄청난 필력에 압도 되었다.
그녀의 프로필을 읽어보니 1994년에 등단한 작가였다.
어쩐지 저력이 느껴진다 했더니 그만큼의 연륜을 갖춘 작가였다.
그리고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나와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었다.
글의 내용이나 문체가 참 편하고 나의 감성과도 잘 통한다고 느꼈다.
이분은 작가의 위치에 있었고 난 비록 독자에 입장에 있었지만 같은 세월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가 이 작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였던 것이다.
아무튼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셰익스피어를 만나서 기뻤고 기대하지않았는데 "어? 이작품 꽤 괜찮은데!"라고 소리칠 수 있어서 엄청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