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급수한자 익힘책 8급 스스로 급수한자
컨텐츠연구소 수(秀) 기획 / 스쿨존에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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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한자 공부를 시키려는 부모라면 무엇을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같이 교육환경이 좋으면 굳이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좋은 교재가 이렇게 많은데 말이다.

내가 한문에 관심을 가진 것은 순전히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8남매 중, 일곱번째로 태어난 나는 전혀 어른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단지 몸이 많이 약하게 태어나서 죽을지도 모르는 딸이었다. 이미 위로 둘째와 네째를 잃었고, 당시에는 약하게 태어난 자식이 죽는 일이 흔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모는 딸에게 본능적으로 생명을 잇게 하려고 애써주었고, 난 기적처럼 살아났다. 아마도 약하게 태어나서 그나마 부모의 관심을 끌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생명을 이어가는 것으로도 자식된 도리를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아버지가 공부하는 자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당신도 일이 끝나고 집에 오시면 공부를 열심히 하셨다. 학교를 다니지 않으셨지만 한학에 밝았고, 취미가 사서오경을 읽고 쓰시는 일이었다. 지금도 아버지가 내가 공부하는 옆에서 같이 밤샘을 해주시던 모습이 선하다. 아버지 때문에 나도 한학을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공부하는 방법은 한결같았다. 무조건 한자 낱자부터 익히는 것이었다. 급수 시험이란것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도 없었고, 지금처럼 좋은 교재도 없었다. 그날 익히기로 작정한 한자를 A4용지 몇장씩 따라 써보는 게 전부였다.

[스스로 급수 한자 8급 익힘책]을 보고 참 부러웠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교재로 했으면 한자의 원리를 제대로 익히면서, 쉬우면서도재미있게 글자를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한자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가 한자 학원이나 방과후 한자 교실에 다니지 않고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교재였다.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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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수학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과학 시리즈 2
린 허긴스 쿠퍼 지음, 알렉스 포스터 그림, 이창희 옮김 / 니케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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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수학입문서를 많이 보았다. 수학이라고 하면 늘 뭔가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이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정관념에서 아이들을 해방시켜주고 싶을 것이다. 그런 노력은 중고생을 위한 조금 수준 높은 책도 있었고, 유아들을 위한 숫자놀이 책도 있었다. 물론 초등학생을 위한 책들도 아주 많다.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수학]은 초등5학년, 인생에서 수학의 기초가 정말 중요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수학의 여러 개념들을 머리 속에 콕콕 박아 주는 좋은 책이었다. 수학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해결해주고, 각 나라의 숫자의 변천과 역사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여러 영역에서의 수학, 즉 대수학, 기하학, 산술, 삼각법 등. 수학과 관련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사실은 수학이었다는 것도 가르쳐준다. 황금비, 프랙털.

수학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특히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와 있는 수학을 보여준다. 의학, 과학, 지진, 컴퓨터, 비행기.

그리고 스타 수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길지도 지겹지도 않게 아이들이 딱 알아야할 분량으로만.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수학]은 12살 뿐 아니라 막 수학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진 나이의 아이들 누구라도 읽으면 좋을 책이었다. 혹시 수학에 관심을 잃어서 수학이 재미없어진 아이가 읽어도 좋겠다. 분명 수학이 참 중요하고, 재미있고, 꼭 공부해야만 하는 학문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아니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라도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 잘 알려지지않은 여성 수학자들을 많이 소개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물론 이 책에 소개 되지 않은 여성 수학자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

수학 공부에 손을 놓은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내가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아이가 열두살이 아니어도 내 아이에게 수학에 흥미를 붙여주고 싶은 부모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번 크리스마스때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게 꼭 사 주고 싶은 수학 입문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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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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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유혹하는 글쓰기]를 읽고 매우 감동했다. 그의 소설들이 엄청 재미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글을 써서 도전했던 그의 습작 노력에 대한 감동이기도 하다.

[나사의 회전]은 스티븐 킹이 "위대하고 초자연적인 공포소설"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소설을 읽기도 전에 기대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나사의 회전]은 시작이 보카치오의 [데카메론]과 비슷하다. 데카메론이 흑사병을 피하려고 시골 별장에 모인 열명의 열가지 이야기라면, 이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고가에 모인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괴담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되는 한가지 이야기이다. 물론 화자가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니다. 자신이 짝사랑한 어느 여성이 겪었고, 그녀의 일을 글로 써 둔 것을 사람들에게 직접 읽어 주는 내용이다.

이야기의 서두를 읽기 시작한 내 느낌은 마치 [폭풍의 언덕]을 읽을때 같은 뭔가 스산하고 암울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반이 지나면서부터는 '이 거 뭐지?'하는 의문이 더 강했다. 대단히 사악하고 무서운 유령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 유령들이 뚜렷하게 나쁜 짓을 한 것도 사악하지도 않았다. '유령이 진짜 나타나기는 했나?'하는 의심만 충만했다. 작가는 끊임없이 무슨 일이 곧 벌어질 것같이 몰아가지만 실상 별 일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자신은 유령을 보았고 유령들이 아이들에게 엄청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독자를 설득하지 못하했다. 글의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고 솔직히 전혀 괴기스럽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물론 무슨일이 곧 벌어질 것같고, 반전이 일어날 것같이 이야기를 이끄는 능력은 탁월했다. 한마디로 가독성은 있었다. 소설을 끝까지 읽도록 만든 글재주는 인정한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별로 벌어진 일도 없었고, 반전도 없었다. 전혀 괴담스럽지않은 그냥 평범한 이야기였다. 끝까지 읽은 뒤의 내 느낌은 "완전 배신당했네!"였다.

스무살의 가정교사는 어린 아이들을 잘 다루었고, 아이들도 가정교사를 무척 잘 따랐다고 하는데 설득력이 없었다. 어떻게 아이들이 잘 따르게 만들었지? 라는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다. 차라리 아이 눈높이에서 신나게 놀아주었다거나 가정교사가 죽은 엄마와 닮아서 아이들이 편안해 했다고 했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기숙학교에서 퇴학당했다는 이유도 석연찮았다. 아이가 나쁜말을 했다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끝까지 알려주지 않는다. 마지막에 아이가 죽은 이유도 난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가정교사가 유령이라고 했던 전임 가정교사와 죽은 하인이 아이들의 진정한 친구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 킹은 이 소설의 어떤 면을 보고 '위대한 초자연적 공포소설,이라고 했을까?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니까 초자연 스럽기는 하겠지만 솔직히 위대하지도 공포스럽지도 않았다.

100년도 넘은 작품이니 역사성은 인정해 주어야겠지만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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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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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상상력 공장] 제목이 참으로 다정했다. 이 책을 쓰신 권재술 선생님의 글도 매우 친절했다. 다정한 할아버지에게 궁금한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지구 밖 우주에 가 본 사람은 많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극히 드물다. 지구도 우주에 속해 있으니 우리는 우주에 살면서도 우주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우주는 이 책의 제목 대로 '상상력 공장'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하늘을 보며 본인 만의 우주를 상상할 것이다. 70억명이 살고 있다고 하니 70억 가지의 우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주라는 공간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말 그대로 무한대!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읽었을 때만해도 이게 무슨 말인가? 읽은 것을 다시 읽기를 반복하고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빅뱅이후로 우주의 역사가 시작 되었다는데 빅뱅은 무엇이며 시간의 역사는 또 무엇인가? 물리학적인 설명과 증명이 있었지만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술술 이해가 되면서 빠져들었다. 물론 시간의 역사를 읽었을때와 지금은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이해력과 독서력이 엄청 향상된 덕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책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을 책 아랫쪽 모서리에 분홍색 포스트잇을 붙여서 메모하듯 따로 풀이를 해놓았다. 엔트로피, 에너지 보존 법칙,쿼크,……. 과학 교과서처럼 말이다.

이책 전체가 참 흥미로웠지만, 내가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역시나 챕터2 우주와 챕터3 생명이었다.

물론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나를 책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매우컸다.

우주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팽창하고 있습니다. 정지한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것이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은 정지보다 운동하는 상태가 더 안정적입니다.-P134

이 내용은 우주에 대한 내용이라기 보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말인것 같았다. 정지한 상태가 안정적이라기보다 운동하는 상태가 더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어찌 우주만 그렇겠는가? 삼라만상이 다 그런 이치대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어쩌면 작가는 우주에 대한 상황을 브리핑하듯이 말했을 뿐일 것이다.

우주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생겨났고, 아무런 목적도 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 원자가 그렇게 작은 것도, 중력이라는 힘이 존재하는 것도, 별이 생기고, 별이 폭발해 그 원자들이 우주에 퍼지고, 이들이 다시 모여 태양이 되고, 지구가 되고, 거기에서 생명이 생겨나고우리 인간이 생겨난 것도 모두 일사불란한 계획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 P213~214

챕터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각각의 챕터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하지만 다 연결 되어있어서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다. 사실 생명편을 먼저 읽고 앞으로 돌아가서 차례로 읽어나갔다.

과학책을 읽어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것도 있어지만 우주를 여행하며 인생을 공부한 듯이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참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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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고 싶은 수학
사토 마사히코.오시마 료.히로세 준야 지음, 조미량 옮김 / 이아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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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고 무척 고민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특히 아이들과의 첫만남에서 어떻게 호기심을 자극할지 다양하게 궁리하고 준비한다. 보통은 앞으로 배우게 될 수업의 역사나 발전과정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있는 프로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동기 유발을 시도 하기도 한다.

첫시간을 그럭저럭 넘기고 나면 다음부터는 연간, 월간, 주간 교육계획의순서대로 수업을 하면 된다. 하지만 정해진 진도대로 비슷한 내용의 수업이 계속 된다면 지루한 시간이 될게 뻔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방법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특이하고 재미있는 문제를 전자 칠판에 띄워두는 것이다.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오면서 쓱 읽어보고 질문을 해 댄다.

"이 문제는 뭐예요?"

"한 번 풀어볼래? 이거 멘사 문제야!"

나의 대답을 듣고 난 아이들은 멘사 회원에 버금가는 지능을 인정받기위해 자신의 머리를 쥐어짜 본다. 엄청 진지하게.

재미있는 문제 풀이를 하고 난 뒤, 멘사 문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뻥(?)을 치고 수업 내용에 있는 문제 들을 띄워서 같이 풀어본다. 그런 날은 아이들이 한시간 내내 문제만 풀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

[풀고 싶은 수학]의 내용이 딱 그랬다. 세상 모든 것들을 수학 문제의 도구로 이용하고, 다소 엉뚱한 것들에 질문을 던진다.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서 특이한 규칙을 찾아내기도 하고, 문제의 헛점을 짚어 질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밝힌다. 문제의 재미에 푹 빠져서 풀이의 어려움을 즐기도록 했다. 종이컵을 이용하고, 주사위, 바둑돌, 볼트도 도구가 된다. 치즈 한조각을 가장 합리적으로 나눠먹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가로 세로로 서있는 사람 중에 가장 큰 사람을 찾아내기도 한다.

어찌보면 무심히 넘겼을 일들에서 질문거리를 찾아 냈다는 게 더 대단하다. 한마디로 호기심이 발동할 수 밖에 없도록 재미있는 문제를 제시해 놓은 책이었다.

이 책에 있는 23가지의 문제로 만으로도 2,3개월 정도는 충분히 아이들과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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