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 토토 생각날개 4
한경심 지음, 이강훈 그림 / 토토북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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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제목에 반했다.

이런 제목은 처음 봤다.

뭐, 장래희망이니 꿈이니 그런 이야기만 숱하게 들었지

'어떤 어른'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번듯하고 돈 많이 벌고 존경 받는 어떤 '직업'에 대한 이야기만 마르고 닳도록 들었단 말이다.

그런데

'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라는 제목에 감동하고 말았다.

책 내용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임옥상, 박칼린, 이두호... 아는 이름도 있고 모르는 이름도 있다.

짧은,

현재 진행형의 위인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그 전개 방식이 상투적이지도 않고 입말을 써서 더 다정하고 친근하다.

한경심 선생님은

혹시 자기 아이에게 이 책을 들려 주고 싶었을까?

예전에 채인선 선생님이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그렇게 만들었듯이

자기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듯 다정하면서

또 이렇듯 반듯하랴.

돈 벌려고 만드는 책이 아니라

자식에게 읽히려고 만드는 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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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준 선물 마음이 자라는 나무 5
유모토 카즈미 지음, 이선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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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치료 과제 중에서

나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조원들과 함께 자료 분석 및 토의를 하게 되었다.

연령별 도서 자료를 구하고

 그 중 몇 권을 읽고, 또 분석하고....

’여름이 준 선물’은 청소년 대상의 ’삶과 죽음’에 대한 토의가 가능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읽어보니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살짝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련된 문체의 책이다.

처음부터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지만 읽다보니 가속도가 붙는다고나 할까.

 

서로 다른 세 친구-류,모리,하라-가,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의,

생각과 행동이 많아지는 시기에

문득 겪게 된 누군가의 죽음을 계기로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실험이라도 하듯, 동네에 사는 늙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기로 약속한다.

곧 죽을거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셋이 같이 또는 교대로 늘 담 밑에 숨어서 집 안을 살핀다.

그 죽어간다는 할아버지의 생활은 단조롭고 폐쇄적이고 은둔자적이다.

그저 지켜보던 아이들은 어느덧 그 할아버지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빠가 생선 장사를 하는 하라가 회 한 접시를 할아버지 집 문 앞에 두면서 부터..

할아버지가 워낙 혼자 숨어살다시피 하니 집 앞에는 쓰레기가 쌓였다.

그 쓰레기 사이에서 담 너머를 엿보려니 냄새 때문에 힘들다는 미명하에

세 친구는 쓰레기를 몇 날 며칠 치우게 된다.

당연히 비밀스러운 관찰의 시간 종료,

할아버지와 세 아이들의 줄다리기 시작.

관찰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할아버지는 귀찮은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그 귀찮은 존재의 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일면, 할아버지에게 삶의 이유가 되어가고...

금방 죽을 것 같던 할아버지는 오히려 생기가 생긴다.

급기야 구경꾼이 생기고,

뜻하지 않게 한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게 된 할아버지와 세 아이들.

이제, 넷은 작은 가족이 된다.

어떤 이유인지 세 아이는 모두 부모와의 관계가 소원한 편인데

할아버지로 인해 부모의 울타리, 세대간의 정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오랜 시간 홀로 산 할아버지는 자기만의 동굴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다.

아이들이 캠프를 떠난 동안,

할아버지는 예정된 시간을 조금 넘겼지만 피하지는 못한 죽음,을 맞게 되고

아이들은...

자기들의 원래 보고자 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죽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인한 슬픔과 한편 소망.

늘 막연하고 두렵고 어설프고 뿌옇기만 하던 죽음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하라가 정답을 이야기하네.

나는 더 이상 저세상이 무섭지 않아. 거긴 내가 아는 사람이 하나 있거든.

죽음이란 곧 이별이지만

이별이 두려워 관계맺기를 거부할 수는 없는 일.

저세상에도  친구가 있으면 든든하겠네.

 

일본이 우리 나라보다 아동 문학이 발달하기도 했고,

그만큼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선보이기도 했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만한 깊이와  무게를 가진 책들이 잘 안 보이더라고.

앞으로 다양한 책들을 우리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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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규칙 생각하는 책이 좋아 1
신시아 로드 지음, 김영선 옮김, 최정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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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는

그림이 탁월하면 글도 탁월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누가 그렇게 가르쳤냐고? 아무도 안 가르쳤다.

그림을 좋아하다 보니, 그림에 먼저 눈길이 가고

그래서 고른 책들은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림을 그렇게 정성스럽게 그린 책이라면

글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이 책도 그렇다.

비록 글은 미국 작가(신시아 로드)가 썼고 그림은 한국 작가(최정인)가 그렸지만

이렇게 고운 그림이라면,

그렇게 그려줄 가치가 있는 글이었을 것이다.

바리 공주도 그랬다.

최정인 작가의 그림이 너무 인상적이라

계속 바라보다가 어느날 질렀지.

그림 못지 않게 글이 훌륭했다.

두루두루 그림책의 차원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이 책 ’우리들만의 규칙’도

계속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장애 동생을 가진 누나의 이야기가 물론 마음을 끌었고...

드디어, 금액을 맞춘다는 미명하에 이 책을 샀다. 그리고, 수업하는 틈틈이 읽었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저리고, 애틋한 마음은

작가의 힘일 것이다.

캐서린이라는 평범한 열 두 살 짜리 소녀에게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차별과 선입견에 당당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겠지.

 부모님은 모든 관심과 촛점이 동생에게 맞춰져 있고

캐서린에게도 동생에게 더 관대하고 완벽하기를 요구한다.

고맙게도 캐서린은 동생 데이비드때문에 힘들어하기는 하지만

데이비드를 미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데이비드를 놀리는 아이와 맞서 싸우다 벌을 받기도 한다.

충분히 좋은 누나다.

동생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고 절망하고 그리고 웃고...

엄마 못지 않게 훌륭한 보호자다.

오히려 아빠는 방관자에 도피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캐서린은

자신을 위해서도 그림을 그리지만 친구를 위해서도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동생을 위해 소소한 규칙들을 일일이 쓰고 되뇌어준다.

그 규칙들이,

삶의 성찰이 가득한 내용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좋은 누나, 그 수준을 뛰어 넘는다.

제이슨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이다.

언어와 신체 장애가 있지만 충분히 이야기가 통하는 제이슨 덕분에.

친한 친구에게 제이슨을 소개하기를 꺼리고 부끄러워하다가

그 마음을 뛰어넘으려고 애쓰는, 그리고 기어이 뛰어넘는 캐서린이 정말 대견하다.

당연히 부끄럽지. 나도 부끄러울 것 같다.

부끄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거다. 부끄럽지 않은 척 하는 거겠지.

부끄럽다가, 어느 순간 그걸 뛰어 넘는 건데

그 순간이 긴가 짧은가가 문제가 되겠다.

우리 캐서린, 의젓하게도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런 친구가 많다면,

편견이나 차별이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두렵다.

 

신시아 로드는

그녀 자신, 자폐아의 어머니로

책 구석구석에서 경험자가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아프고 저릿저릿한 표현들이 숨어있다.

자고 있을 때, 머릿 속에 손가락을 넣어 자폐를 끄집어 내고 싶다던가

잠에서 깨어 데이비드가, 누나 내가 뭘 하고 있지, 물었으면 좋겠다던가

겉은 빨간 사과가 속은 썩은 것처럼 데이비드 머릿속이 엉망이라던가....

첫 소설로 뉴베리 아너 수상자가 되었다는 것이

그녀에게 부담이나 명예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단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타이틀로 인하여  이 책을 읽고 생각하고 깨닫는 것

그것이 더 큰 기쁨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 때문에 아놀드 로벨의 '개구리와 두꺼비가 함께'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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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왼쪽 길로 - 전5권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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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이 삶은 여행이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그 전에 박흥용은 삶은 여행이라고 그림을 그렸네.

아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5권 세트를 주문해 놓고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

 

할머니 밑에서 자란 상복이가,

돈 벌어온다던 엄마가 실은 재가를 했고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을 앞 호두나무에 불을 지르고는

문득 오토바이 하나에 의지하여 집을 나온다.

그리고, 찾아간 동네 누나 경희의 부탁으로 누군가를 찾는 여행을 하게 된다.

잡힐 듯 말듯, 보일 듯 말듯

계속해서 찾는 그 사람은 상복이를 피해가고

어느새 그 여행은 자신을 찾는 여행으로 변해간다...

 

5학년짜리가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글자야 읽으면 되고 그림은 보면 되지만

그 속에 있는 삶의 의미와 성장통까지는 느끼지 못 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어느 날, 좀 더 자라서 삶이 뭔가 고민할 즈음,

이런 책 한 권쯤 건네주는 엄마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정답은 엄마도 모르지만,

그런 고민은 너만 하는 건 아니란다, 하면서 말이다.

갑자기 애가 오토바이을 사 달라고는 안 하겠지.

혹시라도 그러면

'내 파란 세이버'를 내밀고,

너한테 자전거 있잖아, 해야지. ㅋㅋ

나랑 몇 살 차이 안 나지만 문화적 세대 차이가 있는 동생이

그림이 너무 오래된(말하자면, 구닥다리) 느낌이라고 했지만

나는 이런 잔잔하고 간결한 그림이 편안해서 좋다.

안 그래도 자극적인 시청각 자료들이 넘치는데,

호두나무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약간 저속한 욕심까지 부린다면,

만화로 된 문화유산 답사기라고나 할까.

아이가 우리 나라의 산천과 유물과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면 더 좋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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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말 아프단 말이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79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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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렌 차일드의 책을 좋아한다. 토마토부터 시작해서, 학교, 사자, 치아, 연극, 늑대, 지구, ..... 이건 그림책들이고,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클라리스 빈 시리즈도 3권 다 사 모았다. (우리 아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알고 보면 우리 딸도 그렇고.. 뭐가 그렇다고? 책 사모으는 거. 그거 참 좋아한다.) 우리 딸이 6살때 부턴가 매니아였으니 어언 그 역사가 3년을 넘는다. 롤라 시리즈를 보면, 그 재기발랄한 그림과 사건의 반전도 재미있었지만, 듬직한 찰리 오빠가 어찌나 멋지던지. 나도 저런 아들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게 멋진 오빠였다. 엄마나 아빠는 한 번도 안 나오고 모든 문제를 찰리가 해결해 내는데, 롤라가 무슨 떼를 써도 다 받아주니 동화속 왕자님 저리 가라,다. 찰리와 롤라가 어찌나 유명해졌는지 이젠 TV출연도 한다. 잠시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방영을 했다. 이 책은 그 방영된 만화를 편집한 것이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로렌 차일드의 작품은 아니다. 그게 서운하긴 하지만, 내가 힘 있나. 포로가 되었으니 순순히 굴복을 해야지.

우리 아들은 쌩~한 편이고, 우리 딸은 살갑고 다정하다. 롤라랑 닮은 점이라면 말이 많다는 것? 아들은 동생 돌보는 걸 정~말 싫어하고, 딸은 오빠랑 노상 붙어다니고 싶어 한다. 우리 아들, 열감기로 고생할 때 죽 사주라고 잔소리한 것도 딸, 이온 음료 사오라고 한 것도 딸, 오빠 잠자야 되니까 조용히 하라고 한 것도 딸, 오빠가 아프다고 신음하면 눈물을 흘린 것도 딸...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잠든 오빠 머리맡에 놔두는 것도 딸... 어째 찰리와 롤라와는 반대다. (같았으면, 이름을 바꿔야 했겠지. 찰리와 롤라라고.. ^^ )

찰리가 현실에 없는 오빠라서 멋진가. 모든 엄마들의 로망이라서 더 멋진가. 이렇게 양보 잘하고 배려 잘하고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오빠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 좋아하는 축구 시합도 마다하고(사실, 마다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건 못 갔으니까) 동생 병간호를 하다니!! 에구, 우리 아들도 좀 그래 봤으면......

우리 딸, 책을 보자마자 냉큼 챙긴다. 당연히 자기건줄 안다. 왜? 롤라 책이니까. 만약 클라리스 빈 책이었으면 오빠를 갖다 줬겠지. 나는 로렌 차일드의 새로운 캐릭터와 책들을 기대해 봐야겠다. 롤라와 클라리스 빈도 사랑스럽지만, 너무 오래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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