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말 아프단 말이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79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로렌 차일드의 책을 좋아한다. 토마토부터 시작해서, 학교, 사자, 치아, 연극, 늑대, 지구, ..... 이건 그림책들이고,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클라리스 빈 시리즈도 3권 다 사 모았다. (우리 아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알고 보면 우리 딸도 그렇고.. 뭐가 그렇다고? 책 사모으는 거. 그거 참 좋아한다.) 우리 딸이 6살때 부턴가 매니아였으니 어언 그 역사가 3년을 넘는다. 롤라 시리즈를 보면, 그 재기발랄한 그림과 사건의 반전도 재미있었지만, 듬직한 찰리 오빠가 어찌나 멋지던지. 나도 저런 아들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게 멋진 오빠였다. 엄마나 아빠는 한 번도 안 나오고 모든 문제를 찰리가 해결해 내는데, 롤라가 무슨 떼를 써도 다 받아주니 동화속 왕자님 저리 가라,다. 찰리와 롤라가 어찌나 유명해졌는지 이젠 TV출연도 한다. 잠시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방영을 했다. 이 책은 그 방영된 만화를 편집한 것이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로렌 차일드의 작품은 아니다. 그게 서운하긴 하지만, 내가 힘 있나. 포로가 되었으니 순순히 굴복을 해야지.

우리 아들은 쌩~한 편이고, 우리 딸은 살갑고 다정하다. 롤라랑 닮은 점이라면 말이 많다는 것? 아들은 동생 돌보는 걸 정~말 싫어하고, 딸은 오빠랑 노상 붙어다니고 싶어 한다. 우리 아들, 열감기로 고생할 때 죽 사주라고 잔소리한 것도 딸, 이온 음료 사오라고 한 것도 딸, 오빠 잠자야 되니까 조용히 하라고 한 것도 딸, 오빠가 아프다고 신음하면 눈물을 흘린 것도 딸...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잠든 오빠 머리맡에 놔두는 것도 딸... 어째 찰리와 롤라와는 반대다. (같았으면, 이름을 바꿔야 했겠지. 찰리와 롤라라고.. ^^ )

찰리가 현실에 없는 오빠라서 멋진가. 모든 엄마들의 로망이라서 더 멋진가. 이렇게 양보 잘하고 배려 잘하고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오빠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 좋아하는 축구 시합도 마다하고(사실, 마다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건 못 갔으니까) 동생 병간호를 하다니!! 에구, 우리 아들도 좀 그래 봤으면......

우리 딸, 책을 보자마자 냉큼 챙긴다. 당연히 자기건줄 안다. 왜? 롤라 책이니까. 만약 클라리스 빈 책이었으면 오빠를 갖다 줬겠지. 나는 로렌 차일드의 새로운 캐릭터와 책들을 기대해 봐야겠다. 롤라와 클라리스 빈도 사랑스럽지만, 너무 오래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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