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 상담소 - 내 몸과 마주하는 시간 diet mental therapy
박민정 지음 / 니들북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1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몸무게였다가 지금은 그 절반인 5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1/2 다이어터 박민정의 다이어트 책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에 대해, 식단이나, 운동방법 등을 사진이나 세세한 자료등을 제시하여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그녀가 어떻게 지내왔고 또 어떻게 살을 빼게 되었으면 그리고 그 후는 어땠는지에 대해 에세이처럼 잔잔하고 차분한 투로 이야기하듯이 적혀있다.

 

 책의 초반부에 100킬로그램이었던 이십대초반의 저자 사진과 함께 어린시절, 살을 빼고 난 다음의 모습이 함께 실려있다. 내 몸과 마주하는 시간, 늘씬 상담소라는 제목을 보면서 살을 뺐으면 얼마나 뺀 것일까... 요즘에 다이어트에 성공한 소위 몸짱들이 많은데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길래 책을 냈을까 궁금했는데, 2명에서 1명이 된, 얼굴도 몸도 인상도 분위기도 달라진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살을 빼고 나니 다소 차가운 느낌을 주는 미인으로 보였다.

 

 살이 쪘던 스무살 초반 자신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예쁜 친구와 다니면서 느꼈던 부러움, 자기 자신에 대한 아쉬움, 주변 사람들이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무신경한 한마디가 어땠는지 소상하게 적혀있다. 다이어트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가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차갑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냉철한 지적과 조언도 담겨있는 부분이 눈에 띈다. 적게 먹는데도 살이 찐다거나, 원래 날씬했는데 살찌는 체질이 됐다던가 하는 변명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는 부분이 있었다.

 

 자신의 경험담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먹은 것을 도로 토하는 지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지방흡입을 하고도 다시 살이 찐 사람, 살을 빼고 자신이 충분히 날씬해졌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감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 등의 이야기 등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살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다채롭게 함께 들어있어서 다이어트에서 자유롭지 않은 여성들로서는 읽으면서 공감도 될만한 부분이 있었다.

 

 좀 안타까운 점은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 좋아하는 음식도 싫어한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밀가루를 싫어하게 되어서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아무리 맛있는 것도 그저 밀가루 덩어리로만 생각되게 되었다는 점 등은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이어트를 해서 자신의 외견을 가꾸고 건강관리를 하는 식사조절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좋아하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을 더이상 향유하지 못하게 되는 아쉬움도 있는 법이니까.  

 

 다이어트를 위해 자극이 필요하다면, 살이 찌고 있는데도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하거나, 살을 빼고 있는데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다잡아보는 것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를 읽는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올해 초였는지 때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서가에서 마침 눈에 띄는 제목이 있길래 집어들었다. 그게 이병률 시인의 시집이었고, 그 제목은 '찬란'이었다. 그 시집을 읽고 시인이 좋아졌다. 그 이름 세글자와 시집의 이름을 잘 기억해두고 있었는데, 늦여름 서점가를 온통 그 이름으로 도배한 화제의 작가로 그 이름을 다시 만났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여행산문집으로 그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바랜듯한 민트빛 표지에는 언뜻보면 모르고 지나갈 작은 제목과 이름이 써있다. 그리고 그 안의 책장을 넘기면 온통 낯이 선 이국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시인의 글들이 빼곡하다.

 

 세상의 그 많은 곳엘 얼마나 열심히 떠났는지 시인의 발에 염료를 바르고 확인해보면 산넘고 바다건너 이 땅, 저 땅에 발자국으로 닿지 않는 곳 없는 길이 촘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시인의 걸음에서부터 아닐까 생각했다. 그가 스치고 가는 자리마다 인 바람이 여기까지 불어와 그와 그의 글과, 그의 시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게 아닐까.

 

 여행을 떠나 다녀간 곳, 만난 사람들, 그리고 키웠던 토끼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얘기가 여기저기 책 속에 들어와있다. 시인은 마치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세상 곳곳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보물처럼 여기저기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지도를 하나 구해서 그것들을 찾으러 온 세상을 그토록 도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지도는 시인만 가지고 있는 것이라, 시인이 가는 길, 시인이 보는 것, 그래서 시인이 쓰는 것은 오로지 시인만의 것처럼 그만의 분위기가 체취처럼 배여 책장을 넘기면 내게로까지 전해지는 것이리라.

 

 시인은 좋은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삿포로나 파리에 가자고 말하곤 한단다. 왜 꼭 삿포로나 파리인지 명확한 이유는 없어도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이 나와버린단다.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 말을 한 사람이 또 너무 많아서 이제는 그 말을 삼가야겠다고 했는데, 나도 언젠가는 삿포로나 파리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인과 함께라면 더 좋겠지만, 그도 아니면 내가 나도 모르게 삿포로나 파리에 가자고 말이 나와버린 좋은 사람과 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여행기가 아닌 여행하며 살아온 삶에 대한 궤적을 그려놓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 내가 누군지 알아봐줘서...
조진국 지음 / 해냄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조진국 작가는, 드라마로 먼저 알고 그 뒤로는 산문집 외로움의 온도를 통해 만났다. 그리고 세번째로 이 책, 고마워요, 소울메이트를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감성적인 표현들과 순간에 대한 묘사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뭔가 다른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건가, 혹은 사랑에 대한 감정이 남들보다 배로 예민하고 풍부한 것일까 모르겠다. 연애를 할 때 생기는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표현해 낸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시작은, 이제 막 헤어짐을 앞둔 연인들의 이야기다. 소울메이트에 대한 이야기인데, 연인들은 점차 어긋나기만하고, 식어가기만 하고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놓아버린다. 운명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남자때문에 여자는 술도 마시고 괴로워하게 된다. 이렇게 헤어져버리면 소울메이트는 어떻게 되는거지? 하고 의아해하는 찰나 실연의 아픔 속에서도 새로운 만남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여자의 아프고 힘든 모습까지도 천천히 기다려주는 사람, 서로를 이해하고 고마워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 여자와 남자는 결국 서로의 진실한 소울메이트가 된다.

 

이 연인들의 짧은 이야기 사이사이로 사랑과 만남, 아픔과 상처에 대한 조진국 작가의 짧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또 사랑해주는 법을 생각하기 위해 지내왔는지 모르겠다. 섬세하고 생생한 글들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작가에 대해 궁금해진다. 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글을 쓰는 걸까, 쓸 수 있는 걸까. 글을 쓴 사람이 궁금해지는 책. 서정적이고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쪽 숲에 갔다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혜영 작가의 책은 오래간만이다. 학부시절 누가 시켜서 읽은 것도 아니고 어쩐지 낯익은 듯한 제목에 이끌려 아오이가든이나 사육장 쪽으로를 읽으면서 편혜영 작가를 알게 되었다. 당시 그 책들이 주었던 불편함이란 것이 꽤 강렬한 것이어서 그 뒤로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편혜영 작가, 그리고 그녀의 전작들, 그 전작들을 통해 유추해봄직한 신간 서쪽 숲에 갔다의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어렵지 않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사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도 전에 작가와의 만남 자리를 통해 편혜영 작가를 만나고 서쪽 숲에 갔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었다. 낭독회였는데, 그 후기를 쓰고 나니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써야겠다는 여력이 한풀 꺾여서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책장을 볼 때마다 갚지 못한 빚처럼, 쓰지 않은 리뷰가 떠올라 뒤늦게 짧은 감상이나마 적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미지의 공간, 서쪽 숲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지의 공간이라고 하지만 사실 서쪽 숲은, 짙은 초록과 울창함이 주는 어두움을 가진, 생기가 지나쳐 요요함이 되어 흐르는 일상적인 공간으로 치부하려면 할 수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뒤가 휑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다. 결코 닿을 수 없거나 알 수 없는 곳은 아닌데 섬마섬마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곳.

 

그리고 그 서쪽 숲에서 사라진 형을 찾아간 동생. 형은 숲이 부엉이가 울고, 나무들이 달려드는 곳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 형의 뒤를 쫓던 동생은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며 갑작스런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마을의 이상한 구조,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 서쪽 숲에 갔다는 서늘한 의문을 점점이 남기고 그 뒤로 독자가 따르도록 만드는 책이다. 전작들에 비하면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다른 작가들과는 좀 다른 분위기를 내는 편혜영 작가만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의 신간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책이 완성되기전 독자 모니터링이 꽤 큰 규모로 있었다. 전작이 워낙에 큰 인기를 한몸에 받은 책이라, 아픈 20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책도 안 읽고 저자 이름은 몰라도 책 제목 만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정도로 흥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말. 신간 천 번이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가 나왔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미 읽고, 읽는 것을 넘어서 샅샅이 살펴본 책이었는데, 완성되어 나온 책을 보니 또 새롭다. 가제본과는 다른 부분도 있고.

 

지난 책이 아픈 청춘들.. 대학생들 정도를 대상으로 두고 쓴 책이라면, 이번 책은 이제 졸업을 하고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한... 어른의 길에 접어든 어른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책은 그렇게 시작한다. 고민을 털어놓은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로. 사회생활이 생각과 같지 않고, 내가 원하던 건 이게 아닌 것만 같아서 일을 그만두고 이제라도 늦기전에 어릴 적 꿈을 찾아 길을 바꾸고 싶다는 제자에게 일을 그만두기에 앞서 잘 생각해볼 것을 충고하며 운을 띄운다. 그냥 남들처럼 원래 사회 생활이 다 그런 것이니 무조건 1년만 참아보라, 는 말이 아니라, 일을 그만두고 꿈을 찾아가고 싶다는 희망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진정으로 원해서 나온 생각인지, 지금이 너무 힘들고 그만두고 싶어서 꿈을 떠올리게 된 것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지금 흔들리고 노력하고 힘든 것이 바로 눈에 보이는 결과로 오지 않음을, 그래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것이라고 이해하는 한 편, 이 시기에 바로 보이는 성공이 없는 대신 모죽처럼, 비등점을 앞에 둔 끓는 물처럼 서서히 성장하기 위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 되는 것이라고 희망도 심어주는 책이다.

 

단순히 미래나 일 등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성, 결혼에 대한 이야기 등 사회 초년생들이 고민할만한 문제들을 아울러 담고 있다.

 

지금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 갈피를 잃고 괴롭다면 이 책을 찾아 읽어보면 위안과 희망이 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