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MB의 재산 은닉 기술 : 이명박 금고를 여는 네 개의 열쇠 - 이명박 금고를 여는 네 개의 열쇠
백승우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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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한 말보다는 돈을 쫓으려고 했다. 말보다는 돈이 정직하다. - p.8 기자의 말"

 

 돈, 땅, 다스, 동업자. 네 개의 열쇠로 쫓는 이명박과 그 일가의 재산과 의혹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저자가 기자이기 때문에 문장들이 명료하다. 말보다 돈이 정직하다고 단언하는 그의 말처럼 문장은 쓸데없는 수식을 줄였고 집요하게 숨겨진 핵심을 향해 파고든다. 읽다보면 이미 지나온 자취에서 현장감마저 느껴진다. 주진우 기자의 책과 언론을 통해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 있는 내용이지만 충분히 흥미롭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라는 질문은 이제 우스운 말이 되었다. 모든 정황과 증거가 가리키는 곳이 분명한데도, 그에 얽혀있는 인물들은 모른다와 침묵으로 진실을 가리려 하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당당하게 만드는 것일까. 정의와 진실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요구가 두렵지도 않은 것일까.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정치적 보복'이라는 말도 환멸스럽다. 권력과 재물만을 좇아 눈과 귀를 가린 이들의 꼬리가 밟혔다. 퇴임 이후 5년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었다.

 

 실망스럽게도 책에 나오는 인터뷰의 내용은 한결같다. 다 다른사람들임에도 '시키는대로 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른다'는 답변이 짠듯이 나온다. 막대한 금액의 출처와 용도를 모른채 굳이 복잡한 방법으로 옮겼어도, 몇달동안 맡겨진 80억원의 돈을 영문도 모른 채 차명계좌를 써가며 '관리'했어도, 시키는대로 했을 뿐 감히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과정에서 이명박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 주변의 모든 곳을 검은 자금이 샅샅이 훑어가더라도 교묘히 그 이름은 피해간다. 그럴수록 더욱더 애써 숨긴 그 이름이 미심쩍다.

 

 책을 읽던 와중이었다. 2018년 3월 22일 밤 11시 경 이명박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되었다. 23일을 넘기자마자 호송차에 올라 구속되었다. 집 앞에 뺴곡했던 취재진과 함께 그 이동을 많은 대중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았다. 간신히 날을 넘겨 구속한 것처럼 하루도 헛투로 보내지 않길 바라는 이들의 마음도 이와 같았다. 구속 이후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흘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모든 책임을 나에게 물으라'던 이명박은 혐의를 부인하고 검찰의 조사를 보이콧하고 있다. 그리고 SNS에는 글을 남긴다.

 

 그와 주변의 행태만 보더라도 구속은 끝이 아니다. 비록 여기까지 가기에도 오래 걸렸고, 긴 사투를 벌인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욱 중요한 것들이 남았다. 철저히 수사하여 무너진 사법제도와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07년 대선부터 다스 문제가 제기된지 10년이 지났다.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의가 실현되길 바란다. 이 뿐 아니라 청계재단,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국정원 공작 의혹, 여론 조작, 불법 자금과 뇌물 등의 의혹과 혐의가 있다.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죄값을 받길 바란다.

 

 "이명박은 2007년 대선을 치르면서 모든 의혹에 대해 수없이 부인했다. 세 번 이상 부인했다. 정직했다면 걱정할 건 없다. - p.279 에필로그" '정직'이 자신의 가훈인 사람은 자신의 '기술'에 자신 있을테니, 다만 걱정할 것은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되길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자본과 권력 앞에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입에서 진실이 가리워지고 거짓이 뱉어지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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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2018-04-02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이익이 정의라고 아는 사람에게 아님을 이해시키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더구나 권력의 정점을 찍은 이에게 누가 이것을 조곤조곤 가르쳐 줄 수 있겠습니까?
그저 법이라는 제도에 의해 심판 받는 길 외에. 감사히 읽고 갑니다~~

테일 2018-04-06 15:28   좋아요 0 | URL
오늘, 지금 이 순간입니다. 417호 대법정에서 선고되고 있는 판결문, 법원 인근에서 중계되고 있는 태극기를 ‘장식‘한 사람들의 모습. 남겨주신 글과 함께 많은 생각에 들게합니다. 오늘의 선고가 법으로 다 갚아지지 않을 행동들에 어느 정도라도 위안을 줄 수 있는 길이 되길 바라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