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 제4차 산업혁명, 경제의 모든 것이 바뀐다
케일럼 체이스 지음, 신동숙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케일럼 체이스의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는 저자의 전작 '살아남은 인공지능'에 이은 신간이다. 여기서 자주 언급되는 "특이점"이라는 단어는 책의 서문 17페이지에 "본래 함숫값이 무한이 되는 변숫값을 의미하는 수학 및 물리학 용어였"음을 설명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과 연결되어 있는 의미로 생각해본다면 레이먼드 커즈와일의 2005년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에서 제시한 개념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커즈와일은 특이점이란 단어를 기술이 인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명을 생산해갈 시점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앞서게 되면 이로 인해 만들어진 개념, 원리 등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지점이 올 수 도 있다는 전망이다.

 체스와 바둑 등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에 패했던 사건이 중 충격을 떠올려보자. 이를 사회 전반적 영역에 대입했을때 '터미네이터' 같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게 되는 것이다. 쨌든, 최근 이 "특이점"이란 단어를 좀 더 캐주얼하게 접하게 되었는데, 어떤 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생산, 창조, 현상 등의 것들이 그 갈래가 최대치로 확장/통제불능 되었음을 의미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가끔 보이는 '특이점이 온 ***'같은 인터넷 상의 글들을 통해 특이점이란 용어를 약간 비틀린 채 먼저 만난 경우도 많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관한 내용을 중점으로 경제 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떠올릴만한 노동해방에 대해서 먼저 짚고 있다. 그동안 '노동에서 인간의 역할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먼저 떠올렸다면, 데이비드 오터는 "기계들이 정말 인간의 노동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든다면, 창출된 부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나눌지를 정하는 진지한 문제 p81"에 대해 언급하였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노동을 잃을 것이라는 문제 때문이 아니라, 그로인해 돈을 벌지 못하게 되는 직업군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이다. 4차 산업혁명이 저소득 직업군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되는 것이 그 첫번째 변화라면 이에 대한 사회적 배리어가 우선적으로 필요함을 생각했다.

 3장 타임라인 4 2041년의 미래 부분에서는 "효과적인 경제 정책이 도입되고, 부패가 근절되고, 과학 기술이 가난한 나라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좋은 영향을 끼쳤다 p 265"고 부의 분배에 있어 다소 유토피아적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 노동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을 약 1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보고 있으며 이를 "보편적 기본소득 - 캐나다 매니토바 주 남서부에 있는 도핀이라는 작은 도시의 주민들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p276"을 통해 뒷받침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인간의 삶에서 노동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의 삶에서 노동을 필요악으로 간주할 것이다. 막상, 일 안하고 산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행복한가. 4차 산업혁명의 긍정적인 면이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켜줄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식을 쌓는 일부터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행동과 예술의 갈래에 속하는 모든 활동을 넓은 의미에서 노동으로 볼 때 노동은 정말 우리의 삶에서 불필요한 것일까 의문을 갖게 된다. 이 의문은 1장 자동화의 역사-3 자동화의 발자취 안의 말의 최고 전성기 부분과 맞닿는다.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없어지게 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류의 소용도 18세기의 말의 수요처럼 줄어들게 될 것인가?

 지나친 확대해석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절벽의 원인도 이와 같은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한 류로 해석되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인구절벽의 문제를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자연스러운 세태 변화로 바라본 점도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재미있는 점은 책에서 블록체인과 관련하여 비트코인에 대한 언급을 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 국내에서도 한창 급격한 등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를 언급하고 있는데, 현상황에서 보이는 양태를 떠올려보면 예상 기능대로 활용되기엔 시기상조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부의 분배와 저자의 낙관에 대해 생각했다. 부자들을 탐욕스럽기만 한 인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과 발전에 있어 후진은 없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맞다. 특히 전자는 선입견에 대한 문제일수도 있고, 도의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마땅한 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읽으면서 계속 찜찜함을 지울 수는 없었는데, 저 두 요소를 맞물려 떠올려보니 어느 정도 공감이 됐다. 발전은 더 나아가는 방향은 있어도 그 이전 단계로 되돌릴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니 기왕이면 낙관적으로 해석하여 미래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목소리를 내는 저자의 태도가 더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으나 부분부분을 소화하며 읽기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시간을 내어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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