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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스태킹 - 쌓일수록 강해지는 습관 쌓기의 힘
스티브 스콧 지음, 강예진 옮김 / 다산4.0 / 2017년 11월
평점 :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 무엇일까? 같은 목표를 가진 수많은 경쟁자? 재력, 능력, 권력 등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불공평한 상대?
모두 자신을 좌절시키기에 좋은 어려운 상대일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기기 어려운 것은 자기 자신이다. 남을 상대로는 이기겠다는 호승심으로
상대방보다 덜 자고, 더 노력해서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게으름이나 편리함을 추구하는 욕구는 어지간해선 다스리기 어렵다.
우스갯소리로 담배를 끊은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는 말도 있으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담배보다 과자 끊은 사람이 배는 독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머피의 법칙인지는 모르겟지만, 이상하게도 나쁜 습관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익숙하게도 생활에 붙어 자리잡는다. 규칙적인
일과가 없는 때에는 낮밤이 바뀌는 패턴으로 살게 되고, 바쁘거나 간식을 먹었다는 핑계로 균형잡힌 세끼의 식사를 거르는 일이 생긴다. 곧게 편
자세가 건강에 좋지만 허리를 구부리고 앉거나 목을 굽혀 핸드폰을 보고 틈만나면 누워있는다. 왜 이런 나쁜 습관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데
억울하게도 이상의 습관은 일부러 노력해야만 실천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을 좀 더 낫게 만드는 생활 습관들에 대한 조언이 여기 '해빗 스태킹'에
담겨 있다.
습관 들이기와 비슷한 재미있는 조언을 하나 본 적 있는데, 마침 연말연시 시기를 맞았으니 짧게 옮겨본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1년의
목표를 세울 것이다. 책 읽기, 살 빼기, 운동하기, 공부하기 등과 같은. 이와 더불어 작심삼일이라는 익숙한 친구도 금세 만나게 된다. 이때
자신의 목표를 너무 길게 잡기 때문에 실패하고 좌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예 목표를 3일마다 새롭게 잡는다고 생각하고 실천하면 짧은 기간의
목표를 여러번 수행하면서 결국은 루틴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조언의 내용은 '해빗 스태킹'의 실천 방법을 잘 보조할 것이다.
"습관 근육"을 만드는 장의 내용과 맞닿아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1부의 3장 비교적 초반에 나왔던 내용이었다. "의지력의 총량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사용할수록
고갈된다." 는 "습관을 성공적으로 형성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필요한 두 가지 교훈" 중 하나였는데, 왜인지 이 문구를 보니 나중에 먼 훗날
의지력이 필요할 때를 위해 사소한 것에 의지력을 소비하지 말고 아껴둬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물론 이런 방식의 계산 덕분에 점점 이상향의
생활 습관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겠지만. 마치 지구의 자원이 점점 고갈되고 있으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원을 아껴써야한다는 범세계적 캠페인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도 이 책의 좀 재미있는 부분은 아주 세밀한 127개의 체크리스트를 두고 이를 유형, 실행 시간, 실행 빈도 등의 구분으로
분류해뒀다는 것이다. 이 127개나 되는 목록들을 보고 있다보면 이 중의 몇개쯤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은 것(사무실에서 맨손 체조를 한다/데이팅
앱에서 하루에 한 명에게만 연락한다)도 있고, 어떤 것들은 그냥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목록(재채기는 손에 하지 말고 팔 안쪽에 한다/일년 내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신발은 현관에 둔다)도 있기 때문에 그래도 내가 영 엉망으로 지내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위안을 하게 된다. 옆에
체크하면서 읽는 것도 재밌다.
사실 이런 자기계발류의 도서를 즐겨읽지 않는 편이다. 이들이 짧게 요약해도 될만한 삶의 조언들을 중언부언 길게 늘려놓은 것 같은 내용이
많다고 느껴져서 이기도 하고, 이미 알고 있거나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을 다른 표현 방식으로 재구성해 놓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해빗 스태킹'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게 되는 시기에 자꾸만 나약해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한 계기로 '해빗 스태킹'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