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인 '리미널 씽킹'이라는 말이 매우 생소했다. "'리미널'이라는 단어는 '문턱'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리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문턱을 "경계, 한계, 또는 가장자리"의 의미로 보고 리미널 씽킹을 "경계에서 생각하기"로 정의한다. "경계는 바뀌고, 재고되며,
재구성되고, 재편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 사이이의 경계, 익숙한 것과 색다른 것 사이의 경계, 낡은 방식과 새로운
방식 사이의 경계, 과거와 미래 사이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기를 통해 타인에게도 이와 비슷한 변화를 이끌어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힘"을 꾀하는 것이다. 언뜻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쉽게 말하자면 다방향으로 시선을 옮겨 문제를 바라보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혁신적 사고를 하자는 의미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책에서 여러번 강조하고 있는 점은 아집을 버리고 관용적 시선을 가지라는 내용이었다. 첫 예로 나왔던 맹인과 코끼리
우화부터 90년대 초의 저자의 이직 경험에 관한 내용들은 자신이 보는 것으로 전체를 이해하는 것과 자신이 이해하는 것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경구 "문제는 무엇을 '보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이해하는가'이다"를 인용하며, 자신이 본
것, 경험한 것의 아집에 빠지면 스노글로브 속 세상에서 창조된 자기 폐쇄적 믿음 거품에 둘러싸인 것과 같으며 이는 맹인이 손으로 커다란 코끼리를
더듬어 전체를 이해하려는 시도와 다르지 않음을 역설한다. 처음 어색했던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내용을 설명하고 있고,
읽어보면 보편적인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어 부담없이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러 제안들을 흥미롭게 읽었지만 그 중에 가족 치료와 관련된 예시가 있는 "실천 6 일상의 틀을 깨라" 단락은
다소 아쉬웠다.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가 생긴 예를 들고 있는데, 귀가가 늦고 자신의 방을 정리하지 않는 반항적인 아이와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시 안의 부모는 그들을 단속하고 언성을 높여 화를 내며 훈육하는 태도를 취했고, 이는 모든 상황 자체가 "일상의
틀"로 구조화 되어 문제가 악화될 뿐 해결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취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다른 반응을 보이면 아이 역시 문제
행동을 멈추고 달라진 반응를 낼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다소 이론적인 예시로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특히 아이가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와이파이 장치를 꺼버린다는 해결법은 오히려 반항심을 더 키우는 행동 아닐까 싶었다.
자기 계발이나 성공법이 담긴 내용의 책들을 읽을 때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기적의 리미널 씽킹'은 부담없이 가볍게 읽어나간 편이다.
책의 구성이 한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은데, 폰트가 약간 크고 첨부된 표나 간단한 그림들이 중간중간 개념을 단순화 시켜주면서 가독성을
높여주었다. 강조하고 있는 내용들이 크게 새롭거나 획기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이 느껴질때 혹은
활력을 위한 약간의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다. 책의 관점을 조금 더 확장한다면 책에서 내세우는 9가지 실천을
통해 역지사지의 태도를 훈련해보고 싶다면 좋은 계기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