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면서 채워지는 이상한 여행 - 탕가피코 강에서 배우는 나눔의 규칙 모두가 친구 35
디디에 레비 지음, 알렉상드라 위아르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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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을 맞아 아빠를 만나기 위해 탕가피코 강을 따라 밀림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소년 마르쿠스의 이야기가 담긴 이 그림책은 탕카피코 만의 독특한 규칙이 함께한다. 배가 정박하는 곳에서 누군가의 물건을 받으면 그 대신 자기가 가진 것을 하나 내어 줘야 하는 것이다. 이 독특한 규칙이 눈길을 끄는 동화책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의 마음도 술렁이게 만든다.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나누는 것보다 받은 것에 익숙한 우리가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누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 가진 것을 덜기도 참 어려웠는데, 다른 이에게 준다는 것은 더 힘들것이다.

 

 탕가핑코 강을 여행하며 낮선 여자아이에게 자신의 엠피쓰리와, 게임기를 나눠줘야 하는 마르쿠스는 이제 겨우 아홉살인데,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나눔을, 과연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을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나누면서 채워지는 이상한 여행'을 읽었다. 마르쿠스는 게임기 대신 무엇을 얻게 될까?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마르쿠스는 "정말 끔찍한 여행이야."라며 떠나온 집을 그리워한다. 모험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마르쿠스에게 벌레가 많고 더운 밀림으로의 여행은 버거운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르쿠스의 마음이 점차 변화한다. 나누고 가벼워질수록 마르쿠스를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들이 없어져간다.

 

  진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의 그림과 함께 신비한 여행에 동참하는 기분으로 동화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부분이 공들이 그림과 색감에 비해 글씨가 단조롭고 다소 묻히는 느낌이 들었다. 전혀 개성적이지 않은 텍스트의 배열로 오히려 그림이 주는 감상을 방해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르쿠스의 변화가 다소 거칠게 표현되었다. 어른의 눈으로 봤을때, 짧은 내용으로도 전형적인 이유를 유추해낼 수 있지만 아이들은 왜 마르쿠스가 갑자기 변하게 되었는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엠피쓰리가 없고, 게임기가 없고, 신발이 없어지고 마르쿠스가 느낀 것이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아이들의 "왜?"라는 질문에 어른의 시선으로 넘겨짚은 '정답'을 알려주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탕카핑코의 규칙을 활용해서 놀이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 하루나 시간을 정해두고 탕카핑코 활동을 해보면 어떤 물건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경험을 해보기도 하는 등 이색적인 체험형 독후활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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