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당신은 효과적으로 비전을 계획으로 바꿀 줄 아는 세상에 몇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와우! -p.288 8장 구체적으로
계획하라"
독서가에는 몇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유형이라기 보다는 취향의 문제에 가까운데 우리가 간단하게는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고민하고, 깊게는
사회적 문제로 부먹과 찍먹을 나누듯이, 독서에도 자기계발서를 선호하는 유형과 불호하는 유형이 극명하게 갈린다. 둘 다 후자인 입장이지만, 비즈
페이퍼에서 나온 신간 '리더를 깨우는 리더 뉴알파'에 대해서는 그런 선입견 없이 읽어보려 노력했다. 어떤 내용인가 한번 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몇해전 반짝 사용됐던 '알파걸'의 알파라는 단어는 들어봤어도 '뉴알파'라는 주용어가 다소
생소할텐데, 이 용어에 대해 궁금하다면 관심을 갖고 읽어보길 권한다.
일을 하면서 대부분 수평적인 업무 관계를 표방하고 서로를 존중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부분들에 있어서는 어쩔 수 없이 좀 더 경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직적 관계가 생기게 된다. 사회는 능력 위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결국은 사람들이 구성하는 조직이다보니 사람 사이의
관계가 때로는 업무보다 더 어려울 때가 있다. 일을 하고 연차가 쌓이다보면 결국은 누군가의 위에서 일하게 된다. 그럼 이런 상사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던 상사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이는 것은 아닐까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누구나 뒤에서 욕먹는 나쁜/무능력한 리더는 되고 싶지
않다. 밑에서 구를 때는 먼 곳에서 관망하듯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가득한데, 막상 위에서 누군가를 끌고
가려니 사람 다루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체감하게 된다.
'뉴알파'는 언젠가는 리더의 자리에 속할 모든 이를 위한 책이다. 쉽게 말해 밑에서 구를 때는 몰랐던 위에서 굴리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덜 욕먹고 더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는 '리더'가 되도록 조언해주는 내용이다.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진짜 독자에게 시키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테스트 해보는 내용부터 시작해서 표를 만들고, 멘토에게 메일을 보낼 미션을 내주고, 작은 선행을 실천해보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어떤 놀라운 일이 있어났는지"를 묻는다. 혹 얻은 것이 없었다 하더라도 실천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무한 긍정을 보인다. 요구되는 사항들을 다
실천해보지는 않았지만,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실천을 지시하고 있다. 뭔가를 시작할 때 계획을 짜거나 꼼꼼히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만족할만한 구성이다.
동시에 여기서 드러나는 자기계발서의 큰 단점 중 하나는 다소 과장된 감수성이다. 이 역시 외국의 저서를 옮겨오면서 생기는 문제인데, 책
초반의 "뉴알파 리더십 프로그램 서약서"라는 구성에서부터 소위 오그라듦을 체험했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외웠던 걸스카우트 선서 같은
느낌이었다. 또 하나는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명령한다는 것이다. '개복치같은 멘탈', '쿠크다스 심장' ,'귀차니스트' 같은 말들이 널리
사용되는 것처럼 리더라는 자리가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이 책을 선택할텐데, 그들이 실제적으로 행동에 옮기기 어려운 주문들이 너무나 쉽게 많이
**하라! 고 써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스스로가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하길 기대하며 이 책을 선택했다면 이런 문제들에 좌절하지 말고
도전해보자고 마음먹길 바란다.
자기계발서와 친하지 않지만, '뉴알파'는 나름 유쾌했다. 시종일관 긍정적이고 무모하리만큼 도전적이었던 자세가 외려 유쾌함을 불러일으켰다.
무기력하다가도 이렇게 많은 일을 의미를 찾으려 애쓰며 시도하자는데, 나도 뭔가 내가 원하는 새로운 일을 하나쯤 실천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굳이 책 내용을 따르지 않아도 누구나 아홉달 쯤 전에 올해는 이런걸 한 번 해봐야지 싶었던 일들이 있을 것이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울한 경고를 남기며 계기삼아 무엇이든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권해보고 싶어진다. 41쪽에 뉴알파 액션이라는 목록이 있는데, 책을 읽어본다면 그
중 두번째 액션을 나에게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다. 권장사항이다.
"인생은 짧고 우리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고, 나를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p.113 2장 당신의 인간관계를 돌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