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925년 이래 사상 최저 신생아 수가 기록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이 기록이 점점 더 갱신될 것 같지만. 경제적 안정이
실현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저출산 청년실업 등 사회문제는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대한 반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탓하고, 20대들은 현 세태에 분노하고 좌절한다. 자신의 욕망을 거세하는 것으로 방법을 대체하는 것에 그친다. 사회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는데 갈등만 심화될 뿐인 상황이다.
단지 경제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의 삶은 점점 더 다양화 되어 가고 있는데 그에 맞는 인식의 개선이나 제도의 변화가 따라오지 못하는
정체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난다. 다문화가정들이 생겨나고 동성애자의 존재가 표면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에 대한 의식이 깨어났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들이 일부 단체의 예민한 사람들이 악용하는 이기주의로 표현되거나, 전체에 반하는 소수를 비난하는 혐오적인 단어로 표현되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저자 두건은 신자유주의 세력이 이런 사회의 여러 문제들의 연관관계를 교묘히 분리시켜 촉발될 사회운동의 범위를 구분짓거나 축소시키고 각
운동이 포괄해야 하는 의미와 대상을 한정짓도록 유도하였음을 역설한다. 거기에 진보적인 정치인은 물론 저명한 학자들마저 각종 사회운동을 일부
대상의 사소한 문제로 나누거나 국한시켜보게 됨으로써 흐름이 정체되었음을 비판한다. 이런 논점흐리기적인 파벌 나누기는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 읽으며 많이 공감되었다.
'평등의 몰락'안에는 우리의 지금, 그리고 너무나 많은 쟁점들이 들어있다. 미국 사회에서 1960년대부터 일어났던 '아래를 향한 재분재를
추구하는 사회운동들, 페미니즘과 레즈비언-게이 해방' 등의 운동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예민하게 대두되어진 문제가 되었다. 앞서 언급된
문제들이 미국 사회에서 대두된 시기상으로 우리와 비교하기에는 많이 늦은 것 같지만 그 뒤로 이어진 '친기업운동', '다문화' 까지 수십년을 통해
이어진 미국 사회의 흐름이 지금 한꺼번에 대한민국 안에서 발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은 이번 주 주말 광화문 종로일대를 걸쳐 확인할 수 있다. 서울광장에서 18회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동성애 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가 자리잡을 것이다. 다른 두 곳에는 박근혜 석방촉구국민대회와 국가비상대책국민위 등의 집회가 함께 시행될
것이다. 지금 당신이 읽은 책을 우리사회의 '평등의 몰락'으로 실제적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주말에 종로를 걸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