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읽는 시간 - 내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다섯 가지 지혜에 대하여
유디트 글뤼크 지음, 이은미 옮김 / 해의시간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책소개와 표지의 부제 정도를 봤을 때는 그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중 하나와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됐다. 하지만 책에서 다룬 내용이 '지혜'에 관해서 라는 주제만으로도 이 책의 깊이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만큼 '지혜'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삶에 있어서 크고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지식을 쌓는 일은 지혜를 갖는 것보다 기능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식과 지혜에 관해 지식은 쌓는다고 하고, 지혜는 갖는다고 다르게 표현하였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지식을 책을 읽거나 배우면 쌓아나갈 수 있는 것이지만, 지혜는 배워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으로 직접 받아들이고 정립하여 체득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본다.

 

 비슷한 맥락으로 '지혜를 읽는 시간'에서도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별로 와 닿지 않는 지혜에 관한 격언들과 정말 우리 안에서 비롯되어 우리를 변화시키는 깨달음 간의 차이"가 있으며 "그것은 개인의 실제 경험에 달려 있다"고 한다. 약간은 모순적이게도 체득해야 하는 지혜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지식의 개념으로 읽어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문자 그대로의 '지혜를 읽는 시간'을 통해 쉽게 헷갈리기 쉬운 궁극적인 방향성- 지식이 많은 사람이 될 것인가,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리와 방법론적 이론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였기도 하다.

 

 처음 지혜에 대해 연구하게 되면서 "실험 참가자들에게 살아오면서 지혜롭게 행동한 적이 언제였는지 물었다."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신의 경우에는 어땠었나 떠올려보다 자연스럽게 검열을 했다. 내가 처한 행동이 지혜로운 대처였던가 아니면 그저 분란을 일으키거나 손해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얕은 잔머리나 도피성 우유부단함은 아니었던가 되짚어보았다. 하지만 뒤이어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난 지혜롭지 않은걸요!" 하며 이 질문을 부담스러워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대목을 보고 이 책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이들이 연구를 위해 만난 평범한 147명의 삶과 나의 반응이 그닥 다르지 않았단 것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이 좋았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삶에서 그 어떤 것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런 변화가 비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잠시 그렇게 느꼈다 해도 결국은 역시 아님을, 오히려 그 안에는 성장과 발전을 위한 잠재력이 있음도 깨달았다." 는 내용과 함께 책에서 처음 접한 "외상 후 성장"이라는 발달 단계 용어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어떤 충격적 사건을 겪은 이후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근'이라는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외상 후에도 불안이나 공포감을 느끼는 반응만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명료한 용어로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운한 사건이 단지 트라우마로만 남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기억에 남기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예로 들기에는 약간 다르지만 거시적으로는 결국 비슷한 관점으로 느껴진 다른 부분이 하나 더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괴롭히고 싶어 할 수도 있고, 또 그들이 실제로 나를 괴롭히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지는, 또 그들로부터 내가 받는 상처의 정도는 결국 나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라는 부분이었다. 개인의 삶에서 시련이나 상처로 여겨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미하는 점에서 둘은 비슷한 맥락이다. 거기에 '외상'이 상처가 될지 성장이 될지, 혹은 결국 그것 자체를 외상으로 받아들일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결정된다는 것까지도 이 두 문장들이 '지혜를 읽는 시간'을 통해 내 안에서 이해된 궁극적인 결론이 되었다. 더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더많은 경험을 하고 난 뒤에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또 다른 것은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괜찮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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