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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인문학 - 새벽에 홀로 깨어 나를 만나는
김승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난감했던 책이었던 것 같다. '명상'과 '인문학'이 합쳐진 책이라니, 둘 중 하나만 나와도 어려운데 말이다. 명상이란
것이 단어는 흔히 들어보기는 했어도 주변에서 실제로 명상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체감하기엔 낯선 문화 아닌가 싶었다. 개인적으로
명상을 한다는 것을 불가 수행같은 종교적인 느낌도 들면서 구도적 자세를 갖춰야 하는 것처럼 생각했었는데 어설프게 가지고 있는 명상에 대한
이미지, 생각 같은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면서 고쳐갈 수 있었다. 특히 음과 양에 대한 구분도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의 개념이었어서 읽으면서
흥미로웠다. 사람의 신체가 양이고 영혼이 음으로 구분된다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는 반대의 것으로 보고 있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모르고 있던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명상 인문학'을 읽으려면 2장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명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1장의 내용을 읽으면서도 명상이
어떤거지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등 기본적인 지식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아서 몰입이 어려웠었다. 2장부터는 명상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본격적으로 실려 있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점은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명상을 하려면 산이나
절이라도 들어가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반쯤은 고정관념같은 것을 농담처럼 생각했는데, 실제로 책에서도 명상을 하기에 좋은 장소가 있고, 그곳이
산이라고 하는 내용도 나온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쉽지 않은 장소 선택이기 때문에 일상적 공간안에서 명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더불어
명상을 위한 명당 자리도 따로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명상 수련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명상을 해보려고
시도만 하면 머리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돌아 쉽지 않았던 차에 그 내용을 보고 금새 그럼 그 자리에 가서 잠깐 있다가 오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다가, 이 마음가짐부터 고쳐야겠구나 하고 다시 반성했다.
처음에는 명상을 한다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읽다보니 호흡법을 따라해보게 되고, 마음을 가다듬어보려고 시도도 해보게 되었다.
전부터 복식으로 호흡하기 위한 시도는 몇번 했었는데 그 흐름이나 구체적인 감각을 알 수가 없어 매번 아쉬웠다. 책을 좀 읽어본 것으로는 다
따라하기 어렵지만 명상이나, 단전호흡 또는 부동심 같은 것들은 염두에 두고 시도하는 것만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환기가 될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된다. 마치 공부하듯이 따라해보기도 하고 머리속에 남겨두려고 노력하면서 읽었는데 끝에서는 누구든 자신에게 맞는 명상의 목적과 방법을 찾아서
하면 된다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지어져서 읽으며 쌓아둔 마음의 짐을 좀 덜어낼 수 있었다. 읽는 내내 어쩐지 계속 대학 강의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이름이 동양철학의 이해 일것만 같은 수업. 공자, 논어, 도가, 불교 등등 성인과 경전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실제로도 논어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을 대학 시절 수강한 적 있었는데, 그때 배웠던 구절이 책에서도 나와 반가웠다. 그때 교수님이 주셨던
학점을 떠올리며 즐겁게 책을 읽었다. 주변에 관련 내용을 담당하거나 관심갖고 계시는 교수님이 계시면 스승의 날을 맞아 이 책을 한권 선물해드리면
좋을 것 같다. 가격도 삼만원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