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1등 배동구 - 박철범의 국내 최초 공부법 소설
박철범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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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구야. 네가 목표를 정했다면, 그리고 너에게 꿈이 생겼다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 그러면 실제로 이루어져. 공부하기 싫다고 스마트폰이든 컴퓨터든 다른 뭔가를 하잖아? 그럼 백 퍼센트, 공부하는게 더욱 싫어질 뿐이야. 결국 공부는 시작도 못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만 쌓이지." "

 

 오랜만에 읽어본 청소년 도서였다. 몇 년 전만해도 아동청소년 도서를 줄줄이 읽으며 생활했었는데, 한동안 가끔 흥미가 생기는 도서 외에는 그다지 읽지 않게 되었다. 간만에 읽어본 청소년 도서는 흐름이 명쾌하고 특유의 트렌디한 느낌이 전형적이면서도 좋다. 저자에 대한 소개글을 읽어보니 마치 책 속의 동구가 그대로 저자 자신의 모습으로 보여졌다. 책에서 소개하는 공부법에 한층 믿음이 간다. 사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만 해도 동구는 먼치킨 캐릭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여 좀 회의적이었다.

 

 읽으면서 어디선가 봤더라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농구공을 처음 잡아 본 강백호가 북산의 스타팅 멤버가 되어 전국대회에 진출한다는 그 만화가 떠올랐다. 말수가 적은 민제가 서태웅 같은 역할이고, 동구를 공부의 길로 인도한 혜연이는 소연이같은 역이겠다. 전략적으로 공부법을 짜서 효율을 높이는 작가의 성향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걸까. 어떤 내용의 틀이 쉽게 먹히고 읽히는지도 생각해서 공식처럼 인물 관계 설정을 해놓은 것 같아 미묘하다. '농구 좋아하세요?' "공부 잘하면 되게 좋지?"

 

 책을 읽었다고 해서 실제적으로 주인공인 동구처럼 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내용 안에서 소개된 방법들은 매우 유용해보였다. 책 내용도 재밌다. 동구가 어린시절 단숨에 책에 빠져들어 한시간을 보냈던 것처럼 훅 읽힌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간절함이다. 어린 친구들이 이 책을 읽으며 공부에 대해 고민하겠지만, 사실 이 책에서 나온 핵심은 마음가짐과 집중이었다.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그 목표의식이 절반 이상이고 사실상 책에서 나온 공부법은 '거들 뿐'인 것을, 딱히 공부에 대입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느껴지는 바가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목표에 대한 간절함이고, 그 간절함에 비례하는 노력임을 되새기게 되는 책이다. 기간제 교사 나리가 동구에게 공부법 조언을 해주다가 문득 자신의 꿈이었던 글을 쓰는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십년 째 체중조절 중이면서도 운동을 막상 시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하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도 그렇다. 동구의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에는 공부 방법에 대한 Q & A가 수록되어 있다. 좀 더 본격적인 공부 상담인 셈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러내기만 하고 다 풀어내지 않은 민제의 상처가 더 궁금하고 아쉬웠던 마무리였다. 고등학교에 간 동구, 민제와 혜연이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좋겠다.

 

 "그래도 공부는 계속 잘하고 싶었다. 자신에게 남은 것은 이제 공부뿐이었다. 혜연이는 민제가 차지했을지 몰라도 11/15, 이 숫자만큼은 나의 것이었다. 스스로 노력해서 만든 결과이자 오로지 나만의 것. 이것만큼은 누구에게도 절대 내줄 수 없었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니까."

 

 배워서 얻은 지식은 아무도 훔쳐가지 못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 노력없이 주어질 수 있는 것들이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만들지 방향성을 정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원해서 노력하여 얻은 것들은 그 자체가 자신이 되고자하는 방향이 된다. 되고자 하는 모습으로 살기 위해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것, 동구처럼 죽도록 공부만 하는 생활은 고3만 하는거라고 은연중에 느슨하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나이와 시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개인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을테니 모두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외부적인 이유에서 자기 내면의 모습으로까지 시선을 돌리며 성장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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