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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박수진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약간은 회의적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에 나와있는 당신도 할 수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 등등의
내용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고, 일부 그런 내용이 진짜 첫머리부터 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저자가 보여주는 솔직한 태도에 그것이 전형적인 문구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의 절박함이 나와는 달랐구나, 하는 이해로 연결되었다.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저자가 당당하게 자신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 부자가 되는 것으로 두었다고 드러낸 것이었다. 보기에
괜찮을만한 목표 의식 때문에 행동하게 되었다는 허식이 없이, 다소 속물적으로 비춰질지 모를 저자의 '가난하니까 돈 벌고 싶다!' 는 욕구가
오히려 더 진솔하게 다가왔다. 제목도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해 경매를 배웠다'라고 지었어도 어울렸을 것 같다.
무엇보다 어려울 수도 있는 부동산 경매 내용을 자신의 경험을 풍부하게 녹여내여 마치 수필처럼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했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이 책만으로는 이해에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전혀 문외한인 독자의 눈에도 어떤 흐름으로 일이 진행되는지 알 수 있게끔 적어놓았다. 진입
장벽이 낮고 모든 내용들이 다 실제적인 사례로 구성되어 있어 현장감이 느껴진다.
어떤 내용들은 좀 좁은 시야처럼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운명은 어차피 정해져 있어서 나는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 거구나.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나는 늘 이렇게 맨 밑바닥으로 오는 인생이구나.' 하는 흙수저 인생에 대한 단정적인 체념 같은 부분이 그랬다. 물론 읽다보면 그런
자신의 생각마저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이겨내 온 내용이 담겨져있지만, 초반에는 저렇게까지 비약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어지기도
했었다.
읽기 전까지만 해도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술품 등의 경매를 쉽게 떠올리고, 부동산 같은 경우는
드라마 같은 곳에서나 봤던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처음엔 걱정했는데, 다 읽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전혀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 우연찮게 속속들이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썩 괜찮아졌다. 게다가 내용도 재밌는 편이다.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단숨에 읽게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