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 - 위대한 두 여성 인류학자의 사랑과 학문
로이스 W. 배너 지음, 정병선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마거릿 미드 : 20세기 초 활동한 문화인류학자로 미국 사회에 육아, 교육, 여성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녀는 사춘기 시절 행동을 결정하는 주요 원인이 생물학적인 것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문화라고 생각했으며, 성 역할 또한 본능이 아닌 그 사회의 문화가 가진 이데올로기 교육을 통한 학습으로 이루어졌음을 주장했다.

 루스 베네딕트 : '국화와 칼'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문화의 상대성과 문화가 개인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였다. 그녀는 어린시절 겪었던 아버지의 죽음,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며 임신을 할 수 없는 불운이 겹치 몸 상태 등으로 사회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소외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 답을 인류학에서 찾고자 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좀 도움이 될 만한 쉽고 간단한 소개라도 적어볼까 싶어서 두 인물에 대해 살짝 찾아봤는데 오히려 루스 베네딕트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책을 읽다보면 두 인물에 대해 자신이 수집한 자료가 얼마나 자세하고 새로운 것인지에 대해 저자가 언급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오히려 책을 읽고 나서 인터넷에서 루스 베네딕트를 검색해보고서야 '아 진짜 이 책이 전에 없었을 내용을 다루고 있구나' 싶어진다. 두 인물의 성장 과정부터 어떤 계기를 통해 인류학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생애를 재미있게 서술해냈는데,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의 저서 내용이 어떤지 궁금해지도록 만든다.

 

 두 인물을 한데 엮어서 펴낸 책이니만큼, 인물 사이에 놓여진 관계가 밀접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이상의 미묘한 관계도가 눈길을 많이 잡아끌었다. 특히 당시 여학교의 선후배 관계에 대한 부분은 한국의 여중, 여고에서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특징적으로 보이는 관계들이라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좀 놀라웠던 것은 두 사람 모두 남편이 있으면서도 조력자이자 친구이자 연인인 관계를 이어나갔다는 점이다. 최근에 읽었던 오스카 와일드의 편지 '심연으로부터'에서의 오스카 와일드와 앨프리드와의 관계가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독특했다.

 

 '아 정말, 너무하잖아요. 양질의 신간을 내는 것도 좋지만 독자를 위한 받침대는 놔주시고 내셔야죠.'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누가 읽으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고 좋아서 읽겠다고는 했지만, 방대하고 난감한 건 난감한거니까... 그런데 또 문장은 잘 읽힌다. 내용 자체는 오히려 일상적인 부분들을 인간적으로 다뤄낸 면이 많기 때문에 이런 사람이었구나,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출근할때 백페이지 정도, 퇴근할때 백페이지 정도 오가면서 금방도 읽게 된다. 이렇게 금방 읽히게 되는 건 이들의 삶과 관계에만 중점을 두고 읽었을 경우고, 학문적인 성과나 의미가 어땠을지 생각하면서 이해하고 싶어지게 되면 좀 더 복잡해진다. 사실 전혀 모르는 두 인물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책이라 생각했는데, 읽다보면 이제부터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면이 더 크다. 국화와 칼도 읽어보고 싶고, 문화의 유형도 읽어보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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