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뽑은 재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김준형 지음 / 현암사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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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리뷰다.

절반 정도 쓰고 임시저장을 누르고 다시 접속해서 창을 켰는데 임시 저장 글(0) 를 확인했을 때의 멍한 느낌. 임시저장 기능이 가끔 이렇다. 이번이 서너번째인듯.

 

 재담의 범위라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넓고, 그 형식이 자유로워서 처음에 당황했다. 좀 더 고문의 느낌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재담이라는 개념을 잘 몰랐던 탓도 있고, 재담이라는 단어가 많이 예스럽게 다가왔던 탓도 있다. 때문에 잠깐 책을 읽기 전에 검색엔진으로 재담의 정의를 찾아보기도 했다.

 

 
  재담 [才談] 국어국문학자료사전
   재치있는 말. 실제 생활 또는 구전하여 온 여러가지 전승물(傳承物)에서 듣거나 실제로 하는 말들.
   일반적으로는 설화를 중심으로 하는 구전상의 재담을 지칭한다.
 

 

생각했던 재담과의 다른 점이라면 '구전상'의 재담을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처음 재담을 떠올렸을 때 기록으로 전해내려오는 한문으로 된 예스러운 일화 위주로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전승 방식에서 현저히 차이가 났던 것이다. 구전하여 온 내용이니만큼 보기에 좀 더 쉽고 가벼운 내용이 많았다.

 

 처음 보는 내용들이 물론 대부분이었고, 읽으면서 재담의 깊은 맛에 심취하게 되었다기 보다는 싱거운 유머집을 보는 듯한 기분에 살짝 실소가 나오는 정도였다. 요즘 흔히 말하는 '산악회 유머'같은 느낌? [일그러진 사회, 세태를 고발하다] 로 묶인 부분의 재담 중 '고양이에게 고기를 먹이다',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서로 속이다' 등의 내용은 우스우면서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곤궁이나 씁쓸함을 의식하게 만드는 점이 있었다. '두 맹인이 코끼리를 논하다'의 내용은 탈무드에서 본 것 같은데 같은 맥락으로 실려 있어서 유사성 혹은 어떤 경로로든 전달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읽었던 내용 중에 가장 반가웠던 것은 정말 어린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것 같은 '옷, 잣, 갓'이라는 재담이 이 책에도 그대로 실려 있었다는 점이다. 교과서에서 봤던 것인지, 유행했던 '~~ 시리즈'에서 봤던 것인지는 정확치 않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아는 얼굴을 마주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부 내용은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에서 읽기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고학년쯤만 되어도 이 정도 내용에 살짝 냉소적 시선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방학을 맞아 어머니가 자녀에게 권해주고 싶을 만한 내용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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