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가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인은 매력있고 괜찮은 인물이다.

왜 그녀가 그렇게까지 낡은 교사에 두려움을 느끼는지 잘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은 현실을 반영해서 만들어낸 현실감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떨리는 마음을 다잡으면서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만 뻗어가는 자신의 단단함에 휘둘리기도 하고, 결혼적령기에 다른 나이에 맞게 자신이 만나는 사람과 자신과의 교감이나 관계의 기반과는 상관없이 결혼 자체가 신경쓰여 견딜 수 없어 하기도 한다. 선생님이 되기로 하면서 마음에 먹었던 이상향도 있고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행동하지는 말아야지 했던 선생님의 모습에 자신이 닮아가는 상황을 못견뎌 하기도 한다. 공감대가 많은 인물이라 수인의 일들을 주의깊게 바라보며 읽었다.

 

 수인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인물이다. 수인 외에도 매력있는 인물들이 많다. 사는 것이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는 게 아닌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똑같다는 듯이 도범도 엇나가는 아이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어느 순간 그런 위치로 흘러들어가 버린 자신이 어리둥절해보이기 까지 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늘 가방에 망치나 공구를 가지고 다니는 해머가 왜 입밖으로 말을 하지 않는지 등도 알 것 같으면서도 더 듣고 싶은 내용 중 하나였다. 율과 헌파남, 교장에 대한 설명이 좀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 내용 상 율의 비중이나 헌파남의 비중이 더 늘어나면 청소년 문학이라는 갈래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교장이라는 인물이 가진 여러 얼굴이나 입장-위치의 흐름 정도는 한번 더 언급이 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 마무리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성장하려는 성장통과 같은 가려움으로 - 가장 볼품없는 시기인 중닭같은 시기, 어른이 되기 위한 새 깃털이 나려고 겪는 가려움이라고 표현하며 정리하는 듯한 내용이 나온다. 제목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왜 이런 제목이 나오게 되었는지 제목과 내용을 연관짓는 마무리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모든 내용을 포괄하는 흐름이 있고, 그 안을 촘촘히 어떤 인물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등장인물들이 적재적소에서 구성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