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서 좋아 -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
아베 다마에 & 모하라 나오미 지음, 김윤수 옮김 / 이지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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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핫! 하다는 셰어하우스에 대한 책이다.

 

 결혼이 언제쯤 그 의미와 깊이, 그리고 당위를 잃었을까. 집을 나누는 사람들이 공동체로 생활한다는 것. 성인이 된 후 어느 정도의 나이가 지난 사람들이 자신이 살 곳을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와 공유하길 저버리고 타인들과 나누기로 결정한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주거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 전반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셰어하우스가 단순히 심플하고 합리적인 공동체 생활의 한가지 모델이라는 것만이 아니라 시대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단적이 예로 보여지는 것은 무감각한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결혼을 결정하는 남녀의 연령대는 점점 늦춰지고, 자신의 능력이 받쳐진다면 굳이 결혼을 해야 할까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점차 이성간의 만남 자체에 무기력해지고 무감해지는 사람들도 토이남이니 초식남, 알파걸, 골드미스 같은 신조어로 대변되고 있다.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이 기존의 가족세대원에서 분리되어야 하는 시기는 되었고- 세상은 참 녹록치 않아서 비좁은 서울 땅에 몸 눕혀 생활을 지탱해낼 재간도 마땅치 않은 딱 그런 시기에 놓인 사람들이 이상적이 형태로 주거를 마련하고 그 안에서 생활을 한다. 저자는 그런 셰어하우스를 둥지라 표현하는데, 뿌리를 내려 생활하긴 하지만 언제든 떠나야 하는 곳인 둥지라는 표현이 참 적절한 것 같다.

 

 법적으로 하나의 가족으로 묶여지는 결혼이라는 형태보다 타인들끼리 묶여서 공간을 공유하는 개념인 하우스 셰어가 더 가벼운 것 같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서로간에 기본적인 신뢰나 믿음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이 하우스 셰어가 아닌가 싶다. 푸딩을 멋대로 먹어서 일어나는 싸움은 그저 웃음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생활하는 것이 하우스 셰어이니까. 생각해보면 이렇게 생활할 수 있다고 믿고 또 아직은 티비 프로그램의 보여주기 식의 생활형태이지만,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사회에 정직과 이성이 남아있다는 뜻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워낙 비이성과 이기를 넘어선 몰염치, 몰상식이 많았던 터라 남과 자신의 삶을 유기적으로 연결해놓은 생활 형태가 가능하다고? 하는 의문이 먼저 드는 것이겠다.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부분이 아니었어서 흥미롭게 읽었고, 어느 정도의 내용의 상식선에서 그렇겠거니 하는 부분이라 전문성이 있는 것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전반적인 스케치는 될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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