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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패밀리
토니노 베나키스타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도서 리뷰 카테고리로 넘어왔다. 사실 영화 리뷰 카테고리 쪽이 더 오랜만이긴 했지만. 이 책은 그 두 카테고리 모두에 속하고
있는데, 영화까지 볼까 하다가 그냥 책을 읽는 것에 만족하고 끝내기로 했다. 책을 읽으며 불완전한 연소를 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띠지에 붙어 있는 문구가 나를 현혹했구나 싶기도 하고, 번역해서 들어오게 되면서 어떤 부분이 꼬였길래 이렇게 복잡한 문맥이
형성되었는가 싶기도 했다. 언어 유희적인 표현이나 비유적인 표현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게 1:1로 전환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일부
문단들을 보면 한국말로 바꿔서 '서술'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원단어를 병행해서 넣어야만 했던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그러면서 내용은 점점
끊어져서 읽히게 되고. 그저 나는 독자로써 화려했던 과거 생활을 청산하고, 이제 신변보호 프로그램의 뒤에 숨어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야 하는 한
가족이 넘쳐나는 개성과 향수를 어쩌지 못해 벌이는 사건들이 무엇일까 궁금했던 것 뿐인데! 거기에 뭔가 강력한 한방이 결말 쯤에 터져주길 기대했을
뿐인데 극적인 전개로 끌어가기에는 약간 지지부진했었다.
프레드가 자신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진실을 털어내기 위해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기 앞에 앉는 선택부터, 배관공에게 억눌린 화를
표출하는 자잘한 위기들. 혹은 매기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그 한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뿌리 중 하나였던 신앙심과 프레드와의 미래를 맞바꾼
결정을 회상하고 지난 시간들을 보상하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는 내용. 아들과 딸이 각자의 개성대로 새 학교와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은
디테일하고 꽤 흥미로운 전개라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이 깔끔한 문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흡을 바꿔서 읽는다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에 대한 평가는 꽤 높은 편이다. 감독 호응이나 호화로운
캐스팅 덕을 본 탓도 있겠지만.
노란문으로 되어 있는 책의 표지가 꽤 인상적인데, 제목은 살짝 그 때, 그 시절, 그 감성 느낌이다. 책을 보자마자 표지를 열고 들어가면
마치 이 가족의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디자인이겠구나 싶어서 마음에 들었었다. 영화를 보면 책이 더 좋아질 것
같은데 책의 내용만으로는 영화를 볼만한 내용인지 살짝 애매하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