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삽화집 - 익숙한 그 집 앞
유희열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유희열, 이름도 어쩐지 외설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이 남자는 언제부터인가 무한대의 호감으로 2-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원래부터 그의 음악은 늘 사랑을 받아오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라는 인물 자체가 사람의 마음에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런 희열옹에게 마치 숨겨두진 않았으나 숨겨둔 것만 같이 느껴지는, 삽화집이 있다고 하니 읽어보지 않고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의 노래처럼, 라디오처럼, 방송되고 있는 늦은 밤의 음악 프로처럼 느껴지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과거형이 되었다.

 

99년 세기말적인 감성과 그보다 훨씬 더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그림솜씨로 이루어진 삽화집을 나는 두 손에 쥐고 희열옹의 지금보다는 훨씬 더 순수했을, 약 십여년 전의 과거와 마주했다. 그는 아마도 뿌듯한 한편 떠오르면 새벽에 쓴 편지를 다음날 아침에 다시 읽어보는 수줍음을 이 책에게서 동시에 느끼지 않을까. 더하면 자려고 누웠다 이불을 걷어찰 하이킥을 할지도 모를 일이고.

 

90년대 감성이 눅진하게 녹아든 이 삽화집에는 상당히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면서 더불어 그가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 그의 일부만이 보여지지고 있다.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지극히도 절제된 일부만을 받아들일 밖에 도리가 없는 절단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 한 권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 전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적은 부분만을 보여준 것 같아 약간은 섭섭하달까. 별점을 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희열옹이라 드리는 별이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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