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 돈과 마음의 전쟁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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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일본에서 건너온 경제소설을 몇 권 읽게 되었다. 일본의 경제 흐름에 맞춰서 사건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깊이 공감되는 부분은 많지 않았으나, 세계의 경제 흐름과 그 시장 안에서 종횡무진 실패와 성공을 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을 바라보며 새로운 장르의 소설에 처음으로 눈을 뜨게 되었었다. 시작을 일본 소설로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소설에 대해서도 뭐 읽어볼 만한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때,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시기가 잘 맞았다.

 

경제와 관련된 주제로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경제 용어들이 나오면 흐름이 막히거나 어떤때는 과감히 건너 뛰고 이야기의 흐름에만 집중해서 흘러가는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특유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점이 흥미롭다. 경제 관련 소설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사건의 긴장감, 그리고 중함이 있다. 한마디로 집어내어 표현하긴 어렵지만.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절묘하게 오가며 진행된다. 각 부마다 달린 부제가 매우 인상적인데, 1부는 왜 우리는 늘 돈이 없는가, 2부는 정권이 바뀌어도 왜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가? 이다. 평범한 소시민이라면 한번 이상은 생각해본 적 있는 주제들 아닐까? 왜 그러한지에 대해서 한국 은행 조사팀장 오진환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경제 구조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있다.

 

모든 문제와 구조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어서 또, 경제에 밝은 독자가 아니어서 세밀한 이해는 어려웠지만, 읽는 내내 세계 경제 구조와 국가 간의 복잡한 관계, 또 기업과 서민 경제 사이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을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이 책이 픽션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팩트에서 기인된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더 놀랍고 긴장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 점을 염두에게 두고 본다면 더 몰입하게 될 것 같다.

 

인물들의 삶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끝나는 맨 마지막 결말은 다소 말랑말랑하게 여겨지는 점이 없진 않지만, 읽는 내내 미묘하게 신경을 자극했던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면도 있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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