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김선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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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 

"챌린지요? 지금 이 상황에요?" 아주머니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알고리즘을 타잖아. 슬픔도 유행이 되어야 사람들이 안 잊어. 잊히는 순간 우리 다이아는 정말로 죽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33 

아름다운 외모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십대 유명 인플루언서 진다이아의 갑작스러운 부고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진다이아의 동생 진루비와 진다이아의 부계정을 운영하던 팬 김세정의 친구인 이다니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는다. 진다이아의 죽음은 자살로 결론 지어져가지만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다니는 진다이아의 죽음에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혼자 빈 건물에서 자살했다고 알려진 다이아의 눈에서 누군가 비춰주었으리라 여겨지는 조명빛이 보이고, 유서 역시 그가 썼을 법한 문장이 아니었다. 유서 내용과 경찰의 발표대로 진다이아가 자살한 것이 맞을까? 

다니는 진다이아의 추모식에 사용할 추모영상 인터뷰가 필요하다는 세정의 부탁에 진다이아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인터뷰를 하면서 진다이아의 가까운 지지자들이라 여겼던 사람들과 그의 관계가 엉망으로 망가져있었음을 알게된다. 모두가 사랑하고 선망했던 모습으로 알려진 진다이아, 하지만 SNS 바깥의 모습은 그를 시기하고 미워하고 이용하려 했던 사람들로 얽혀있었다. 진다이아의 삶이 품었던, 죽음으로 덮어버린 비밀은 무엇일까. 그의 죽음은 정말 자살일까, 아니면 타살일까?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람의, 관계의 진짜 모습을 하나씩 목격하게 된다. 

" 걔 인생은 진짜 실시간으로 파멸해 가고 있었어. 하루 종일 폰만 붙잡고 살 면서 좋아요 수 조금만 떨어져도 손을 벌벌 떨던 애야. 화려한 껍데기 유지하겠다고 속은 이미 다 갈려 나가고 없었다고. 73" 

세상 다정한 커플로 알려진 남자친구 한서준과는 이미 헤어져 서로의 약점을 잡고 돈벌이를 위해 커플 연기를 하고 있었고, 그가 보이고 싶지 않은 사생활까지 팬/세정에게 찍혀 SNS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가족도 진다이아의 유명세를 이용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고, 이를 이용한 사업은 각종 부작용이 불거져 금방이라도 논란이 터져나가기 직전이었다. 게다가 본인 역시 남에게 보여지는 나,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좋아요, 팔로워 숫자 등 사람들의 관심에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얽매여있었다. 이들 중 진다이아가 죽은 날 마지막 SNS를 올린 장소에 누군가가 그와 함께 있었다. 진다이아가 보여주지 않았던 진짜 모습을 하나씩 찾아가며 그날의 비밀을 풀어가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 핵심은 초반 3초다. 사람의 뇌는 철석같이 믿고 있는 상식을 정면으로 부정당할 때 도파민 반응을 보인다. 이 반응을 유도하는 요소를 극초반에 배치해 영상을 끝까지 보게 만든다. 거기에 뇌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정보를 빽빽하게 넣는 게 재시청을 유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자막 속도를 빠르게 만들면, 사람들은 미처 읽지 못한 문장을 확인하려고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볼 수밖에 없다. 끝까지 보고, 멈춘 후 반복해 보는 영상. 바이럴은 이렇게 시작된다. 100" 

진다이아를 통해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고 자기자신의 모습과 일상을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SNS의 거짓됨과 과잉에 대해 꼬집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가까이에서 그러나 거리를 둔 채 친구의 언니인 진다이아의 인간적인 모습, SNS 안의 인플루언서 활동을 지켜봐왔던 다니가 항상 자신을 괴롭혀왔던 과잉기억증후군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통해서도 성장을 보여준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항상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하게 되는 과잉기억증후군을 불편해했던 다니가 스스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나아가는 모습은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다만 전개가 점점 흥미로워진 것에 비해 후반부에 이르러 사건이 급물살을 타듯 금방 풀려나가는 점이 아쉬웠다. 모든 사람의 욕망과 애증, 거짓이 뒤섞이는 때에 좀 더 복잡한 비밀이 얽혀있는 것이 아닐까 기대될 무렵 갑자기 사건이 순식간에 풀려나간다. 이 아쉬움을 느낄 때 문득 나 역시 한 인물의 죽음을 사건의 재미로 보고 있구나 싶어졌다. 그저 독자입장에서 좀 더 극적이고 정교한 사건의 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을 뿐이라고 덮으려해도 묘한 가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죽음마저도 관심으로 소비되어야 하는 진다이아의 상황이 책 밖에서도 이어지는 듯 했다. 

언젠가부터 억지 유행을 만들어내기 위해 챌린지가 유행하는 것 같아 피로해졌다. 어쩌면 모두가 즐거워하는 때에 혼자 그 흐름에 따라가지 못할만큼 피로해진 어른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모두를 열광하게 하고, 줄서게 만드는 유행이라는 것은 뭘까? 유명인, 인플루언서로 사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무엇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일까? 어른인 나조차도 그게 무엇일지, 또 그 안에서 삼켜지고 감당해내야 할 것이 뭔지 알 수 없는데, 누구나 자신을 드러내고 그를 이용해 판매할 수 있는 세상에 놓여진 아이들은 이 자극 앞에서 어떤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될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 지긋지긋한 현실에 다시 로그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를 팔로우했던 모든 이들이, 적어도 마지막 순간만큼은 내 진심을 바라봐주길. 모두들 안녕. 이제, 로그아웃합니다. 6"



*과잉기억증후군 hyperthymestic syndrome 학습 능력이나 암기력과는 관련 없이 자신에게 일어난 거의 모든 일을 기억하는 증상으로, 일종의 기억장애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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