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 교양 100그램 7
김준형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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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도 만난 적 있는데, 창비에서 나오는 이 교양100 문고들은 읽을수록 마음에 든다. 가벼운 분량과 실제적으로도 가벼운 무게이고, 어떤 내용이 이 시기에 알맞은 주제의 교양이 될 것인지도 잘 짚어냈다. 게다가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특히 이번에 만난 '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를 아주 유용하게 잘 읽어 더욱 기꺼운 마음에 책의 좋은점을 우수수 쏟아내며 감상을 시작한다. 자꾸만 여기저기 전쟁난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게 왜 이런가, 불안하고 궁금한데 뉴스를 봐도 잘 모르겠고 인터넷에 검색하자니 제대로 된 답을 얻기 어려울 것 같다면 이 책을 가볍게(물리) 손에 들어보자. 

 " 지금까지 미국에 이익을 줬던 국제 협력체제 혹은 세계화 구조가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미국은 이제 자의적으로 규칙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이 여태 내세웠던 수많은 가치들이 거의 다 뒤집히고 있습니다. 그동안 최소한 겉으로는 자유, 평등, 민주주의, 환경 드의 가치를 내세우며 세계화 시대의 패권을 유지했는데 이제 그 시대가 저물어버린 겁니다. 이런 시대 변화의 엔진인 동시에 결과물이 트럼프이고, 트럼피즘입니다. 34"
 전세계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우경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새로운 시대를 향한 변화임을 말해주고 있어 선뜩하면서도 수긍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시대의 변화 흐름 속에서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의 방향이 외부로 향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자신들의 요구가 미국의 어느 기관에 고발하면 해결이 될 것이라 여기거나, 성조기를 태극기와 함께 흔들며 트럼피즘* 찬동의사를 보인다. 또 이들의 대부분은 친일 성향도 가지고 있다. 책에도 이런 행태를 짚어내는데 " 보통 민족주의는 외세의존적이지 않은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매우 기형적입니다. 친미, 친일의 식민주의가 그대로 살아남아 있거든요.(75)" 우리나라의 보수는 왜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일본의 손을 잡으려 하는지, 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에 대해서도 후에 교양100에서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 

 "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울분과 불만, 불안을 덮어씌우고 적대시하면 권력을 빠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거나 좋은 대안을 논의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은 너무 오래 걸리고 밖으로 표도 잘 안 나니까요. 따라서 이 불안의 과도기에서 사적 권력을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선동 그리고 선동할 수 있는 적을 만드는 것이고, 그 적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48"
이 부분을 읽으며 지난 대선토론의 문제적이고 참혹한 순간을 떠올렸다. 후보 이전에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자질부터 검증을 받아야 했던 사람과 문제의식 없이 이를 진행시킨 방송사 모든 노동자의 윤리의식도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어지러워졌는가 고민하게 만든다. 분열과 혐오의 틀로 진영을 나누고 선동하는 것을 17대 정부부터 어떻게 이용해왔고 또 어떤 결과물로 우리 사회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지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책은 국제사회 변화 흐름을 우리나라의 지난 대선 이전까지의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과 함께 짚어 쉽게 접근해준다. 이후 새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이 전쟁에 직접적 개입을 하는 등 굵직한 사건이 들어선 탓에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더 깊이있게 다루지 못하고 끝맺어진 것이 아쉽다. 덕분에 쉽고 재밌게 읽으며 배웠으니 다음 교양도 더 달라는 뜻. 지난 겨울을 지나며 세상이 왜 이런가 관심과 이해를 더하고 싶은데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다면 '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를 추천한다. 이 외에도 교양100에는 추천할만한 책들이 더 있으니, 예를들면 인간신경안정제님의 책,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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