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E, Crystal 지음 / 시코(C C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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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이역은 분위기가 독특하다. 간이역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주는 단어의 이미지 때문일까 책의 안과 밖을 채운 일러스트들은 예쁘지만 사람의 온기가 덜 느껴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막상 안의 내용을 보니 감성적인 사랑 이야기로 채워져있었다. 간이역을 처음 봤을 때 예전에 읽었던 책이 한 권 떠올랐다.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이 안나서 찾아봤는데,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책이다. 기억에는 이소라의 음악도시 라디오 작가였던 저자가 써 낸 감성적인 책이었는데 간이역처럼 서로 주고받는 듯한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쩐지 그 책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화 간이역을 모티브로 펼쳐낸 책 속의 남자와 여자는 짧은 기록으로 자신의 사랑을 남겨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승현의 이야기보다 지아의 이야기가 더욱 공감이 갔다. 승현의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에게 더욱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지아쪽에 더 공감되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남자 독자의 시선으로는 어느쪽의 부분이 더욱 공감이 될까 궁금했다. 약간 신파적 느낌도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읽는 내용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하루 중 한시간 정도는 이런 감성물에 푹 젖어보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책을 읽고 마음에 들었다면 원작이 된 영화도 함께 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순박하기까지 해보이는 감성에 당황하기도 했다. 곧 다시 서비스를 할 것이라는 싸이월드 시절의 감성이 이런 것일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감수성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갈수록 더욱 자극적인 컨텐츠를 찾아가게 되기 마련인데, 오랜만에 보게 된 말랑하고 순정적인 내용의 글이라 도리어 신선했다. 다가오는 봄, 촉촉한 감성에 젖어보고 싶다면 간이역을 한 권 펼쳐들고 꽃놀이를 떠나봐도 좋을 것 같다. 정통 멜로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승현과 지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랑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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