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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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첫 직장에 들어갔을때에 대해 쓴 경험담이었다. 입사 동기 중 누구도 월급을 모른 채 일을 시작했다는 얘기에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 요즘 90년대생이라 불리는 세대들은 다를지 모르겠는데 나 역시 첫 직장에 들어갈 때 정확한 급여를 몰랐다. 그저 주변에서 잘 준다고 하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는데 역시나 급여는 처참했다. 저자는 '첫 급여일에 퇴사 의사를 밝(21)'히기라도 했지만, 끝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또 다들 그렇게 받고 일하겠지 싶어 꾸역꾸역 일을 다녔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뭘 몰라도 많이 몰랐구나 싶었는데, 사실은 그게 좋은 사람이고 싶고 잘 보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고 하니, 나름 치열했던 그 시절이 더 무용하고 아쉽게 여겨졌다.

 

 처음부터 공감대를 쌓아올린 내용을 만나 또 얼마나 후회할 거리들이 있나 자리를 잡고 책을 읽었다. 다양한 주제들도 흥미로워서 재밌었지만 그에 맞는 상황적 예시들을 소개하는 것도 익숙하고 분야도 다양해서 좋았다. 영화, 소설, 웹툰,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누군가의 경험담까지 다양한 예시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혹시 지루하거나 어딘지 익숙한 내용의 위로글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던 회피형 인간에 대한 내용도 애착 유형과 함께 쉽고 자세히 설명해놓았고 율화행동63, 가시아 효과90, 마법적 전염효과123, 달콤한 레몬형 합리화168, 검은 양 효과223, 간츠펠트 효과229, 스키너상자262, 자이가르닉 효과294, 정서 이요인 이론330 같은 다양한 용어들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있는 내용을 찾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31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는 맛이 있다. 31가지 맛 중 가장 많이 취향을 타는 '민트 초코'가 그것이다. 민트초코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얼마나 많은 민초 취향 박해를 받아왔는지 헤아리기도 어렵다. 탕수육을 소스에 부어먹나 찍어먹냐는 방향성의 문제를 넘어 민초는 음식이 아니라 치약이라는 취급을 받곤 한다. 물론 이런 사소한 논쟁은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느냐 꼬리부터 먹느냐는 것 같이 반장난으로 하곤 하지만 꽃노래도 한두번이지 여러번 듣다보면 대꾸하기도 귀찮은 몰이해로 느껴진다. 책에서도 이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취향 존중과 마음 이론(254)을 읽으며 위안을 받았다.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세요. 

 

 책에서 소개된 영화, 책들도 다 읽어보면 재밌을 책들이라 관심이 간다면 함께 목록을 만들어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문학 계열이 아닌 책 중에서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자신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서, 또 다른 사람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궁금하고 생각이 많은 독자라면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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