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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 -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부서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의 기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전경아 옮김 / 갤리온 / 2021년 1월
평점 :
멘탈이 강하다고 나이를 먹으면서 흔들릴 일도 충격을 받을 일도 없이 좀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아주 사소한 일이 마음에 박혀 몇번씩 곱씹으며 후회할때가 있다. 이미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머리로는 알아도 이 때, 이 사람에게 이렇게 했어야 했나 만약 그랬다면 어땠을까 후회도 자책도 하게된다. 사람과 아무리 많이 부딪히고 단단해졌다 생각해도 사람 사이의 부딪힘에서 오는 파편은 생각보다 날카롭고 강하다. 한때는 모든 것에서 웅크려보기도 했고, 목이 아프도록 아무 말이나 다 내뱉기도하고, 속으로 속으로 담아두기도 했는데 그 어느 것도 답이 되어주지는 못했다. 다잡아도 불안한 멘탈을 단단히 강화하기 위해서 '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을 꺼내들었다.
아이들이 넘어졌을때 대처하는 방법으로 들은 이야기가 있다. 넘어진 아이에게 부모가 놀라 달려가서 일으켜 안아주고 걱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덤덤하게 일어나서 더러워진 곳을 털고 다시 뛰어놀으라고 하라는 것이다. 넘어진 아이에게 놀라고 걱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었을때 울지 않고 아이도 다시 일어나서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부서진 멘탈을 금세 회복하는 방법'을 읽으면서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평범하게 고통을 받아들(31)'이라는 말이 '몸의 충격만이 아니라 마음의 충격에 대해서도' 같게 적용된다는 의미가 잘 이해되었다.
읽으면서 가장 공감되었던 내용은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면 피곤해진다(105)'의 시작 부분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때로 가만히 차 안에 앉아서 그날 하루를 돌이켜볼때 너무 많은 말을 쏟아냈다고 후회하는 날이 있곤 했다. 조금 덜 말할 걸, 이런 말은 괜히 했나,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했던 생각들이 책에 그대로 적혀있었다. 조심하지 못하고 말을 쏟아냈다고 나만 이러는걸까 자책도 했었는데 아마 책에서도 나오는 걸 보니 꼭 나만 이런 후회를 하는 건 아닌가보구나 싶었다. 내가 느끼는 것들이 사실은 그날 하루동안 겪은 상황에서 오는 피로감과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일시적인 후회나 가라앉은 기분이 회복될 것이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날이 점점 풀리니 주변에서 '외로움'에 대한 얘기가 들려온다. 사실 혼자여서도, 또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근본적인 외로움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았을텐데 '연결되어 있지 않(166)'은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책의 말을 오래도록 곱씹어보았다. 메신저로 연락을 하고, 일상의 순간들을 공유하기 위해 SNS를 하고, 밖으로 나가 누군가를 만나고, 자신의 생각을 떠들어대는 행동들이 다른 누군가와 연결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다시보였다. 그 순간의 연결이 일회성으로 휘발되고 우리 안의 외로움은 해결해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랬다. 고독력을 기르고 나 자신과 잘 지내는 법을 터득하라는 내용이 어쩌면 가장 중요하겠다 싶었다. 결국 나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다.
다른 사람의 문제는 한걸음 떨어져서 보기 쉬운데 막상 내 일이 되면 작은 것도 커다랗게 보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잘 잡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데, 책의 내용이 정신 건강을 챙기기 위한 비교적 깔끔하고 쉬운 내용들로 조언을 해주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이 제목과는 달리 멘탈의 강약 여부와 상관없이 마음을 다잡고 성숙한 의식과 태도를 가지게 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어렵지 않게 가볍게 읽으면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괜찮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