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꿈에서 깰 시간입니다 - 김불꽃의 현실자각 인생책략
김불꽃 지음 / 봄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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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책사라는 부캐로 돌아온 김불꽃의 신간이다. 비급 감성을 내려두고 왔다고 하지만 들어가는 말부터 방심하면 약이라도 한세트 쟁일 것 같은 약장수의 능수능란한 그것이다. 고양이 책사의 등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법 한데, 그동안 서점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위로와 치유의 책들에 슬슬 피로감을 느끼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다들 탄산에 중독된 듯이 사이다스러운 관계와 결말을 기대하는 것도 어느 순간 이렇게 해도 괜찮기는 한 걸까 의문이 드는 지점에 왔다. 고양이 책사는 이제 그동안 받았던 위로와 치유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어 현실을 살라고 충고한다. 고양이에게 받는 조언이라니, 그동안 자신에게 너무나 관대했던 것은 아니었나 반성이 함께 온다.

 

 아주 정중한 말투의 고양이 책사는 '오늘은 개썅마이웨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다(32)'고 한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당근과 채찍에 웃으면서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공감하고 결국에는 깨닫는다. 그렇구나 정신(126) 손절 말고 단절(152) 같은 4장 관계의 내용들은 요즘 특히 여론을 지배했던 관계 끊기에 대해 현실적으로 조언해준다. 사이다가 바로 그 순간은 사이다일 수 있지만 인생은 짧게 사는 것이니 아니니 장기적으로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처신이 어떤 것인가도 함께 생각해봐야 함을 찔러준다. '심판의 자격(64)' '참교육(72)'같이 자칫 잘못 이해하고 실전에 임했다가 법적인 문제까지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아주 생생하게 교육시켜주니 댓글쓰기 전에 교육하기 전에 꼭 되새겨보자.

 

 솔직히 '이제 꿈에서 깰 시간입니다'는 읽기 불편한 내용일수도 있다. 속이 좀 덜 시원할수도 있고 시종일관 제동을 거는 내용, 가르치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 책사라는 인물을 내세운 저자 김불꽃의 역량이 그런 면들을 잘 가려준다. 어디까지나 재미있고 유쾌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선을 지킨 책이다. 트렌드를 잘 읽고 또 기민하게 반영하여 빠르게 바뀌는 세대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책이었다. 한동안 위로와 쉼이 대중들의 마음을 보살펴주었다면, 이제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라는 적당한 부추김이 새로운 공감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리고 김불꽃이 들고올 다음 부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이렇게 계속 감을 유지할 수 있는 작가로 만날 수 있을까 기대된다. '이제 꿈에서 깰 시간입니다'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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