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회사 빼고 다 재미있습니다만
롸이팅 브로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나 표지, 그리고 필명까지 요즘 감성 느낌이 난다. 어쩌다 서점에 들려 매대에 오른 책을 본다면 한번쯤 눈길이 갈만하다. 저자의 트렌디함을 실감한 것은 에어비앤비 호스트 이력이나 '일탈'을 하는 파격 같은게 아닌 '인증' 사진에서였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사진으로 인증을 덧붙여 놓았다. 인터넷 글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썰을 풀어도 인증이 없으면 안되는, 그런.

 

 한동안 욜로가 유행했다. 요즘은 이직도 많이하고 **를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사람들도, 또 그들이 쓴 책도, 찍어서 올린 유튜브 영상도 많다.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흔하면서 또 언제 들어도 의외인 이야기다. 지금은 '욜로하다 골로간다'는 말이 더욱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다가 요즘같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직장에 딱 붙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널리 퍼져있다.

 

 그러니 '진지하게 회사 빼고 다 재미있습니다만'하는 말을 공감은 해도 진지하게 참고를 하긴 좀 어려운 시기다. 읽으면 알겠지만 저자는 생활과 이력의 기반을 다져놓은 사람이다. 책도 낼 글빨까지도. 게다가 에어비앤비를 해볼 수 있을 화장실이 딸린 안방이 있는 집에서 살고, 대학에서 특강을 할만한 배짱이 있는, 170만명의 독자를 둔 브런치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너무나 다른 성향의 사람으로 여겨져 강건너 불구경하듯 그저 멀거니 책을 읽었다.

 

 회사 빼고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사람의 다양한 도전기를 보면서 차라리 회사를 다니는게 더 간단하겠다, 재미는 뭐 다른데서 찾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이것은 소심한 소극적 불평쟁이들을 위한 본격 애사심 향상 도서가 아닐까 의심도 됐다. 어떤 누군가는 영감을 받고 그래 나도 일탈하여 재밌는 일을 하며 돈을 벌겠어!하고 결심하겠지만 확실히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기계발서의 색이 느껴지는 책을 읽으며 자기확신과 열정, 도전의 원동력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생각했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순하고 별볼일 없는 일을 하며 직장에서 일하는게 재밌기도 했던 내가 또 너무나 다른 사람으로 여겨지겠지. 아마 나처럼 제목에 공감하며 책을 읽다가 음, 회사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군. 하고 또다른 용기를 얻고는 책을 덮는 사람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우리들도 모두 힘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